'후원만족도'는 후원경험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다.
-우리 기관을 후원하는 후원자들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일까?
-후원만족도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내가 후원경험부서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했던 고민이었다.
물론 만족도가 후원경험의 최종목적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기준점임은 분명하다.
얼마전 한 헤어숍을 방문했다.
예약을 하고 들어서자 나에게 이런 선택지가 주워졌다. '스타일 관련해서 대화를 많이 하고 싶어요',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와 같이 나의 선호를 묻는 질문이었다. 나의 선호를 존중해준다는 세심함이 느껴졌다.
자리에 앉아서 와이파이를 연결하기 위해서 멀리 있는 안내문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한 스탭이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가까이 가져다주면서 "가까이 보세요. 음료도 준비해 드릴 수 있어요."
나는 "아메리카노 한잔 부탁해요."라고 대답했다.
스탭이 "베이글도 있는데, 좀 드릴까요?"라고 하길래 "네, 좋아요."라고 대답했다.
베이글 굽는 고소한 냄새가 풍겨오더니, 잠시 후 원목쟁반에 먹을거리를 한상 담아 정성스럽게 내왔다.
아메리카노 한잔, 베이글에 크림치즈, 요거트, 크래커 등등.
'와~'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나는 바로 카메라를 켜고 사진을 찍었다.
담당 디자이너는 "앞머리 잘라 드릴까요?", "옆머리 조금 층 내시면 훨씬 볼륨이 살아서 예쁠 것 같은데, 그렇게 해드릴까요?" 등등 적극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이것저것을 살펴주었다. 나는 단지 뿌리염색을 하러 갔는데도 말이다.
나는 염색을 마치고 바로 선불권을 끊고 기분 좋게 나왔다.
나는 오늘의 서비스에 매우 만족했다.
이곳이 매우 고급스럽고 엄청난 서비스를 해주었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만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의 기대치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지불하는 가격만큼의 기대치가 있다. 헤어숍을 예약하고 가면 옷을 보관해 주고, 자리에 앉으면 음료를 제공해 주고, 머리를 해주고, 다른 시술이나 선불권을 권유받는다 등등. 그동안 해왔던 경험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갖게 된 기대치일 것이다.
이곳은 나의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아메리카노 한잔을 기대했는데, 아메리카노뿐만 아니라 원목쟁반에 정성껏 차린 빵과 요거트, 크래커들을 준비해 주었다.
추가 시술이나 선불권을 권유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단 한 번도 먼저 권유하지 않았다.
내가 요구한 것만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에게 질문을 하고, 관찰을 하고 나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해 주었다.
엄청난 서비스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작은 부분 부분에서 나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후원자들은 언제 만족할까?
기대치보다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을 때이다.
마찬가지로 후원에 대해 불만족하는 순간은 기대치보다 좋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되었을 때이다.
결국, 우리가 제공하는 후원경험이 후원자들의 기대치보다 높거나 최소한 비슷해야 한다.
그렇다면, 기대치는 어떻게 형성될까?
사람들이 기부에 대해서 이전에 직간접적으로 했던 경험에 기반한다.
물론 이 기대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리고, 1995년의 기대치와 2025년대의 기대치 또한 다를 것이다.
애초에 후원자들의 기대치가 낮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후원자들의 기대치를 컨트롤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후원자들의 기대치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다.
작은 부분에서 기대를 넘어서는 경험, 그 차이가 후원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리고 그 경험이 쌓일 때, 만족은 충성으로, 충성은 지속적인 후원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끊임없이 후원자들이 원하는 것을 묻고, 소통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민해야 한다.
그런 고민의 과정을 통해서 후원자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후원경험은 결국, '후원자들의 기대를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