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한 후원자를 인터뷰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30대 여성 후원자였는데, 인터뷰 내내 '저는 기관에서 받은 것이 없어요.'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분은 우리가 보내는 모든 정보를 받았다.
"들어보니, 받은 것 같기도 하네요. 근데 기억은 잘 안 나요." 이 후원자는 멋쩍어하며 말했다. 나는 이 후원자를 만나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조직과 후원자 사이의 간극이다. 우리가 주고 싶어 하는 것과 후원자가 받고 싶어 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
많은 후원자들이 기관이 제공한 정보에 대해서 기억하지 못한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이런 후원자들의 반응에 놀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우리가 시간과 돈을 들여 정성 들여 만들어서 보내고 있는 대부분의 자료가 읽히고 있지 않은 것이었다.
그 30대 여성 후원자는 우리가 보내는 수많은 정보를 다 받았지만, 실상 받았다고 기억하는 정보는 없었다. 왜 그럴까? 원하는 정보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알려주고 싶은 수많은 정보를 정성껏 만들어 보냈지만, 실상 후원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전달하지 못했던 것이다
대부분이 디지털로 소통하는 지금 시대에는 이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정보를 받고 있는가?
예를 들어, 카카오 알림톡을 통해서도 수많은 후원자와의 동시 소통이 편리해졌는데,
반면에 주목을 받기는 더 어려워졌다.
나와 연관된 중요하게 확인해야 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쉽게 잊혀버린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후원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하면 후원자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강하게 기억되는 후원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런 문제가 공감된다면 와우모먼트와 우와 모먼트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 보자
기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chat GPT가 정리한 내용을 아래 첨부한다.
“와우 모먼트(“Wow Moment”)”와 “우와 모먼트(“Wooah Moment”)”는 비슷하게 들리지만, 고객(후원자) 경험에서 의미하는 바가 조금 다릅니다. 감정의 깊이, 맥락, 지속성 측면에서 구분해 볼 수 있어요.
1. 와우 모먼트 (Wow Moment) : 즉각적인 감탄과 놀라움. 예상치 못한 기쁨.
1)특징:
짧고 강렬한 순간
사용자의 기대를 뛰어넘는 경험.
“와, 이런 것도 해줘?”라는 감탄.
2)예시
후원 시작하자마자 아이의 손 편지가 바로 도착하는 경우.
사업 후원자에게 예상치 못한 현장 중계 초대.
굿즈를 받았는데 후원자 이름이 각인되어 있는 경우.
3)효과
즉각적인 감동과 긍정적 인식 강화.
입소문과 공유를 유발할 가능성 높음.
하지만 일회성으로 끝날 수도 있음.
2. 우와 모먼트 (Wooah Moment) : 깊은 감동과 마음을 울리는 순간. 의미의 각성.
1)특징
시간이 쌓인 뒤 오는 깊은 울림.
단순한 '놀람'을 넘어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의미 있다'는 자각.
“우와, 내가 후원해서 이런 변화가 생기는구나”라는 깨달음.
2)예시
후원 아동이 성장해서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내가 지원한 사업이 한 마을을 변화시킨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는 경우.
후원 10주년 기념행사에서 '당신이 만든 변화'를 체험하는 시간.
3)효과
장기적인 소속감, 사명감으로 이어짐.
후원 지속 의지와 타인에게 권유하는 마음까지 자라남.
'브랜드와 내가 연결되었다'는 감정적 몰입이 깊어짐.
내가 후원을 하면서 와우&우와 모먼트를 느꼈던 경험이 있었나 생각해 봤다.
두 가지 정도가 생각난다.
첫 번째는 후원하던 아이가 성장한 사진을 봤을 때이다.
귀엽고 조그마한 방글라데시 여자아이였는데, 시간이 지나 후원을 종결할 때쯤 검은색 히잡을 두르고 다 큰 여성이 되어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꽤나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아이의 성장을 옆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한국의 아동도 후원을 했었는데, 사진 속의 아이는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들고 활짝 웃고 있는 귀엽게 생긴 초등학생 여자아이였다. 그런데 몇 년 후 다시 사진을 받았을 때, 이 아이는 뚱보가 된 여중생이 되어있었다. 깜짝 놀라긴 했지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사춘기라 힘들어서 너무 많이 먹었나 봐.'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재미있었다.
두 번째는 아이의 생일 알림을 받았을 때이다. '후원자님, O월 O일은 후원자님이 후원하시는 OOO아동의 생일입니다. 아이의 생일이 외롭지 않게 편지를 보내주세요.'라는 편지를 받았는데, '와, 아이의 생일까지 이렇게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니.'라는 생각에 기관에 대한 신뢰감이 들었다.
와우&우와 모먼트의 개념을 이해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반쯤은 성공이다
후원자 관점에서 후원자가 기억할만한 후원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할 테니 말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각 조직의 성격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와우&우와 모먼트의 포인트는 조금씩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와우&우와 모먼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첫째, 가장 기본은 후원자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후원자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후원자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결국 가장 중요한 핵심은 후원자의 목소리를 통해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 ‘개인화’, ‘세분화’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모두에게 동일한 콘텐츠로는 감동을 주기 어렵다. 사람들은 실제로 기관에서 받는 수많은 정보들을 ‘나와 상관없는 콘텐츠’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관련성을 높여주는가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그룹을 쪼개어 생각할 수밖에 없다.
셋째, 새로운 방식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어제 하던 대로 똑같은 방식으로 일한다면 새로운 것은 나올 수 없다.
끊임없이 후원자 관점에서 고민하는 것이 답을 가져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