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고객경험을 보통 CX(Customer Experience)라고 표현하는데,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대상은 후원자이므로
후원자 경험, 즉 DX (Donor Experience)라고 해보자.
후원자 경험이란, 후원자가 해당 기관과 상호작용하는 모든 접점에서 느끼는 인식과 감정의 총합을 의미한다. 흔히 후원경험이라고 했을 때, 후원을 시작한 이후의 경험만을 떠올리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는 후원을 시작하기 전부터 해당 기관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모든 순간들을 포함하고, 실제로 후원을 시작하고, 후원을 지속하는 그 모든 과정 전반에 걸쳐 형성된다.
후원경험부서에서 일할 때, 후원자를 인터뷰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실무자들은 내 업무 중심으로 단편적인 후원경험을 고민하지만,
후원자들은 기관에 대해서 매우 총체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투명성을 알리기 위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후원자에게 '어떤 순간에 이 기관이 투명하고 믿을만하다고 느끼세요?'라는 질문을 해봤다. 이때 돌아온 답변은 예상 밖이었다.
'OOO홍보대사 있잖아요. 그런 분을 보면 이 기관이 신뢰할만하다고 느껴요.'
'OOO캠페인을 보면 이 기관이 일을 잘하고 투명한 것 같다고 느껴요.',
'저는 학생 때 이 기관에서 하는 캠페인을 경험해 봤는데, 그때부터 기부에 관심이 생겼거든요. 그래서 이 기관은 믿을만한 곳이라고 느껴요.'
참 재미있는 맥락이다.
홍보대사나 캠페인, 학생들 교육프로그램은 후원경험 부서에서 하는 일이 아닌데 말이다.
즉, 후원자는 기관의 모든 활동을 하나의 이미지로 통합해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후원경험'을 고민할 때는 '후원자 입장'에서 '전체'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하는 일, 내 팀이 하는 일, 내 부서가 하는 일만 생각하다 보면 정확하게 후원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어렵다. 이 기관이 하는 모든 일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참 어려운 일이고 장기적인 관점의 일이다.
후원경험의 여정은 일반적인 고객경험 모델을 기반으로 인지(Awareness), 관심/탐색(Consideration), 참여(Convertion), 유지(Retention), 로열티(Loyalty& Advocacy)로 설명할 수 있다.
1)인지 단계(Awareness)
잠재후원자들이 기관을 처음 인식하는 단계이다. 기관에서 진행하는 광고나 여러 활동들을 통해 인지하게 되기도 하고, 후원자들의 입소문, 또는 미디어 노출, 사회적 이슈 등 다양한 통로로 기관을 알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 활동을 진행하게 된다.
2) 관심/탐색 단계(Consideration)
잠재후원자들이 직간접적으로 기관을 경험하고 탐색하게 되는 단계이다. 광고를 통해 특정 캠페인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홈페이지나 SNS 채널 등을 통해 추가적인 정보를 탐색하기도 한다.
3) 참여단계 (Conversion)
잠재후원자가 실제로 후원을 시작하는 단계이다
4) 유지단계 (Retention)
후원을 시작하고 기관과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단계이다. 웰컴단계부터 사업보고, 뉴스레터, 오프라인이벤트 등 다양한 후원서비스를 통해 후원자들과 소통하게 된다.
5) 로열티 (Loyalty/Advocacy)
다섯째, 후원을 추가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참여로 로열티가 쌓여가는 단계이다.
이처럼 후원자 경험은 단편적인 것이 아니다. 전체 여정에서의 연결성과 일관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각자 자기의 일만 생각하기 쉽다.
후원개발 담당자는 신규 후원자 확보에만 관심을 갖게 되고, 후원경험 담당자는 기존후원자의 유지에만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후원자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 결과로 후원을 시작할때의 메시지와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기관을 떠나게 되기도 한다. 후원개발 담당자도 이 후원자의 이후 여정까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후원경험 담당자도 그 이전 후원여정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후원자 관점에서의 효과적인 여정이 디자인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나의 업무에서 벗어나서 후원자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들이 느끼는 모든 순간을 설계하는 일. 그것이 진정한 후원경험을 담당하는 실무자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