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가 해지하는 '진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정량 서베이에서는 늘 비슷한 사유들이 반복된다. '경제적인 이유', '다른 기관 후원' 등등.
숫자에서는 알기 어려운 후원자들의 속마음을 알아보기 위해서 우리는 직접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우리는 해지를 결심하게 되는 계기와 그 프로세스에 대해서 정리하고 싶었다.
그 결정적 순간들을 알게 된다면 좀 더 후원지속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연구를 위해서 이미 해지한 후원자 몇 분과 1:1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중 한 분은 직장에 다니는 여성 후원자였다.
회사 근처 조용한 카페에서 마주 앉아, 해지를 결심하게 된 계기와 과정을 물었다.
이 여성 후원자는 담담하게 말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그냥…. 계속 후원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어요.'
우리는 특별한 이유를 찾기 위해서 계속해서 이런저런 질문을 이어갔다.
하지만 후원자의 대답은 일관됐다.
'후원하면서 불만족스러운 건 없었어요.'
우리는 이 인터뷰를 통해 놀라운 해지의 이유를 발견하길 기대했다.
하지만 그런 '극적인 이유'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인터뷰가 매우 의미 있었던 이유는 다시 한번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계속 후원해야 할 이유'
후원자들은 무언가에 대단히 실망하고 불만족해서 기관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
대다수는 특별한 이유 없이. 즉, 그 기관에 계속 후원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조용히 떠난다.
그렇기에 해지를 방어할 수 있는 마법 같은 방법은 없다.
기관에 대한 강한 신뢰감, 내가 후원하는 아동에 대한 책임감, 내가 후원하고 있다는 자부심 등 후원을 지속해야 할 이유를 줄 수 있어야 하고, 결국 로열티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 나가야 한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그 여성 후원자는 이렇게 말했다.
'해지한 사람까지 찾아다니시고, 이렇게 노력하는 기관이라니,,, 너무 신뢰가 되는데요.'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이 후원자에게 이 인터뷰의 경험이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지금 다시 후원을 시작하셨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분의 후원여정에 있어서 '다시 후원해야 할 이유'를 찾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원자가 해지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기관을 후원하도록 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후원자가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속 후원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