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서비스와 후원경험,
그 사이의 이야기

by 조이영


후원서비스와 후원경험

우리는 '후원서비스'라는 말을 자주 쓴다.

'후원경험'이라는 말도 자주 쓴다.

그리고 이 두 단어를 혼용해서 쓰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둘은 어떻게 다를까?

쉽게 말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서비스 : 내가 무엇을 제공했는가?

경험 : 후원자가 그것을 어떻게 느꼈는가?


즉, 우리가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그것을 후원자가 어떻게 느꼈는가까지 바라보는 것이 바로 '후원경험'이다.

예를 들어 후원자에게 안내문자를 발송하고, 사업보고서를 제작해 보내고, 후원자들의 문의에 응답하는 모든 일들은 후원서비스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면 '경험'이 된다. 늘 보내는 사업보고서에 아동의 목소리를 담아 더 특별한 경험을 줄 수도 있고, 반복되는 문의에 대해 더 따뜻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응대함으로써 후원자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수도 있다.



후원자 연말행사에서 발견한 '후원경험'

예전에 후원자 연말 행사를 아주 큰 규모로 기획했던 적이 있었다.

넓은 홀을 빌리고, 홍보대사와 셀럽들을 초청하고, 후원자들이 감동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준비했다.

행사에 후원자인 친척 동생을 초대했는데, 아직 나이가 어려 유명인을 보면 좋아할 것 같았고, 후원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였다.

행사가 끝난 후 동생에게 소감을 물었다.

그런데, 이 친구의 첫마디가 참 의외였다.

'너무 재밌는 경험이었어. 지하철에서 행사장에 도착할 때쯤 되니까 그 칸에 앉은 사람들이 다 오렌지색을 하나씩 꺼내더라고. 오렌지색이 쉬운 색은 아니잖아. 다들 어색해하며 목도리를 두르기도 하고... 다 후원자였나 봐. 너무 신기하고 뿌듯했어!'

나는 '가수 OOO은 어땠고, 탤런트 OOO은 어땠어, OO프로그램이 좋았어'…. 같은 반응을 예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행사의 소소한 장치 중 하나였던 '드레스코드'가 가장 감동의 포인트가 되었던 것이다.


이 대화를 통해 나는 '후원경험'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생각지 못한 접점에서 생각지 못한 후원경험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후원경험을 설계한다는 것

동생과의 대화로 나는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결국, '후원경험'이라고 하는 것은 후원자가 느끼는 것이고,

좋은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경계가 훨씬 더 넓어지고 깊어져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아무리 많은 것을 준비하고 제공해도, 그것이 후원자의 마음에 닿지 않는다면 경험으로 남지 않는다.

좋은 후원경험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시야가 더 넓어져야 한다.

'서비스'의 관점에서 벗어나, 후원자의 여정 전체를 바라보고, 그 여정 속에서 어떤 감정과 의미를 느낄 수 있을지를 상상해야 한다.

작은 디테일 하나가 감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 지하철에서의 오렌지 목도리처럼, 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하는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오래도록 기억될 '경험'이 될 수 있다.

후원경험을 설계한다는 것은, 단순히 더 많은 것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있게 연결되는 방식을 고민하는 일이다. 그 연결이 진심을 담고 있다면, 후원자는 그 진심을 반드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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