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민이 생겼다.
후원자들에게 보내는 콘텐츠의 오픈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콘텐츠의 퀄리티는 더 좋아졌는데도 말이다.
우리는 열심히 만들지만 사람들은 그걸 보지 않는다.
이건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콘텐츠 홍수의 시대, 정보의 양은 넘쳐나지만 사람들의 집중력은 줄어들었다
우리가 만든 콘텐츠가 얼마나 우리 의도대로 후원자들에게 전달되는 가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콘텐츠를 판단하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얼마나 잘 만들었는가? 가 아니라 '3초 안에 이해되는가?'
최근 연구들을 보면 화면 하나에 집중하는 평균 시간은 2004년 약 2분 30초에서 2024/25년 기준 약 45초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인간의 집중 시간은 현재 3초에서 5초밖에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발표한 리포트에서 지난 20년 동안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을 나타낸 것이 바로 '소비자의 주목을 끌기 위한 비용'이라는 점이다. 전 세계 인터넷에서는 매분마다 엄청난 콘텐츠가 쏟아져 나온다. 우리의 콘텐츠는 이런 환경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2024년 국내 숏폼 영상 이용률은 70.7%로, 2023년의 58.1%에 비해 급증했다. 2022년 56.5% 수준이었던 숏폼 시청 경험률은 2024년 82.7%에 달했다. 이제 숏폼은 선택이 아닌 표준이 됐다.
틱톡 조사에 따르면 50% 이상의 사용자가 1분이 넘는 영상을 보면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보고했다.
오래전 고등학생인 조카와 했던 대화가 꽤나 충격으로 남았다. 조카에게 재미있는 영상을 보여줬는데, 조카는 재밌다는 반응이 아니라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모, 너무 느려요!" 이들은 더 이상 정상속도로 긴 영상을 보는 것을 힘들어했다. 요즘은 나도 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실감한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았어도, 형식이 시대와 맞지 않으면 전달되지 않는다.
웹 읽기 행동 연구를 보면, 사람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히 읽기보다, 키워드를 찾고, 눈에 띄는 부분만 건너뛰며 읽는 경향이 강하다. “대부분 읽지만 일부는 건너뛴다” 40%, “핵심만 훑어본다” 35%, “제목만 보면 된다” 8%라는 조사 결과는, 우리가 잊으면 안 되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길고 상세한 내용보다는 짧고 분명한 단어, 시각적으로 돋보이는 메시지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이제 콘텐츠 전략의 기본 가정은 “사람들은 안 읽는다”가 아니라, “사람들은 찾아본다. 내가 원하는 정보를, 가능한 한 빨리”로 바뀌어야 한다.
그렇다면 '3초 안에 이해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래 4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결론부터 말하기
콘텐츠의 헤드라인에서 하고 싶은 말이 이해돼야 한다. 거기서 관심을 끌고, 궁금할 경우 상세한 내용을 읽어볼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2) 한 화면, 한 메시지
한 화면(모바일 기준 스크롤 없이 보이는 영역)에 담을 메시지는 하나로 제한한다.
여러 메시지가 한 화면에 들어가 있다면 메시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캠페인을 알리고 싶다면, 첫 번째 화면에 도움이 필요한 이유, 두 번째 화면에 우리가 하고 싶은 사업, 세 번째 화면서 후원자가 할 수 있는 일을 배치하는 식이다.
3) 나와 관련된, 내가 필요한 콘텐츠, '후원자가 읽어야 할 이유를 제공한다'
콘텐츠의 오픈율을 분석해 보면 매우 정확하다. 내가 읽어야 할 콘텐츠와 참고할 콘텐츠의 오픈율은 엄청나게 다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후원자들이 이 콘텐츠를 읽어야 할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다. 후원자에게 맞춰진 콘텐츠일수록 읽어야 할 이유가 생긴다. 개인화된 콘텐츠가 중요한 이유다. 예를 들어 나의 후원아동이 보낸 편지라면 많은 후원자들이 살펴본다. 나의 연말정산 소득공제에 관련한 정보라면 이 또한 많은 후원자들이 열어본다. 결국, 공들여 만든 엄청나게 훌륭한 콘텐츠를 보낸다고 해도, 후원자 입장에서는 3초 만에 '내가 읽어야 할 콘텐츠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후원자들이 읽고 싶은 정보로 만들어내는 일이다
4) 눈이 먼저 읽는 구조_스캔을 전제로 한 디자인
사람은 글을 읽기 전에 형태를 본다. 이미지나 숫자, 짧은 헤드라인이 메시지의 이해도를 좌우한다
소제목, 볼드한 줄, 데이터 포인트, 버튼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
가급적 긴 설명보다 숫자나 인포그래픽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우리는 콘텐츠를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
하지만 '이 콘텐츠가 후원자에게 잘 도달하고 있는가'는 놓치는 경우가 많다.
후원자들에게 얼마나 닿고 있는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트렌드에 맞게 변화되는 방법들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비영리 조직은 자원이 넉넉하지 않다.
그리고, 있는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책무성도 가지고 있다.
'3초'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상징적인 숫자이다.
'3초 안에 이해되는 콘텐츠'라는 문구를 떠올린다면,
우리가 만들고 있는 콘텐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떠오를 것이다.
잊지 말자. '3초 안에 이해되는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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