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8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이런 곳에 살고 싶다!

싱글의 주거공간

by 조이영 Jan 05. 2025

[제주에서 발견한 공간]

언젠가 제주를 여행했을 때,

이중섭 거리에 있는 호텔의 스위트룸에 머물게 된 적이 있었다.

호텔처럼 원룸형 구조였는데 공간 분리가 되어있는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침대가 놓여있는 공간.

소파와 TV가 놓여있는 공간.

싱크대와 큰 테이블이 놓여있는 다이닝 공간.

화장실과 샤워실, 파우더룸이 있는 공간.

이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오지만,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는 구조였다.

'아, 이런 구조의 집에서 살고 싶다.'

'나 같은 싱글이 살기에 최적화되어 있네.'

그 공간이 스냅숏처럼 나의 기억에 각인되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싱글에게 필요한 주거공간]

싱글로 오래 살다 보니,

취향은 점점 명확해져 가는데, 마음에 드는 집은 없다.

대부분의 아파트나 빌라, 오피스텔 모두 비슷한 구조 뿐이다. 

아파트는 대부분 3~4인 가족을 기준으로 되어있고,

1인가구를 위한 오피스텔은 대부분 비좁은 원룸이다.

비좁은 원룸이 아니면 대체로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이다. 

한 15년 전쯤 침실이 분리된 1.5룸 오피스텔 전세를 찾아 힘들게 헤맸던 기억이 있다.

물론 취향의 영역이기도 하고, 돈이 엄청 많아서 내가 원하는대로 설계해서 살 수도 있겠지만,

나같은 싱글들을 위해 만들어진 매력적인 주거공간에 대한 옵션이 많았으면 좋겠다.



방은 1~2개, 대신 거실이 넓었으면 좋겠다

여러 유형의 집에서 살아봤지만 거실에 머무는 시간이 가장 많다.

그래서 방은 1개면 좋겠다. 2개까지도 괜찮지만, 3개는 필요 없다.

침실에서 자고, 서재에서 일을 하고, 식탁에서 밥을 먹고, 드레스룸에서 옷을 입고…..

그럴 것 같았지만 막상 살아보니, 생각처럼 용도별로 방을 옮겨 다니지 않게 된다.

침실에는 잘 때만 들어가고, 서재는 잘 꾸며놓아도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그보다는 거실에서 일을 하고 밥도 먹고, 쉬기도 한다.

넓은 방과 공간분리를 할 수 있는 아주 넓은 거실.

거실 한편에서는 소파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또 다른 한편에는 일하고 지인들과 어울릴 수 있는 다이닝 공간을.

그거면 충분할 것 같다. 

방 개수보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일상을 나눌 수 있는 넓은 거실이 가장 첫 번째 희망사항이다.


문이 없었으면 좋겠다

가끔 방문을 떼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혼자 사는 공간이기 때문에 항상 문은 활짝 열어둔 채로 살게 된다

공간분리만 된다면 문이 없는 것이 훨씬 편하고 개방감이 있다. 


화장실은 1개로 충분하다.

24평이나 32평쯤 되면 화장실이 2개인 곳이 많다.

혼자 사는 입장에서는 가장 필요 없는 공간이다. 


햇빛이  들고발코니가 넓었으면 좋겠다

혼자 살기 때문에 낮에는 거의 집이 비어있다

잘하고 싶은데, 잘하지 못하는 일 중 하나가 식물 키우는 일이다.

너무 예뻐서 집에 들이면, 금세 죽고 만다. 올해를 무사히 넘기면 그다음 해에 죽는다.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어 세심히 돌보지 않아도 식물들이 쑥쑥 크는 

넓은 발코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공용 커뮤니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주거공간이 트렌드라는데,

아침은 얼마든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차라리 공용 커뮤니티 공간이 있는 곳이라면, 좋을것 같다.

나같이 취미로 악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연습실이 필요하다.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나, 카페 등등.

사람들과 어울려 취미나 쉼,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너무 좋을것 같다.


집에서는 혼자 살지만,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살게 된다.

사람들과 어울려 살 때 기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지인들과 가까이 사는 것이 좋다


독립하고 오랫동안 혼자 살아보니, 내 취향보다는 가능한 주거공간에 맞춰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취향에 맞는 주거공간을 구하고, 나에게 맞게 공간을 하나하나 만들어나가는 것도 더 행복하게 잘 사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혼자 사는 세대가 많아질 테니 싱글들을 위해 특화된 주거공간들도 많이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 인생에 전세사기?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