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국어생활
<한국인의 국어생활> 연재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16개의 주제, 60편의 글을 썼다. 매주 하나씩 글을 썼으니 14개월 정도를 꾸준히 썼다. 30편을 쓰고 쉬어갔던 글 <쉼 하나>에서 이렇게 오래 쓸 줄 몰랐다고 했었는데, 그 길이만큼 한 번 더 와버렸다. 매주 나름대로 열심히 쓴다고 썼는데 돌아보니, 엉망인 글도 많다. (솔직해지자. 매번 최선을 다하지는 않았다.) 무엇을 쓸지, 어떻게 쓸지 주제도 내용도 전혀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찾아오는 업로드 날짜에 멘붕이 된 적도 여러 번이었다. 그러나 그만해도 괜찮다는 생각보다 뭐라도 써서 올리자는 생각으로, 그런 마음으로 여기까지 이어오게 되었다.
쉬어가는 글을 빌려 하나 이야기하자면, 내가 처음 이 브런치를 쓰기 시작한 이유는 이처럼 한국인이 사용하는 한국어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정리해 보자는 생각이었다. 한국어를 공부하고 가르치는 기회를 통해 객관적으로 한국인의 국어생활을 들여다 보니, 재미있고 흥미로운 말들이 보이고 들려서 그것을 이야기해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한국인의 국어생활>이 자칫 '한국어 수업'처럼 느껴지지 않기를 바란다. 행여나 하는 마음에 더하면, '우리말 다듬기' 같은 교양 프로그램이나 '올바른 맞춤법'을 가르치려 드는 문법나치의 역할을 하려고 했던 것도 아니다. 우리가 지키고 올바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법과 표준어가 생긴 것은 인류의 역사에서 불과 수백, 수십년 전밖에 되지 않았다. 언어의 처음에, 문법은 없었다. 법은 언제나 현상 다음에 만들어지고, 표준은 다양한 것을 획일화한다. 나는 언어의 사용에 단 하나의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언어를 사용할 때 문법과 표준어가 언제나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가능한 약속한 법을 따르고 표준에 맞추는 것이지, 그것에서 벗어나 있는 말을 '틀렸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지적하고 싶지도 않다. (내가 쓴 문장에 각종 비문이 얼마나 많은지 아주 잘 알고 있다.)
댓글로 질문과 응원을 달아주시는 분들, 좋아요를 눌러 주시는 분들께 쉬어가는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답글을 하거나 '맞좋아요(?)'를 해 드리지는 않기에 미안한 마음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말했듯이, 31~60편의 글 중에 몇 개는 준비 부족과 시간에 쫓긴 탓에 살을 붙이는 수준이 아닌 뼈를 해체해서 조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작업을 위해 당분간 <한국인의 국어생활> 연재를 쉬려고 한다. (핑계 삼아 좀 쉬고 싶은 마음도 있다.) 몇 주? 몇 달? 정해 놓은 기간은 없다. 물론, 이래 놓고서 갑자기 삘(?)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음 주의 내 마음이 어떨지, 지금의 나는 알 수가 없으니까. 어쨌든, 오늘은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