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탈리아에서는 비둘기를 어떻게 관리할까요? (2)

by 집우주
01표지.png

해외 사례3-2 #이탈리아


이탈리아 법률에 야생동물의 먹이주기를 제재하는 근거는 없지만, 공공질서 유지 차원에서 여러 지역들이 베네치아와 같이 비둘기 먹이주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먹이를 주는 것이 공중보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 보니 공공장소뿐 아니라 자신의 집 정원, 창가 등 사유 공간에서도 먹이를 주지 못하도록 합니다. 이웃 주민들의 피해를 방지한다는 차원인데요. 타인의 위생과 재산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관점에 따른 것입니다. 또한 도시 지역의 건물 소유주가 건물에 배설물이 쌓이지 않게 청소하고 비둘기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을 규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비둘기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됩니다. 비둘기 또한 자신의 서식지에서 자유롭고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포획해서는 안 되며, 접근 방지 시설을 설치할 때에도 비둘기에게 상해를 입힐만한 부분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탈리아에는 조류 방지 시설 설치와 청소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꽤 많은데, ‘새에게 안전하면서 효과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법을 준수하고 동물과 환경을 존중한다’고 홍보를 하곤 합니다.

02건물관리.png


피렌체에서는 동물보호에 관한 규정에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Regolamento comunale per la tutela degli animali> 제33-bis조) 금속 소재나 끝이 뾰족한 버드 스파이크(조류퇴치침)를 사용해서는 안 되고, 방조망을 설치할 때에도 걸릴 위험이 없도록 망눈 가로, 세로 2cm 미만의 촘촘한 그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실제로 방조망에 비둘기가 걸려 죽는 사고가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고 하죠.


03시설.png


피렌체에는 또 하나 인상적인 규정이 있습니다. 야생 조류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공간이 지정되어 있는 것인데요. 피렌체에서도 농림지역을 제외하고는 비둘기를 포함해 야생 조류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금지되어 있고, 80유로(한화 약 12만 원)에서 최대 500유로(한화 약 75만 원)의 벌금도 부과합니다. 그러나 관리자가 있는 몇 광장과 공원에서는 먹이주기를 허용하고 있죠. 물론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정해진 모이통에, 새에게 맞는 먹이를 줘야 하고(비둘기의 경우 옥수수와 밀), 먹는 것을 지켜본 후 남은 먹이는 치워야 합니다. '인간의 사정'에 맞게 관리를 하더라도 기본 권리와 복지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04먹이주기.png


(➡️다음은 해외 사례4 #영국런던 #트라팔가광장 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coogoo_city/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이탈리아에서는 비둘기를 어떻게 관리할까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