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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Apr 14. 2016

자하 하디드의 유작 '동대문디자인프라자'

경향신문 2016.4.14일자  <윤희철의 건축스케치> 컬럼

봄내음이 점차로 무르익어 가는 지난 4월 1일 내 눈을 의심케하는 소식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마침 만우절이어서 도처에서 장난끼 섞인 소식들이 올라오던 터라 이 역시 장난이겠거니 하고 일축하려 했다. 그런데 현지 시각으로 3월 31일 이란 내용을 보고 여기 저기 살펴보니 자하 하디드의 사망은 사실이었다. 앞으로도 한참  활동할 나이인데 겨우 65세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니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이라크 출신의 여성 건축가로 2004년 여성 최초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녀는 내놓은 안마다 건축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슈 메이커였다. 지난 2014년 개관한 옛 동대문 운동장에 건립된 DDP(동대문 디자인 프라자)는 그녀의 대표 유작이 되었다. 국제지명현상설계에서 당선된 그녀의 안은 3차원 곡선만으로 이루어진 유기체 형상의 모습이었다. 전시, 판매 등의 복합문화공간의 용도로 건립된 이 건물은 공사비만도 거의 5000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된데다 서울의 역사성이나 주변 맥락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따라다니고 있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이 건물은 주변의 직선적인 20세기 건축물군과 극단적인 대조를 보이고 있어 그 형태면에서나 크기에 있어서 이 지역의 랜드마크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개관 1년 만에 방문객 1000만명이 넘었고, 이제는 하루 평균 2만명 이상이 이 건물을 찾는 대표적인 서울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제 이 건물이 활발한 문화활동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수익모델을 창출해 수지 측면에서도 ‘예산 잡아먹는 하마’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불식되길 기대한다. 그것이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자하 하디드가 대한민국 서울에 남긴 자신의 대표 유작에 기대하는 바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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