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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Jun 24. 2015

묵객들을 유혹한 금수정

포천시 영중면을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며 흐르는 영평천 기슭에 위치한 금수정(金水亭)은 영평천과 함께 주변산세와 어우러져 포천이 손꼽는 절경중의 하나이다. 영평천과 한탄강이 만나는 인근 지역에 주로 형성되어 있는 아름다운 절경 8곳을 영평팔경이라 부르는데 이 금수정이 앞서 소개한 화적연에 이어 제2경에 손꼽히는 곳이다. 행정구역으로는 포천시 창수면 오가리에 위치한 이 금수정은 영평천 절벽위에 놓여진 자그마한 정자를 일컫는다. 이 정자는 원래 조선중기 1608년 김명리라는 사람이 이곳에 정자를 지었는데 이 지역이 마치 소머리의 형상을 하고 있다하여 정자의 이름을 우두정(牛頭亭)이라 불렀다. 얼마 후 그의 사위인 봉래 양사언에게 이 정자를 물려주었는데 시인이자 서예가로 명성이 높았던 양사언은 이 정자 이름을 금수정(金水亭)으로 고치면서 현판에 그의 글씨를 남겼다. 봉래 양사언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 ’로 시작하는 유명한 시를 지은이로서 정자 앞쪽에 그 시비가 세워져 있다. 절벽 아래에 놓여 있는 크고 작은 바위에는 다수의 양사언의 글씨가 새겨져 있는데 오랜 세월 영평천의 물길이 스쳐 많이 닳아 없어지긴 했어도 여전히 그의 서체에는 힘이 묻어난다. 영평천이 만들어낸 금수정 일대의 빼어난 경관은 양사언 이외에도 고려말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묵객들의 시(詩) 경연장이 되었다. 금수정 아래 물과 맞닿은 곳 이 바위 저 바위에는 그들이 남겨 놓은 싯귀며 글씨들이 다수 남아있어 이곳이 얼마나 경치가 뛰어났던 곳이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금수정 뒤쪽으로는 예부터 금수정의 아름다운 경치에 반하여 이곳을 찾았던 많은 선비들이 손님으로 묵었던 안동김씨의 고택이 자리 잡고 있다. 원래는 터만 남아있었던 것을 최근에 안채와 사랑채, 문간채 등을 복원하였다. 금수정이 워낙 선비들 사이에서는 유명했기에 일반 주택들보다 손님들이 묵을 수 있는 사랑채가 큰 것이 이 주택의 특징이다. 금수정의 아름다운 경치를 배경으로 고즈넉한 이 고택의 사랑채에 머물며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경연의 장을 마련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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