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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Jun 24. 2015

구름위의 산책 몽베르 C.C.

포천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산정호수의 뒷배경이 되고 있는 명성산(923m)은 궁예가 최후를 맞으면서 이 산에서 크게 소리내어 울었다 하여 명성산(鳴聲山)이라 부른다. 또한 호수 좌우에는 2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궁예가 왕건 군사의 동태를 망보았던 봉우리라 하여 망무봉(446m)과 망봉산(384m)이란 이름으로 내려오고 있다. 그 중 좌측에 있는 망무봉 너머에는 명성산을 배경으로 하는 몽베르 C.C가 자리 잡고 있다. 36홀로 조성되어 있는 이 골프장은 불어로 산을 뜻하는 ‘몽’과 푸르름을 뜻하는 ‘베르’를 합쳐 ‘푸른 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골프장은 남코스와 북코스로 나뉘는데 각 코스는 불어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뜻인 쁘렝땅, 에떼, 오똔, 이베르 코스로 구분되어 있다. 남코스는 망무봉을 배경으로 곳곳의 인공호수와 푸른 잔디가 어우러져 각 홀마다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클럽하우스 전면의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서 시작되는 북코스는 인공폭포와 골프장을 조성할 때 생겨난 바위들을 그대로 살려내어 자연스러운 경관을 만들어 내고 있다. 위 그림은 에떼(겨울)코스 2번 홀에서 내려다 본 모습인데 클럽하우스와 함께 뒤쪽 망무봉 능선 너머로 펼쳐져 있는 명성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모습이다. 클럽하우스는 커다란 독수리가 푸른 날개를 펼치면서 호수에 물을 먹기 위해 내려앉는 형상으로 주변 산세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건축물이 들어서면 자연경관이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골프장은 해발 420m 고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혹 여름철에 비가 내린 후이면 비안개가 눈 아래 드넓게 펼쳐져 마치 구름위에서 산책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신선놀음이 따로 없는 것이다. 에떼코스 5번 티박스에 올라서면 골프장 뒤쪽으로 암벽으로 병풍을 이루고 있는 명성산의 위용과 끝없이 펼쳐져 있는 포천의 산새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절경을 만난다. 이 덕분에 이 골프장은 <한국 10대코스>와 <대한민국 베스트코스>로 선정되고 골퍼들에게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 이 아름다운 풍광을 소수 이용자들만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휴장일이나 매월 특정 날짜에 일반인들의 트레킹을 허용한다든지, 특정 홀(holl)을 이용하여 결혼식 또는 웨딩촬영을 한다든지, 클럽하우스에서 지역주민이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음악회와 같은 문화행사를 겻들인다면 굳이 골프를 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이 아름다운 공간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포천의 대표적인 명소로 우뚝 서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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