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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대를 이어주는 밀레니엄 브릿지

by 윤희철 Jun 30. 2015

런던 템즈 강변에는 런던의 명물 테이트 모던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 미술관은 원래 서울의 당인리 발전소와 같이 화력발전소였었다. 뱅크사이드(Bankside)라는 이름이 이 화력 발전소는 2차 세계대전 직후 런던 중심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빨간 공중전화 박스 디자인으로 유명한 건축가 길버트 스코트(Giles Gilbert Scott)가 설계하였다. 그러나 대도시에 접해있으면서 많은 공해를 야기했던 이 발전소는 그 기능을 다해 가동이 정지된 1981년 이후 20년간 방치되어 있었다.


영국은 2000년대의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하여 영국의 발전과 도전을 나타낼 수 있는 4개의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실시하였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밀레니엄 브릿지, 런던 아이(밀레니엄 휠), 밀레니엄 돔으로 이뤄진 대규모 건축 사업인데 이 발전소를 개조하여 미술관을 만드는 것도 그 중 하나였다. 영국 정부와 테이트 재단은 템즈 강변에 자리하고 있으면서 넓은 건물면적과 지하철역에서도 가까운 이 발전소를 현대미술관을 짓기로 결정하였다.


그리하여 2000년 국제현상설계를 통해 스위스의 설계사무소인 헤르초크 & 드 뫼롱(Herzog와 de Meuron)의 안을 선정하게 되는데 그들의 안은 기존의 발전소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었다. 약 8년여 간의 공사기간 끝에 지어진 이 건물은 기존의 외관은 최대한 손대지 않고 내부는 미술관의 기능에 맞춰 완전히 새로운 구조로 바꾸는 방식으로 개조되었다.


총 높이 99m직육면체 외형의 웅장한 테이트 모던은 모두 7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건물 한가운데 원래 발전소용으로 사용하던 높이 99m의 굴뚝이 그대로 솟아 있다. 반투명 패널을 사용하여 밤이면 등대처럼 빛을 내도록 개조하여 이 굴뚝은 오늘날 테이트 모던의 상징이 되었다. 이 미술관이 완공되자 연간 500만 명 정도의 관람객을 끌어 모으는 런던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이자 관광명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미술관 앞쪽으로는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다른 하나로 밀레니엄 브릿지가 놓여 있다. 템즈 강을 가로질러 세인트 폴 대성당을 잇는 템즈 강에서 유일한 인도교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디자인한 이 다리는 밀레니엄 시대에 걸맞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건립되었다. 이 다리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하여금 이 다리를 통하여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는 런던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우리 서울과 마찬가지로 런던은 탬즈 강을 사이에 두고 강북과 강남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러나 우리와는 다르게 런던은 역사가 오랜 강북과 웨스트민스터 지역이 모든 면에서 중심이되어 크게 발달이 된 반면 강남은 대부분 낙후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밀레니엄 브릿지와 더불어 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한 테이트 모던 갤러리로 말미암아 세인트 폴 성당에서 시작된 관광객의 동선은 밀레니엄 브릿지를 경유하여 테이트 모던까지 이어지면서 강남개발의 기폭제가 되었다. 이 브릿지의 연결로 말미암아 런던의 강북과 강남의 갈등이 해소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뒤 이은 런던 아이와 밀레니엄 돔, 밀레니엄 빌지지 등이 모두 템즈 강 남쪽에 지어지고 런던 시청도 비슷한 시기에 지어지므로써 강북과 강남의 균형있는 개발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밀레니엄 브릿지는 템즈 강 건너 멀리서도 눈에 띄는 높이 110m의 런던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세인트 폴 대성당으로 이어진다. 원래 고딕양식으로 지어졌던 이 성당은 1666년 런던 대화재 때 완전히 소실되었다. 이후 크리스토퍼 렌의 설계를 통하여 35년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현재의 바로크 양식 건물로 다시 탄생하였다. 로마에 있는 베드로 성당 다음가는 크기의 돔을 지닌 이 성당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수많은 폭격에도 피폭을 받지 않아 영국인들의 정신적인 지주의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내부는 화려한 모자이크 벽화와 천정화로 바로크 양식의 진면모를 볼 수 있다. 돔 아래 둘레를 따라 형성된 복도 모양의 회랑은 속삭이는 회랑으로 유명하다. 이 벽에 대고 작은 소리로 속삭이면 그 소리가 건너편 복도에서도 뚜렷하게 들린다고 한다. 그 위쪽으로는 성당 내부 계단을 통해 돔 하부에 위치한 스톤 갤러리에 다다르게 되는데 이 스톤 갤러리에 올라서면 런던 시내를 360도로 조망이 가능하다. 또한 이 성당의 지하묘소(크립트,crypt)에는 설계자 렌 이외에 윈스턴 처칠, 넬슨 제독 등 200여 명의 영국을 빛낸 위인들의 납골당이 위치하고 있다.


템즈 강 북쪽 역사도시의 상징인 세인트 폴 대성당과 템즈 강 남쪽 현대 미술의 상징인 테이트 갤러리를 이어주는 밀레니엄 브릿지가 템즈 강변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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