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스 강변 영국 국회의사당
영국 런던을 가로지르는 템스 강변으로 영국 의회 민주주의의 상징인 국회의사당이 자리잡고 있다. 본래 이 곳은 웨스트민스터 궁전이 있었는데 1090년 정복왕 윌리엄 시대에 건축되었다. 이 곳에서 처음으로 의회가 열리게 된 때는 에드워드 1세가 통치하던 1275년이었다. 이후 헨리 8세가 화이트 홀로 거처를 옮긴 1532년부터 영국의 영구적인 국회의사당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이 궁전이 1834년 화재로 소실되자 이 자리에 국회의사당을 다시 건립하게 된다.
영국은 자신들이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정치제도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면서 그 상징인 국회의사당을 가장 영국적인 건축물로 짓고자 하였다. 그 영국적인 건축물이란 고딕양식이나 엘리자베스 양식 둘 중의 하나여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고딕 양식으로 해야 하는 이유는 뾰족한 첨탑들과 뾰족아치(첨두아치)가 특징인 고딕양식이 역사적으로 영국에서 제일 먼저 시작된 양식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현상공모를 통해 제출된 97개의 안 가운데 건물의 외관은 찰스 배리 경, 실내장식은 오귀스트 퓨진의 안이 당선되어 의사당의 건축양식은 고딕양식을 리바이벌한 네오 고딕양식으로 결정되었다. 당선된 안에 따라 1840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1860년에 완공되었는데 이 국회의사당을 계기로 영국에서는 한동안 네오 고딕양식이 풍미하게 되었다. 이 건물은 중앙 홀을 경계로 남쪽은 상원, 북쪽은 하원 의사당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규모는 복도의 총 길이가 약 3.2km, 방 수가 무려 1,200여 개에 달한다.
국회의사당 남쪽으로는 빅토리아 타워가 그리고 북쪽으로는 유명한 높이 96m의 빅벤(Big Ben) 타워가 좌우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이 빅벤의 4면에는 커다란 원형의 시계가 위치하고 있는데 지름이 7m, 시침의 길이는 2.7m, 분침은 4.3m이고 무게는 무려 13.5톤에 달한다. 시계 테두리에는 라틴어로 ‘오 주여, 우리의 여왕 빅토리아 1세를 보호하소서’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 종의 공식적인 명칭은 2012년 엘리자베스 2세의 즉위 60주년을 기념하여 ‘엘리자베스 타워’로 명명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탑은 여전히 빅벤으로 많이 불리워지고 있다. 그렇게 불리워진 까닭은 건립 당시 공사를 담당한 벤저민 홀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벤저민 홀의 덩치가 커서 벤(Ben)과 ‘크다’라는 뜻의 Big을 합쳐서 그를 빅벤(Big Ben)이라고 불렀던 것에서 유래했다 한다. 그렇게 시작된 빅벤이라는 명칭은 원래는 종을 가리키는 이름이었으나 지금은 시계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 이 시계탑 안에는 작은 감옥이 하나 있었는데 1920년 엠멜라인 프랑크 허스트라는 사람이 마지막 수감자였다고 한다.
종소리는 매 15분마다 한 번씩 울리는데 이 시간이 전세계의 표준시를 가리킨다. 시간을 알리기 시작한 1859년 이래 지금까지 시간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었으나 타종은 몇 번 멈춘일이 있다. 1965년 처칠 수상의 장례식때를 시작으로 1976, 1997년, 2004년에 시계탑 수리를 위해 그리고 2013년 마가렛 대처 수상의 장례식 때 잠시 멈췄단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도 파괴되지 않고 시계의 종소리를 들려줘 영국민들에게는 ‘굴복하지 않는 영국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그 이후 빅벤은 2017년부터 2022년 까지 5년간의 대장정의 수리기간에 들어가 종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수리가 모두 마치진 지금은 우리나라 많은 학교의 수업 종소리로도 익숙한 빅벤의 종소리를 매 15분마다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국회의사당 뒤 쪽에는 역시 고딕양식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자리잡고 있다. 영국황실의 대관식을 비롯한 대소사와 영국의 대부분의 왕이나 여왕의 무덤이 안치되어 있는 곳이다. 템스 강변 좌우에는 고딕양식에서부터 현대건축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아름다운 경관을 형성하고 있는데 국회의사당은 과거와 현대를 이어주는 가교로서 탬스 강변 경관 형성의 중요한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