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도시 에딘버러
영국은 유나이티드 킹덤(United Kingdom)이라 하여 크게 2개의 섬에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4개의 왕국이 합쳐진 국가이다. 가장 큰 섬인 그레이트브리튼에는 잉글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가 있는데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왕국이 스코틀랜드이다. 스코틀랜드의 최대의 도시는 글래스고(Glasgow)이고 수도이자 제2의 도시가 에딘버러(Edinburgh)이다. 현재의 에딘버러와 인근 지역은 로마시대부터 에딘(Eidyn)으로 불리웠는데 도시 중앙에 위치한 바위 산 정상에 세워진 성(burgh)의 burgh를 합쳐서 에딘버러(Edinburgh)로 명명되었다.
에딘버러는 2차대전 때 독일의 폭격을 받지 않아 중세의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또한 건물들이 대부분 짙은 회색을 띠고 있는데 그 이유는 주위에 검은색을 띤 현무암이나 사암이 대부분이어서 세월과 함께 짙은 회색의 건물로 변하였기 때문이라 한다. 에딘버러의 중앙 해발 130m의 바위산 정상에는 11세기에 지어진 에딘버러 성이 있는데 이 성에서 에딘버러의 법궁인 홀리루드 궁전까지 길게 뻗은 약 1.6km의 길을 로얄 마일(Royal Miles)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길은 옛날 왕족들과 귀족들만이 다닐 수 있었던 길이어서 그렇게 부르고 있는데 우리로 말하자면 에딘버러의 명동으로 볼 수 있다.
에딘버러는 '북방의 아테네' 또는 '북방의 로마'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북방의 아테네 (Athens of the North)'는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대학인 에든버러 대학교를 중심으로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흄을 비롯한 많은 스코틀랜드 계몽주의 사상가들이 활약했던 도시였고 에딘버러 구시가지가 마치 고대 그리스 폴리스처럼 언덕 위에 지어졌기 때문이라 한다. 또한 칼뱅주의 종교개혁자 존 녹스(John Knox)를 중심으로 하는 개신교 교파 중 하나이자 한국에서 가장 교인 수가 많은 장로회(Presbyterian church)가 탄생한 곳이기 때문이라 한다. '북방의 로마 (Rome of the North)'라는 별명은 로마가 7개의 언덕을 끼고 세워진 도시인 것처럼 에든버러 또한 7개의 언덕을 끼고 생긴 도시라고 하여 그렇게 불리운다.
에딘버러는 헤리포터로 유명한 도시이다. 작가 J.K 롤링(조앤롤링)이 에딘버러의 디 엘리펀트 하우스(The Elephant House)라는 카페에서 해리포터를 집필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카페를 비롯하여 해리포터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을 이용한 다양한 관광상품과 프로그램은 수많은 전세계 관광객들을 에딘버러로 불러들이고 있다.
또한 에딘버러는 매년 8월에 벌어지는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The 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로 유명한 도시이다. 1947년부터 시작된 이 축제는 춤, 클래식 음악, 오페라 등의 장르에서 활약하는 공연 팀들을 초청하여 진행하는 공연 축제이다. 보통 8월 중순부터 3주 동안 에든버러 시내 곳곳에서 끊임없이 이어진다. 또한 이와 비슷한 기간에 열리는 프린지 페스티벌(The Edinburgh Fringe Festival) 역시 에딘버러를 대표하는 축제이다. 이 축제는 1947년 제1회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에 초청받지 못했던 8개 극단이 거리에서 공연을 펼치면서 시작되었다. 그 이후 이 축제는 주최측으로부터 초청받지 않고도 전세계 어느 누구나 참여하여 자신의 예술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축제로 자리잡아 갔다. 연극, 춤, 뮤지컬, 연주, 전시, 코미디, 마술쇼 등 온갖 장르의 예술 무대가 에딘버러 전역에서 펼쳐진다. 현재는 위 두 개의 페스티벌이 하나로 결합되어 운영되므로써 에딘버러 페스티벌은 이제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공연 예술 축제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한다. 올해는 지난 8월 1일부터 시작하여 25일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과 관련하여 두 사람이 머리에 떠오른다.
한 사람은 이두수 작가이다. 직접 만나 본 일은 없어도 페이스북 친구로 서로의 활동사항을 주고받는 사이이다. 건설노동자이면서 일상 생활(주로 건설노동자의 생활)을 담백하게 그려냄으로써 페북에서 상당한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작가이다. 이 작가가 작년 휴가를 내서 다녀온 북유럽 여행 중 1주일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하였는데 자신의 활동상황을 연일 페북에 올린 일이 있다. 축제의 한 부스를 맡아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즉석 그림으로 많은 축제 참가자들과 교류하는 모습은 한국인으로서 대견스럽기도 하고 많이 부럽기도 하였다.
다른 한 사람은 현재 수원에서 공연, 행사기획을 위주로 하는 <이음>이라는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제갈 현 前 포천문화재단 대표이다. 그녀는 포천문화재단 대표로 임직 중이었던 지난 2022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같은 축제를 포천 전역에서 추진한 바 있다. 이름하여 <2022 포천38 프린지 페스타>가 그것이다. 에딘버러처럼 한여름인 7월 말에 시작하여 1주일간 포천 전역에서 게릴라 같은 다양한 예술축제를 개최하였다. 그 페스타의 일환으로 내가 이끌어가고 있는 폐돈사 갤러리인 모돈갤러리에서도 많은 작가들의 작품전시와 함께 음악회가 진행된 바 있다. 나는 매년 몇 개월 동안 릴레이 전시와 음악회를 모돈갤러리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그때의 프린지 페스타처럼 매년 일정기간 포천 전체가 다양한 예술행사를 진행하는 축제가 이어졌으면 지금 진행하고 있는 나의 예술활동이 더욱 힘을 얻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