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열어가는 크리에이터 저널리즘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을 찾아 참 구독을 추천드리는 유튜브 '서평' 시리즈 <희대의 NOW 구독중>.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집콕'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동영상 시청이 크게 늘고 정보를 접하는 콘텐츠도 동영상이 대세가 된 요즘, 딱딱한 IT 정보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테크 유튜브 채널을 소개드린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의 최근 발표에 의하면 지난 6월 한 달간 우리나라 국민들은 유튜브를 8억 6400만 시간 동안 시청했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억 7800만 시간, 2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G 등 모바일 환경의 발달과 코로나 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스마트폰 동영상 시청은 주된 여가활동이자 집 밖의 세상 정보를 접하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이렇게 유튜브가 단순 콘텐츠 시청이 아니라 검색 포털로서 그 역할을 넓히면서 문화, 오락 등 연성 장르 외에 경제, 역사, IT 등 다소 어려운 영역을 다루는 채널들도 속속 등장하고 인기를 얻고 있다.
이중에서도 다양한 IT제품을 다루는 일명 테크 리뷰 채널은 유튜브의 인기 장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약 112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마르케스 브라운리의 채널 MKBHD는 신제품 리뷰 콘텐츠 하나에 전 세계 얼리 어댑터들의 이목이 집중되기에 글로벌 가전사들이 매 회 가슴을 졸일 정도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는 디지털타임스의 유튜브 채널 '디따'가 소개하기도 했던 언박싱 리뷰어로 구독자 140만 명의 ITSub잇섭, 얼굴 없는 독특한 앵글의 진행으로 마니아층을 보유한 UNDERkg 등 주요 테크 유튜브 채널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테크 유튜브 채널들은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해당 제품에 대한 리뷰어의 전문적인 식견이 함께할 때 선호를 받는다. 앞서 언급한 국내외 채널들의 공통점이 바로 이 같은 일명 IT 덕후들이 진행하는 채널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트렌드는 기존에 같은 역할을 하고 있던 곳과 오롯이 포개진다. IT 전문지 등 기성의 언론·방송사들이 맡아오던 영역인 것이다. 당연히 언론사들도 이러한 시대를 준비해왔고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이를 반영하고 있다. 전문 유튜버들의 전성시대와 동시에 유튜브 저널리즘이 같은 플랫폼에서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서로의 길을 열고 있다. 구독자분들께 금주에 소개드리는 채널 '통통테크'도 이 길을 열심히 뛰고 있는 대표 주자 중 하나다.
유튜버와 언론사가 경쟁하는 동영상 시대, 특히 어려운 IT 전문 정보를 동영상 문법을 고려해 이용자의 눈높이를 맞추면서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테크 분야라면 이미 자연스러움이 무기인 유튜버보다는 언론사 쪽이 변화를 가져야 할 부분이 더 많아 보인다. 쉽게 말해 기성의 뉴스 전달 방식이 아닌 좀 더 친절하고 편안한 접근으로 유저들의 호응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미 많은 언론사, 방송사들의 시도가 있었지만 결코 이 도전이 쉽지 않음을 구독자 여러분들도 많이 보아오셨을 것이다.
이 점에서 '통통테크'의 시도는 신선하다. 디따 스튜디오에서 만난 연합뉴스의 제1호 크리에이터 기자이자 연합뉴스의 테크 전문 유튜브 채널 '통통테크'에서 '차봤서영'이란 닉네임으로 자동차 리뷰어로 활약 중인 최서영 기자에게 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눴다. 일단 채널 명에서 국내 최대 뉴스 통신사의 무언가 무거운 이미지는 찾기 어렵다. 그리고 최 기자를 비롯한 '통통테크' 크리에이터들의 정보 전달은 명랑 발랄하다. 특히 '차봤서영'에서 최 기자의 몸을 아끼지 않는 열혈 리뷰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데 크게 일조한다. 시승기를 촬영하는 중간에 갑자기 내리는 비에 처음에는 우산을 들고 진행하다 과감하게 비를 맞으며 중단 없이 리뷰를 이어가는가 하면, 시청자들에게 신차의 크기를 안내하기 위해 직접 트렁크에 들어가 누워보기도 하는 것은 기성의 뉴스에서라면 보기 힘든 장면들이다.
"유튜브에서의 기자의 역할, 혹은 취재 방식 등등 모든 게 사실 처음이다 보니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유저들과 호흡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익혀오고 있다"라고 말하는 최 기자의 눈에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이의 열정과 각오를 엿볼 수 있었다. 연합뉴스에서는 이와 같은 도전을 '크리에이터 저널리즘'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보다 더 그 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최 기자는 전언했다. '통통테크' 외에도 이 통신사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들이 매우 다종 다양함에 놀랍기도 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유튜브 저널리즘, 크리에이터 저널리즘은 현재 진행형이었던 것이다.
당차고 열정 넘치는 최서영 기자와 나눈 '통통테크'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디지털타임스 유튜브 채널 '디따'에서 이후 영상으로 만나 보실 수 있고 본 지면에서는 <희대의 NOW 구독중> 채널 한 줄 서평으로 소감을 전해드린다.
최서영 기자와의 인터뷰 중에 기성의 언론사 공채를 준비했다가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유튜브, 페이스북 등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로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진행했던 경력이 국내 1호 '크리에이터 기자'로 오히려 언론사에 입성하는 기회로 작용했다는 그녀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이제는 개인도, 또 조직도 이 동영상 시대라는 큰 흐름 앞에 어떤 준비를 하고 또 변화를 가져야 할지 '통통테크'를 통해 살펴보시면 힌트를 얻으실 수 있을 것 같다. '희대의 NOW 구독중' 다음에 또 보석 같은 채널을 찾아 신문과 유튜브로 다시 찾아뵙는다.
2020년 7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