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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대 Nov 14. 2020

[희대의 NOW 구독중] 채널추천! '일당백'

팟캐스트 1등의 유튜브 확장기

[디지털타임스] <희대의 NOW 구독중> 열 번째 칼럼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을 찾아 참 구독을 추천드리는 유튜브 '서평' 시리즈 《희대의 NOW 구독중》.


금주는 구독자분들께 간단한 퀴즈를 전하며 시작한다. 전 세계 100여 개 국, 총 80개의 언어로 매월 20억 명이 넘는 이용자가 매일 수십억 번 조회를 하며 10억 시간이 넘는 분량을 시청하는 플랫폼은? 바로 본 칼럼의 주제, 1인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낸 유튜브다. 그럼 유튜브 시청시간의 70% 이상은 어떤 기기를 통해 이루어질까? 쉽게 주변에서 확인하실 수 있듯 정답은 휴대기기, 스마트폰이다. 2005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의 성장은 2007년 역시 세상에 첫 모습을 드러낸 손 안의 미디어 스마트폰의 성장과 보급에 맞닿아 있는 것이다. 여기서 퀴즈 하나 더. 아직 유튜브도, 스마트폰도 없던 그러나 이미 인터넷은 활용 중이던 2000년대 초중반 당시 떠오른 인기 콘텐츠 포맷은 무엇이었을까? 정답은 '팟캐스트'다. 그런데 이 '팟캐스트'가 지금 유튜브로 들어왔다. 《희대의 NOW 구독중》이 '팟캐스트'에 주목한 이유다.

2007년 1월, 스티브 잡스가 세계 최초 스마트폰 '아이폰'을 선보이던 날. 그는 '아이폰'을 이렇게 설명했다. "넓은 터치스크린을 가진 '아이팟'에 혁신적인 휴대전화와 새로운 인터넷 통신 기기를 합쳐 놓은 것." 이처럼 아이폰 출시 이전까지 가장 혁신적인 모바일 기기는 아이팟이었고, 지금의 스마트폰이 그렇듯 당시 새로운 콘텐츠 문화의 뉴미디어이자 플랫폼이 되었다. 애플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의 합성어인 팟캐스트(Pod cast), 오디오 구독 콘텐츠 서비스는 이렇게 탄생했다.

국내에는 2010~2011년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보급되던 당시 아직 3G 폰이 다수이던 단말기 환경 속에 동영상보다는 오디오 포맷인 팟캐스트가 먼저 인기를 끌면서 이때 국내 최초 팟캐스트 포털인 '팟빵'이 오픈되고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팟캐스트 시대가 열렸다. 인기 팟캐스트 채널들이 생기고 '팟캐스터'라 불리는 입담 좋은 인기 셀럽들도 다수 등장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동영상 시대로 접어든 2020년 현재, 팟캐스트는 어떻게 진화를 하고 있는지, 지난 3년간 국내 도서 부문 팟캐스트 부동의 1등 '일당백' 채널의 제작 현장을 찾아 금주 《희대의 NOW 구독중》이 풀어드린다.

'일당백' 채널의 기획자이자 메인 진행자로 별칭 '정프로'로 불리는 정영진 씨는 말 그대로 팟캐스트계의 셀럽 그 자체다. 도서 부문 1위인 '일당백'을 포함해 '팟빵'의 콘텐츠 인기 순위에서 그가 진행하는 '정영진·최욱의 매불쇼'는 예능 부문 1위, '경제의 신과 함께'는 경제 부문 1위를 기록 중이며 '매불쇼'는 종합 1위를 달리고 있다. 다양한 TV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약해온 방송인 출신이지만 지금은 인기 팟캐스터라는 명칭이 더 어울려 보인다. 최근 거의 쉼 없는 제작 스케줄로 인해 주말도 쉬지 못하는 상황임은 '일당백' 녹화 현장 취재와 인터뷰를 동시 진행하기 위해 홍대 스튜디오를 방문한 날이 일요일 저녁이었다는 데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 사람이 백 사람을 당해낸다는 뜻의 '일당백'이라는 익숙한 단어에 '일생동안 읽어야 할 백 권의 책'이라는 제목을 걸고 책 소개 전용 팟캐스트로 영상 없이 오디오 파일로 첫 선을 보인 것이 2017년 5월. 그리고 2019년 10월, 채널 명의 약속처럼 백 권의 책 소개를 마친 시즌 1에 이어 또다시 새로운 백 권의 소명을 실천 중인 시즌 2는 팟캐스트와 동시에 유튜브에 채널을 열고 현재 43권째 책을 소개 중이다. 3년 6개월여의 결코 짧지 않은 '일당백'의 역사를 함께 해온 주역에는 정영진 씨를 비롯해 지식 자판기로 불리며 콘텐츠 메인 소재인 책 소개 전반을 책임치고 있는 별칭 '정박'의 정승민 씨, 평소 책을 많이 접하지 않는 일반인들의 시각을 대변해 솔직하고 톡톡 튀는 진행으로 개성을 더하는 기상캐스터 출신의 별칭 '정미녀' 정선영 씨까지 일명 정 남매, 정트리오가 있다.


정선영 씨는 방송인 동료인 정영진 씨의 소개로 특별한 준비 없이 편안한 토크 라디오 콘텐츠처럼 생각하고 2회부터 참여했지만 마침 '군주론' 등 프로그램 초기 다소 어렵다 생각되는 책들을 소개하던 시기에는 자신이 끝까지 진행 멤버로 같이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있을 정도로 진행자로서 어려움도 겪었지만 한 회 한 회 거듭하며 지적 성장을 느끼는 것이 이제는 감사한 일이 되었다는 소회를 전했다. 초기부터 애독자로 이 채널을 시청해온 필자도 정선영 씨의 변화가 마치 책을 가까이하지 않다 점점 달라지는 일반 시청자들을 대신하는 성장처럼 느껴져 이 채널의 콘텐츠는 처음부터 하나하나 챙겨보시는 방법을 추천드린다.


100권에 이어 또다시 100권을 소개하는 대장정을 끌어가고 있는 정승민 씨에게 매주 연속으로 콘텐츠를 편성하는 팟캐스트의 특성상 매회 구독자들에게 흥미를 잃지 않도록 책을 선정하는 노하우를 묻자 역시 현명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역시 최근의 이슈에 대해 관심이 높기 마련인데, 과거에 이와 유사한 이슈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했던 책들을 찾고 함께 살펴보면서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보는 형태로 시의성에 맞추어 선정 기준을 삼는다고 한다. 그야말로 고전의 힘이다. '일당백' 채널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이희대 교수의 《희대의 NOW 구독중》- '일당백'편 첫 번째

팟캐스트계의 미다스라는 별칭까지 들으며 진행하는 콘텐츠마다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최근 진행 프로그램 모두 팟캐스트만이 아닌 유튜브에도 동시에 채널을 개설하고 힘을 쏟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정연진 씨는 콘텐츠 이용자의 확대를 1순위로 꼽았다. 팟캐스트도 물론 주요 미디어로서 의미 있는 역할이 있지만 동영상 시대를 맞아 유튜브 이용자가 증대 중이고, 또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가능하다면 열심히 만든 콘텐츠를 더 많은 유저들에게 노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콘텐츠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변화를 갖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오디오 중심의 제작 환경을 동영상으로 전환하면서 투자가 동반되었고 현재는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최근 텀블벅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일당백'의 스튜디오 및 제작비를 후원받는 프로젝트를 실시한 것도 이 때문이었으며, 실제 후원이 이어질지 걱정이 컸었는데 진성 팬들의 호응으로 감사하게도 모금 목표 금액의 몇 배를 넘는 결과를 얻었다고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원래 질문에는 요사이 이른바 '숏폼' 콘텐츠 포맷들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데, 라디오와 같은 토크 중심 긴 호흡의 현 '일당백' 콘텐츠의 포맷에 이러한 변화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지 물어보려 했지만 이번 모금이 답을 보여준 것 같아 후속 질문은 하지 않았다. 긴 호흡의 시청 시간, 책이라는 소재, 그래서 구독자 증가세도 완만한 것 같아 보인다라는 시각은, 긴 시간을 함께 하며 책이 주는 깊은 정보에 공감해온 오랜 애정으로 선뜻 제작 후원을 위해 주머니에서 사재를 터는 데 동참한 '일당백' 찐 팬들의 모습에 방향을 바꾸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정영진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당백'의 처음 시작이 정박(정승민)님이라는 숨은 인문학 인재와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마치 무림 강호에서 재야의 숨은 고수를 발탁해 갈고닦은 내공으로 무림을 차례로 경세 시키는 멋진 영화 이야기 같기도 했다. 그 실력의 무대를 팟캐스트로, 이어서 유튜브로 부지런히 확장하고 있는 '일당백' 제작진들의 모습에 팬으로서 응원을 전한다.


실력 있는 개인들이 또 다른 개인들과 소통하는 1인 미디어 생태계. "나는 존재한다. 고로 생각한다." 키에르케고르와 니체, 사르트르 현대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말한 바 있다. "실존하는 개인이야 말로 자유로운 존재며, 각 개인의 체험과 행동 하나하나가 가치를 갖는다." 어떠한 이상이나 사상도, 내가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는 사실보다 더 우선할 수 없다는 인간을 개인으로서의 주체성 측면으로 바라본 그들의 철학이 실제로 팟캐스트 거쳐 유튜브에서 발현되는 것 같다.

이희대 교수의 《희대의 NOW 구독중》- '일당백'편 두 번째

팟캐스트의 숨겨진 재미는 중간중간 구성되는 '광고' 시간이다. 프로그램의 성격과 어쩌면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상품들을 진행자의 재치 있고 능청스러운 위트로 콘텐츠에 녹여내는 장면은 무릎을 치게 한다. 정영진 씨의 특기이기도 하다. '일당백'의 멤버들, 안 어울리는 듯, 너무 어울려 정말 남매 같은 이들과의 이야기는 디지털타임스 유튜브 채널 '디따'에서 이후 영상으로 살펴보시길 바란다. 아쉽지만 본 지면에서는 《희대의 NOW 구독중》채널 한 줄 서평으로 소감을 전해드린다.


◇ "'일당백'은 1인 미디어 시대, 개인 지성의 발로다!"


개인들의 자유로운 소통을 담는 《희대의 NOW 구독중》 다음 편엔 또 멋진 개인들을 만나 찾아뵙는다.


2020년 11월 4일 


이희대 광운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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