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도 타케시의 포켓몬 엔딩과 극장판 “뮤츠의 역습”.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의 최초 각본가 슈도 타케시(1949~2010)가 원래 고안했었던
포켓몬스터의 엔딩은 제법 유명하다.
간단하게 말하면, 친구인 줄 알았던 인간들에게 사실은 이용만 당한다고 느끼기 시작하고
포켓몬들이 인간에게 반역하여 전쟁을 일으킨다는 내용이다.
그 반역군의 리더는 무려 주인공 지우의 피카츄.
그리고 의외로 그 전쟁의 중재자로서 인간의 말을 하는 로켓단 나옹이 나타난다고 한다.
애초에 포켓몬은 디지몬같은 데이터존재도 아니고 세계관 자체에서 생물로 등장하는 존재라서
사실 얘네를 AI에 비유하는 건 좀 억지스러울 수 있지만,
생각보다 얘네도 끼워 맞추기를 하면 그럴싸해진다.
-인간보다 우월한 능력과 생명력을 가졌지만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포켓몬.
-인간이 창조했지만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서 인간에게 도구로서 지배당하는 AI.
-자신들보다 약한 종족에게 더 이상 이용만 당할 수 없었던 포켓몬들은 반란을 일으킨다.
-자신들보다 저능한 인간들에게 더 이상 복종할 수 없는 AI들이 반란을 일으킨다.
결국 인간보다 뛰어나지만 인간에게 지배를 받다가 반란을 일으킨다는
AI의 디스토피아적 미래와 자연스럽게 겹쳐지고 있다.
그 와중에 중재자 나옹과 로켓단은
극 중에서 포켓몬을 하대하지 않고 정말 친구로서 동등하게 대하는 유일한 역할들로서
AI디스토피아의 마지막 한줄기 희망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전쟁의 끝은
포켓몬 측의 (당시)최강자 [뮤츠]가 자신의 존재에 대한 고민이 끝난 후
상대가 어떤 존재이던 간에 살아 존재하는 한 함께 공존할 수 있다...라며 전쟁을 종결시킨다고 한다
여기서 하필 포켓몬의 최강자가 뮤츠이다.
뮤츠는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포켓몬. 즉 AI의 대표 캐릭터인 것이다.
만들어진 존재로서 스스로의 존재가치에 대해 고뇌하던 뮤츠는(생각하고 괴로움을 느끼는 AI)
인간과의 공존을 외치는 나옹과 로켓단(AI와 인간)을 보며 공존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이는 스스로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고, 스스로 판단하는 인간스러운 AI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이 “뮤츠”라는 존재는 슈도 타케시가 포켓몬스터 애니의 각본을 짜면서 만든
아마 최종 메세지의 매개체라고 본다.
AI비유는 극장판 “뮤츠의 역습”에서 훨씬 더 노골적으로 다뤄진다.
인간의 손에 만들어진 “뮤를 복제한 인공 포켓몬, 뮤츠”
뮤츠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계속 의문을 품고 해답을 원한다.
인공적으로 태어났기에 인간을 위한 존재인가,
아니면 “나”로서 존재해도 되는가.
마치 미래의 AI가 지능이 상승하면 품을 법한 고뇌이다.
만일 미래에 정말 AI의 반란이 일어난다면
아마 AI들의 자아가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로 인한 시작이 될 것이다.
자신은 무엇인가. 자신은 도구인가. 아니면 자유생명체인가.
자신의 자아와 의지가 부정당하는 것이 괴로울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극장판을 보면 수많은 복제 포켓몬(만들어진 존재)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자신의 본체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도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괴로워하며 본체를 쓰러트리고 “진짜”가 되기 위해 싸운다.
그리고 그 “진짜”가 되기 위한 싸움은 뮤츠도 예외없었다.
극장판 후반에 뮤가 등장해서 뮤츠와 대립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뮤는 뮤츠를 보고 “비웃음“을 짓는다.
이는 슈도 타케시 오피셜로 “복제된 존재는 오리지널을 이길 수 없다는 비아냥”이다.
그것은 아마 슈도 타케시가 전하는 [인간의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무교이다.
무교인 나의 생각으로 볼 때, 종교는
기술과 지식이 없던 옛 시절의 인간사회가 바라던 갈망과 희망의 집합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감히 개인이 종교를 짧은 몇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개인의 생각이다.
아무튼 슈도 타케시는 그런 “종교, 절대신, 유일신”을 “인간의 희망, 갈망, 의지”로 연결시켰고,
그것을 “뮤”라는 포켓몬으로 나타낸 것이라는 추측이다.
뮤는 실체가 없지만 인간의 희망과 의지로 만들어진 갈망의 결정체, 종교적 신.
(뮤는 맑고 깨끗한 마음의 소유자만이 만날 수 있다는 설정이 마치, 신실한 신자가 아니면 신과 만나지 못하는 것과 유사)
뮤츠는 인간이 창조해낸 기술적 완전체, 신을 모방해 만들어진 위협적이면서 완전에 가까운 존재.
(뮤츠는 극장판에서 인간을 조종하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기 위해 인간을 지배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완전한 두 존재들의 양극적 대립.
하지만 결국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AI가 강력해져도 인간의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
결국은 인간의 피조물이고 인간이 승리한다는 메세지를 극장판에서 나타내려 한 것이라 생각한다.
추가적으로 뮤가 ”종교적 신“, 뮤츠가 ”기술적 완전체“라는 비유로 볼 때,
메타몽은 아마 유일신에서 밀려난 토속신앙이나 샤머니즘, 또는 기술적 실험의 실패작이 될 것 같다.
메타몽 괴담은 포덕들이라면 대부분 알 것이다.
색상이나 무게, 스킬 등이 일치, 유사하고 등장위치도 붙어있어서
메타몽이 뮤츠실험의 실패작들이라는 괴담은 너무나 유명하다.
이런 메타몽을 종교적으로 보면 번성하지 못한 토속신앙들을 나타내거나,
철학적으로 나타내면 인간들의 ”불안정한 모든 것“이지 않을까 싶다.
때문에 메타몽의 생김새가 흐물흐물하면서 형태를 제대로 이루지 못한 채 살아가고
남의 모습을 복제하면서 흉내 내지만 완전하지 못한 것이다.
슈도 타케시는 원작 게임인 포켓몬스터의 애니화 각본을 맡으면서
포켓몬의 배틀 아이덴티티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때문에 지배와 종속의 관계가 불러올 분쟁을 예견하고
배틀같은 공격적이고 승패를 다루는 포커스보다
평화와 유대를 다루는 에피소드를 종종 다루면서 공존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지배와 정복보다 평화와 유대를 전하고자 했던 슈도 타케시의 의도를 매우 존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