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우리는
어느 날 떠올릴지도 모를
어쩌면 기억하지도 못할
지금을 산다
벚꽃나무 잔가지 봉오리마다
조용히
그리고 아주 분주히 꽃잎을 내듯
우리는 웃고 울고 떠들며
어느 날은 한껏 들떴다가
어느 날은 민들레처럼 한풀 꺾인 채
어느 날
너를 보는 내가 떠오를지
나를 보는 네가 보일지 모를
그런 기억의 순간을 산다
비록 다른 날, 같은 날을 기억하게 되더라도
그저 좋았던 어느 날이 떠오르면
우리가 같이 그 봄을 산 것만은 분명할테니
우리는 봄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