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무더기

by 한 작자

이사 가자



열두살 해

해 보며 살다

반쪽짜리 해 올려다 본 셋방에서

이사가잔 소릴 해댔다



어미 가슴에

돌덩어리 턱 하고

내려앉는지 모르고



무해하고도

가벼웁게

저 소릴 해댔다



어스름 저녁에만 들르는 시장 어귀를 나오며

전봇대 등 조명삼아

컴컴한 어미마음에 돌덩이를 던졌다



무심히 예쁘기도 한 초승달 올려다보며

목욕탕을 갓 나온 뽀얀 얼굴로

애미 마음에

말을 던졌다



언제 이사 가

언제

이사 가



기어이 행방불명이 되어야 할 남편을 닮은 딸년은

왜 이사 안가



구멍 난 애미 속에

자꾸만

돌덩이가 쌓였다


언제부턴

돌이 되어

내려앉을 것

어려 풋이

알고도



열세살해 살은 년은

시커멓게 구멍 난 웅덩이에

그리 한번씩

말을 던졌다



꼬박 사십한해 그리고 다시 사십 두해

살아낸 가슴팍에

컴컴하게 깊은 웅덩이 파여



이따금 떨어져내린 돌덩이에

어미는 주저앉았다



앉은 자리에

돌덩이 쌓이고

쌓인 돌 위에

다시금 돌덩이 던져지매



컴컴한 웅덩이에

무더기



어미 가슴엔

아직도 돌이 한 무더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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