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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작자 Jul 23. 2020

여름밤 강가에서


바람에 설렌 여름밤
어스름한 강가에 앉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작은 바람 따라 잔잔히
큰 바람 따라 파도치듯이
강물은 쉬지 않고 제 할 말을 했다

언제나처럼
흐르고 다시 흐르던 걸
몰랐던 것처럼


몇 년 만에 찾아온 한강 앞에서
우리는 뻔뻔하게 묻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한참 동안
강물을 들었다

강물에 비친 주홍빛 조명이
물결을 삼키고

노을마냥 넘실거릴 때

우리는
다시 흔들거리며 살겠다고

우리는
다시 넘실거리며 살겠다고

강가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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