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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M Aug 29. 2021

밤이면 찾아오는 손님

밤마다 찾아왔던 소곤소곤 소리






원인은 수면제였다.








80대 중반을 넘어선 우리 할머니 

잠 안 오는 걱정을 안고

밤을 지새운 지가 좀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잠이 든 밤에 

혼자만 잠을 못 잔다는 것이

그렇게 스트레스였는지 

할머니는 항상 밤마다 잠과의 전쟁을 했다. 




밤에 작업하거나 영화를 보는 나에게

왜 안자냐며, 너무 늦지 도 않은

밤 11시 12시에 내 방에 들러 불평을 늘어놓고 갔다.




그 당시 할머니들 사이에서 유행한 

수면제,,, 




할머니는

경로당 할머니들에게 수면제를 

먹으면 잠이 잘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동네 병원에 가서 수면제를 타 왔다. 








 

수면제 한알,
두 알,
세알,
네 알,
다섯 알,
  여섯 알....










어쩜 그렇게 무모하고 무지할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할머니는 내가 먹지 말라고 하는 

말은 듣지도 않았다.




수면제 내성이 생겼는지 

나도 몰래 할머니 혼자 

한알 두 알 수면제를

먹는 개수가 늘어나고 있었다.




수면제를 먹지 말라며, 

화도 내 보고 달래도 보았지만 

숨겨놓고 먹는 할머니의 수면제를 

찾아낼 방법이 없었다.



당연히 고모나, 작은아빠가 와서 

설득해 보고, 수면제를 

버리기도 해보았지만 



"그랴~"라는 대답은 그 때뿐 ...



수면제는 다른 병원에 가서 지어 오면 

그만 이었고

할머니는 그 행동을 반복했다.










할머니의 유일한 사회











그저 왜 그리 할머니들 사이에 

떠도는 이야기를 맹신하는지 

너무 답답할 따름이었다. 





유일하게 할머니 이야기를 

귀 기울여 주고

솔루션을 명쾌하게 내놓는 

할머니의 사회였기 

때문이었을까?





몇 알을 먹었는지 모르는 할머니가 

잠들었다고 생각했던 밤

소곤소곤 속닥속닥 

할머니는 방에서 항상 

누군가와 이야기를 했다.










아무도 올 것 같지 않은 
너무나도 까만  밤이었다.










그 오밤중에 

전화도 받지 않고 

내가 도움을 요청해도 

다 잠자느라 아무도 올 것 같지 않은 

너무나도 까만  밤이었다.




행여나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고 

전전긍긍 걱정하면서 

아침이 오길 기다렸다.




그러다가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새벽부터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난다. 

그 소리가 왜 그리 다행이고 반가운 소리인지 참.. 















수면제와의 전쟁







할머니는 아침이 되면

아무일 없이 하루를  잘 지냈다.

전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어떻게 끝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수면제와의 전쟁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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