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님, 사건 종결처리 되었습니다."
"그래, 이제 고승수 있는 BM 엔터 쪽 접촉해 봐."
"알겠습니다. 상무님."
조실장의 전화를 끊은 박상무는 책상 앞에 놓인 모니터를 봤다. 모니터 화면에는 CCTV화면이 재생되고 있었다. 재생된 화면 아래 표시된 날짜는 2023년 6월 10일 밤 11시 40분. 박상무는 화면 속 영상을 보면서
그날의 일을 되돌이켜보게 되었다.
6월 10일 오후 3시에 박상무와의 미팅을 마치고 휴가를 받은 정박사는 여섯 시경에 집에 도착해서 오랜만에 남편과 저녁을 먹고 맥주를 마시며 TV를 본 후 잘 준비를 하고 남편과 침대에 누운 후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정박사와의 계약 직후 조실장이 설치해 놓은 CCTV를 통해 화면으로 정박사의 침실을 지켜보던 박상무는
방의 불이 꺼짐과 동시에 정박사의 핸드폰에 미리 깔아놓은 스파이 앱 블루투스로 정박사와 남편의 뇌파를
로그인했다.
로그인된 뇌파에 박상무는 드림헤븐 주파수 출력 시간을 240시간으로 설정했다.
'이 정도면 충분할 거야. 잘 자 박사.'
드림헤븐 프로그램이 깔린 모니터에는 로그인된 정박사와 남편이 비램수면 모드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녹색의 그래프가 출력되고 있었다. 이제 나머지는 조실장이 처리할 것이다.
'비밀리에 정박사 집으로 가서 남편 핸드폰으로 직장에 휴가 메시지를 보내고 비어있는 졸피뎀 세 통도
예쁘게 배치해 놓겠지. 이들이 어찌 죽었는지 완전범죄가 되려면 드림헤븐 출시 전에 이들이 죽어줘야 하니
낸들 어쩌겠어'
드림헤븐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인 2023년 12월 25일 자정에 상표권과 특허권이 동시에 출시되었다. 처음 사람들은 완벽한 수면을 제공한다는 드림헤븐에 그냥도 자는 잠을 왜 굳이 그렇게 돈을 써가며 자야 하느냐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냥 마시던 수돗물을 굳이 생수를 사 먹는 걸 이해하지 못했던 과거처럼 사람들은 유난을 떠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사치품 정도로 생각했다.
시작은 엔터테인먼트 쪽에서 일어났다. 불면을 달고 사는 엔터 쪽에 드림헤븐은 그야말로 천국문이 열린 것과 같았다. 원하는 시간에 장소불문 잠들 수 있다는 정보가 프로포폴 상습 투약으로 몸살을 앓던 엔터 쪽으로
흘러들면서 연예기획사들은 드림헤븐을 앞 다투어 장기계약하기 시작했다. 이제 TOP 스타들은 프로포폴이라는 불법의 가시밭길을 떠나 드림헤븐과 함께 이동하는 차 안에서 그리고 스케줄이 비는 잠깐 동안씩 얼마든지 나눠서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합법적인 꿀잠의 단맛을 본 스타들은 앞다투어 드림헤븐의 광고 전속계약과 홍보에 앞장섰고 스타에 환호하는 팬덤들은 컨디션이 좋아진 스타들의 모습에 드림제약의 수면상품에 호감을 표시했다. 덕주님이 이용하는 수면상품을 함께 공유한다는 기쁨과 내가 원하는 시간에 잠을 잘 수 있다는 편리함 앞에 팬덤의 주축인 학생들도 부모를 졸라서 상품에 가입하게 되었다.
TV 화면이나 대형 광고탑에는 "My Life, 이제 수면도 내 맘대로 설계하자!"라는 문구가 담긴 광고들이 넘쳐났고 드림헤븐에 가입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과학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본능에 이끌린 삶을 사는 비문명인 취급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산후조리원들은 산모의 빠른 회복을 돕는다는 이유로 드림헤븐에 가입했고 정부는 수감자들의 원활한 통제를 위해 드림헤븐에 가입했다. 더불어 주간 연속 2교대를 하는 공장들은 야간조 근무자들의 수면을 더 이상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정박사가 걱정했던 드림헤븐의 부작용은 출시 삼 개월 후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드림헤븐을 이 개월 이상 사용한 사람들은 이후 드림헤븐 상품을 해지하고 싶어도 해지할 수 없었다.
자율수면 기능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배가 항해하듯 비수면 상태(뭍)에서 얕은 물(램수면)로 나아가다 깊은 물(비램수면)로 돌입했다가 다시 비수면상태로 돌아오는 잠의 과정을 드림헤븐은 처음과 끝을 자르고 주파수 송출과 동시에 죽음처럼 깊은 수면으로 잠수시킴으로써 스스로 잠드는 힘을 잃게 만들었다.
무료 이용 기간에 부담 없이 이용을 했던 사람들은 이제 잠을 자기 위해서 고육지책으로 어떻게든 드림헤븐과의 계약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사회 전반에서 이와 관련된 불만이 터져 나왔지만 총선을 위해 박상무의
도움이 절실했던 정치권은 불만을 잠재울 수밖에 없었고 단지 하루 연속이용 가능 시간을 20시간으로 제한하는 조항을 법제화했을 뿐이었다.
지하 5층 박상무 사무실 회의용 탁자 디스플레이 패널에 조각 맞추기를 하는 박상무의 손가락이 마지막 조각을 다 맞추었다. 완성된 조각퍼즐을 보는 박상무의 얼굴에 희열이 감돌았다.
굵게 표시된 '대한민국 22대 대통령 박진혁' 글씨 위에 푸른색 넥타이에 정장을 입은 박상무의 얼굴이 대한민국 국기를 배경으로 출력된 완성된 퍼즐은 박상무가 회장이 죽고 난 2020년부터 한 조각씩 맞춰왔던 것이었다.
'아버지는 기껏해야 회장으로 끝났지만 난 대한민국 최고가 될 겁니다.'
드림헤븐으로 인한 사회적 불만이 잠재울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2027년 5월, 야당은 대통령을 탄핵시켰고 정국은 대통령 보궐선거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드림헤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여당과 야당 후보들이 각축전을 벌이던 7월, 박상무는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유료화 시행 중인 드림헤븐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일임하고 국가에 환원하겠다는 박상무의 결단에 양당 후보들은 대항할 방법을 찾지 못했고 국민들은 막대한 이익을 포기하고 국민을 살린 의인이라며 박상무에 환호했다. 2027년 12월 22일 박상무는 대한민국 22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2028년 잠은 국가가 관리한다.
국어사전에서 졸음, 불면, 꿈이라는 단어가 사어(死語)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