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지 않는 죄, 유죄20화

새학기, 이사, 이혼...

by 나은

집 주인이 집을 비워달라고 한다.

월세로 돌리고 싶다고..


묵시적 갱신을 썼으니 방법이 없다.


이혼소송을 한 지 2년차에 접어든다.


이제 겨우 3월달에 첫 재판을 시작한다.

가사조사관을 2명이나 거치며 상담은 불필요하다고 거부했지만 법원에서 부부상담이 내려졌다


다음 주 화요일에 나혼자 시작을 한다.

법원에서 내려진 명령이라 일단은 응해야 한다.

재판장은 어느 누구의 말도 신뢰하지 않는다.

다만 증거로 판결을 내린다는데...

살고자 버리고 버렸던 모든 증거물들...

나 스스로 깊은 우물을 판 격이다.


전세금의 50%에만 가압류를 걸었다는 변호사의 말에 화조차 내지 않는 나는 정말로 멍청이가 된 것일까?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 불안과 강박을 다스리는 약 때문인가 싶어 의사에게 물었지만 지극히 정상적이란다.


학교를 다녀야 하는 아이로 인해 당장의 주거 환경을 벗어날 수는 없고, 판결이 난게 아니니 집을 구할 형편도 안되고, 서류로 묶여있으니 제도적 지원도 받을 수 없고....

진퇴양난이다.


이 와중에 아이마저 데려가겠다는 아집에 감정으로 맞써 그러라고 하자니 아이가 눈에 밣히고,

아이와 새 터전을 잡는 것도 녹록치 않고, 화가나면 손을 쓰는 아이때문에 만신창이 몸은 둘째치고 매번 나락으로 곤두박질치는 삶의 의지가...


끝은 나는걸까?

끝이 나면...


요즘은

단 반나절만이라도 혼자 멍~하니 있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을 바라는데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가혹 할 수 있을까?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을까?


내가 견뎌야 하는 업보는 어디까지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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