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눈으로 평가받는 집
다음 주, 가정조사가 잡혔다.
한 번의 조사로 내 인생과 아이의 삶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힌다.
법원은 차갑고, 조사관은 서류를 채우기 위해 묻고 또 묻는다.
나는 사실만을 말하지만, 어느새 가해자가 되고 만다.
조사 일정은 몇 번이나 바뀌었다.
7월에는 “둘이 같이”, 8월에는 “나 혼자”라고 통보받았다.
내가 요청한 적도 없는데, 이유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나는 분명 피해자인데, 늘 죄인 취급을 받는다.
남편은 당당히 자화자찬을 늘어놓는다.
리플리 증후군처럼 스스로의 거짓에 취해, 다른 이까지 속여버린다.
조사관의 눈에 보이는 건 치워진 거실, 정리된 침대, 번드르르한 말뿐이다.
내가 겪은 폭언과 협박, 무덤 같은 집의 현실은 보이지 않는다.
“너만큼 팔자 좋은 사람이 있냐?”
남편이 내뱉은 그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공과금 제외하고 남은 50만 원으로 버텨온 세월이 과연 팔자 좋은 삶이었을까.
홍콩반점 짬뽕 한 그릇도 마음대로 먹지 못했던 시절이.
나는 진실만을 말하려 하지만, 조사의 무게 앞에서 내 목소리는 왜소해진다.
반대로 남편의 허세와 거짓은 자신감으로 포장돼 기록된다.
그 순간 나는 다시 허영과 불평만 늘어놓는 여자가 된다.
가정조사 한 번으로 부부의 삶과 아이의 미래가 단정될 수 있는 걸까.
재판조차 열리지 못한 1년, 나는 기다렸고 또 참았다.
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
폭언과 폭행 없는 평화로운 삶, 아이와 함께하는 자유로운 시간.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무겁다.
끝은 올까.
과연, 내게도 자유의 날은 오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