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몰카범
SBS 궁금한 이야기Y를 보았다.
지하철 몰카범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냥 뒤태가 예뻐 담아두고 싶었다”는 피의자는 단순 충동이라고 항변했지만, 그의 휴대폰 속엔 100여 명의 여성이 찍혀 있었다.
전문가의 분석은 단호했다.
“몰카는 대부분 의도적이고 계획적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단순 불법 촬영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접촉·추행으로 이어지고, 결국 유포까지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랬나 보다. 남편도…
시선, 번들거리는 눈빛
강남대로, 젊음이 넘치는 거리를 걸을 때면 남편의 눈빛이 나를 얼어붙게 했다.
지나가는 여자를 힐끗거리고, 뒤돌아 응시하는 그 시선.
나 또한 객관적으로 평균 이상의 외모라 평가받아왔다.
첫 만남의 사람조차 “미인”이라 말해주곤 했다.
하지만 남편의 눈빛 앞에서 그 모든 호평은 허공에 흩어졌다.
“질투하냐?”
내 불쾌한 호소는 늘 이런 말로 무시되었다.
“그럼 눈을 감고 다녀야 하냐?”
나는 외면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남편의 반복되는 행동은 내 자존을 조금씩 갉아먹었다.
애정망상과 변질된 행동
전문가 말처럼 몰카범들의 내면엔 ‘애정망상’이 있다고 했다.
곁눈질 → 뒤돌아보기 → 움찔하는 여성의 반응을 ‘나한테 보내는 신호’라 착각.
그리고 스쳐가며 팔꿈치를 상대의 가슴에 갖다 대는 행동으로 변한다.
남편도 그랬다.
추행 후 내 눈과 마주친 순간, 그의 표정은 분명했다.
“아, 끝났네. 됐네.”
그리고 내뱉은 말.
“에이 씨—”
피해 여성의 당혹스러움만큼이나 목격자인 나 역시 큰 충격에 휩싸였다.
라식 수술로 또렷한 시력을 몇 번이고 의심하며 눈을 비볐다.
“오늘만은 잘 살아보자고 했는데, 왜 하필 지금…”
모른 척 돌아선 날
그날은 화해를 하고 “다시 잘 살아보자”라고 했던 날이었다.
법원에서 이혼서류를 접수한 후, 동대문 두타로 향하던 길.
전문가 말처럼 몰카범들의 내면엔 ‘애정망상’이 있다고 했다.
곁눈질 → 뒤돌아보기 → 움찔하는 여성의 반응을 ‘나한테 보내는 신호’라 착각.
그리고 스쳐가며 팔꿈치를 상대의 가슴에 갖다 대는 행동으로 변한다.
남편도 그랬다.
추행 후 내 눈과 마주친 순간, 그의 표정은 분명했다.
“아, 끝났네. 됐네.”
그리고 내뱉은 말.
“에이 씨—”
피해 여성의 당혹스러움만큼이나 목격자인 나 역시 큰 충격에 휩싸였다.
라식 수술로 또렷한 시력을 몇 번이고 의심하며 눈을 비볐다.
“오늘만은 잘 살아보자고 했는데, 왜 하필 지금…”
모른 척 돌아선 날
그날은 화해를 하고 “다시 잘 살아보자”고 했던 날이었다.
법원에서 이혼서류를 접수한 후, 동대문 두타로 향하던 길.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 앞서가는 남편은 화가 난 얼굴이었고, 나는 아무 말 없이 그 뒤를 따라갔다.
머릿속이 뒤엉킨 남편이 건넨 말.
“아냐, 네가 본 게 전부 아니야. 그냥 스친 거야.”
하지만 내 귀엔 웅웅대는 변명처럼만 들렸다.
내 기억 속 또 다른 추행
20대, 신촌에서 자취하던 시절.
후미진 골목길, 모자를 푹 눌러쓴 남자가 내 앞에 다가왔다.
그리고, 정면으로 충돌하며 그의 손바닥이 내 가슴으로 날아왔다.
깊은 겨울, 두꺼운 옷과 빈약한 체형이 그나마 방패가 되어줬다.
그는 그대로 도망쳤지만, 나는 온몸이 얼어붙었다.
그때 외치고 싶었다.
“야, 이 쓰레기야!”
그러나 두 다리는 떨림만 삼켰다.
피해자의 마음
그 기분일까.
추행을 당한 여성들은 얼마나 불쾌할까.
“고의일까? 실수겠지…” 하며 번민했을 하루, 이불을 걷어차며 후회했을 밤.
나는 방관자였다.
피해자에게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