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을 바꿀 가능성에 투자한다

이 글은 투자 권유글이 아니며, 오히려 이런 방식의 투자를 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백하게 밝힌다.


나는 현재의 1등 기업보다, 미래의 꿈을 먹는 기업을 좋아한다.


나는 가끔 내가 왜 이런 회사들을 좋아하는지 생각한다. 내가 주식을 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이 이런 질문들을 한다.


“왜 그런 위험한 회사에 투자하세요?”


좋은 질문이다.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회사들을 보면 꽤 위험해 보인다.


당장 상용화 되기에는 멀었다는 소리를 듣는 양자컴퓨터의 아이온큐, 스페이스X에 밀리는 로켓 랩, 마찬가지로 스타링크를 넘어서야 하는 AST 스페이스 모바일.


그리고 아직 상장되지 않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핵융합이나 우주 채굴 같은 기업들.


솔직히 말하면 이 회사들은 현재는 1년에 몇 천억, 혹은 조 단위로 적자가 나는 기업들이다. 워렌 버핏 같은 사람들이 보면 기겁할만한 투자방식이다.


그래서 나도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왜 이런 회사들을 좋아할까.


나는 혁신 기업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건 단순한 발전이 아니다. 인터넷 속도가 조금 더 빨라지고, 카메라 화소가 더 높아지는 그런 건 관심에 두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건 문명 레벨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 기술이다.


과거를 살펴보면


컴퓨터의 발명은 생각을 속도로 바꿨다.


인터넷은 세상을 하나로 묶었다.


스마트폰은 그 연결을 일상으로 만들었다.


AI는 이제 생각하는 '나'라는 개념을 흔들고 있다.


그 다음은 무엇일까.



예를 들어 양자컴퓨터. 이 기술이 정말 완전히 상용화된다면 지금의 AI나 컴퓨팅 구조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


현재의 AI(LLM)은 다음에 올 단어나 데이터를 확률적으로 맞추는 수준이다. 하지만 양자컴이 결합되면 AI는 모든 경우의 수를 '동시에 시뮬레이션'을 돌릴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분야가 신약개발이나 소재공학 쪽이다. 몇가지의 경우의 수가 나올지 가늠도 안되는 신약의 분자결합구조나 소재의 변형 등, 현재는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 과정을 없애버리는 혁신이다.


또한 기존 암호체계의 붕괴를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양자 암호라는 완벽한 보안구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리고 기후나 우주항로, 물류 최적화 등의 문제에서도 양자컴퓨터의 성공은 현재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압도적인 혁명을 이끌 수 있다.


양자컴퓨터보다 내가 더 관심을 가지는 산업은 우주 산업이다. 마이클잭슨의 문워크가 모타운 25주년 기념 공연에서 펼쳐졌을 때 누군가 '이 순간 이후, 모든 것은 전과 같을 수 없었다.'라고 말한 것 처럼, 스페이스X가 재사용 로켓을 성공시키는 순간 우주 산업은 예전과 같아질 수 없게 되었다.


스페이스X 외의 다른 모든 로켓 회사들은 당연히 재사용을 염두에 둔 로켓을 만들어야만 했으며, 재사용로켓을 개발하면 자기 모자를 믹서기에 갈아 먹겠다고 말한 로켓랩의 피터 벡은 진짜로 모자를 갈아서 먹어야만 했다.


과거의 우주산업은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면서, 동시에 돈은 되지 않는 낭만만 가득한 산업이었지만, 이제는 우주의 무한한 가능성에 국가 차원 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위성, 달 탐사, 우주 인프라 등 예전에는 국가 단위에서만 가능하던 일들이 이제는 민간 기업에서 오히려 더 뛰어난 기술로 모든 것들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스타링크 서비스를 위해 스페이스X는 1만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했고, 인튜이튜브 머신즈와 파이어플라이 에어로 스페이스는 민간업체로써 달표면 착륙에 성공했다. 로켓랩은 스페이스X의 대항마로써 자체 로켓 발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의 위성을 80회 이상의 로켓을 성공시켜 200개 이상의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켰고, AST 스페이스모바일은 스타링크 서비스를 넘어선, 현재의 스마트폰 그대로 위성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미 우주는 아직까지 체감되지는 않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을 시작한 셈이다.



그런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조금 더 나아간 이야기다. 바로 우주 채굴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얘기를 들으면 웃을 것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스타크래프트의 SCV가 미네랄을 캐는 장면 아닐까.


나도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다.


“이게 벌써 진짜 가능한 사업인가?”


AstroForge(아스트로포지) 라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의 목표는 단순하다. 지구 근처에 떠다니는 소행성에서 금속을 캐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우주에서 채굴하는 것이다.


지구에서 몇 킬로미터 아래를 파는 광산업이 아니라 지구에서 수 만, 수십 만, 어쩌면 수 억 킬로미터 떨어진 돌덩어리에서 금속을 캐겠다는 이야기다.


특히 소행성에는 백금이나 니켈 같은 백금족 금속이 엄청난 양으로 들어 있다고 한다. 이론적으로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소행성 하나가 한 나라의 GDP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질 수도 있다.


물론 이게 빠른 시일 내에 실제로 가능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성공 확률도 현재로서는 높다고 말하기 어렵다.


우선 인류가 도달하기 만만한 거리에 금속을 가득 품은 소행성이 떠다녀야 한다. 소행성을 찾는답시고 가는데만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카이퍼 벨트까지 로켓을 보낼 수는 없으니까. 최소 화성과 목성 사이에 존재하는 소행성대, 아니면 그보다 가까운 곳에 혼자 떠 다니는 지구근접 소행성이 현실적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소행성을 찾는다 하더라도, 가는 것도 문제다. 행성 규모로 천체가 크다면 천체 자체의 중력이 있으니 그 중력을 에너지삼아 착륙하겠지만 수백미터 규모의 소행성은 중력이 없고 너무 작아 정확하게 가기도 어렵고, 근처까지 도착한다 하더라도 빠르게 회전하는 소행성에 착륙하는 일이나, 착륙 시 조금만 오차가 나도 소행성 표면에 닿는 순간 다시 튀어올라 버릴 수 있다.


즉, 기술적 난제를 수십개 해결해야 하는 미친 짓에 가깝다. 그런데도 나는 이런 이야기가 좋다.


왜냐하면 이건 단순히 돈을 버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류의 문명 레벨이 상승하는 이야기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인류가 지구 밖에서 자원을 가져오는 순간 그건 완전히 다른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니까. 어쩌면 이것이 일론 머스크가 말하는 다행성종족으로의 첫 발을 내딛는 걸음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아이온큐가 성공할지, 로켓랩이 더 커질지 그건 솔직히 모른다. 나는 확신을 가지고 공부하고 투자하지만, 실패의 영역은 언제든지 내가 디딜 수 있는 영역 중의 하나다.


하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우주에서 광물을 캐올 것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 회사가 아스트로포지일 수도 있다. 이건 현재로서는 현실보다는 낭만을 추구하는 일이다.


그래도 나는 돈을 버는 회사보다 세상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더 좋아한다.


왜냐하면 이런 미래가 내 생전에 오는 것을

눈으로 보고 싶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투자를 하면서 얻는 것은

돈보다

세상과 미래를 바라보는 눈이다.


내 계좌는 아직 마이너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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