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가 만든 문명, 인지혁명이 남긴 질문

유발 하라리『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1』

by 레토

독서 편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번 연도의 목표이기 때문에 에세이나 자기계발서를 읽는 빈도수를 조금 줄이고 소설이나 교양서적도 최대한 많이 읽으려고 도전하고 있다. 교양서적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사실 아이 때문이었다.


아이의 공룡에 관한 관심이 생물 전반으로 확장되어 지난해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옥스퍼드 컬러판>을 도서관에서 빌려 먼저 완독한 뒤 올해 초 <종의 기원-초판본>은 꼭 소장해서 보고 싶다고 하며 완독하는 것을 보고 나도 교양서적에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생각의 끝에 가장 먼저 떠오른 책이 바로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였다.


과연 내가 읽을 수 있을까? 내가 그런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독서력이 되는 상태인가? 나는 새로운 것에 대해 쉽게 겁을 먹고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책에 대한 여러 정보부터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나민애 교수님께서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추천해 주시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저자 유발 하라리 (Yuval Noah Harari)는 지금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지성인이자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에서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교수로 재직하면 집필 활동이나 외부 강연도 함께 하고 있다. 역사와 생물학의 관계, 사피엔스와 다른 동물 간의 차이, 21세기 과학기술이 일으킨 윤리적 문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공론장을 활성화할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 시리즈는 논픽션인 원작의 핵심을 기발한 각색과 그림을 통해 스토리텔링으로 재탄생시킨 그래픽 노블이다. <사피엔스> 원작이 부담스러운 독자라면 부담 없이 시도해 볼 수 있는 허들이 낮은 책이다. 캐릭터 묘사가 특색에 맞게 잘 되어있고, 명화나 대중문화를 사실적이면서 쉽고 재미있게 접근한다.


그 중 첫 번째 책은 원작의 1부 인지 혁명을 다룬다. 역사학자 유발과 조카가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이 리얼리티 TV쇼로 생중계된다. 픽션 박사가 문명의 시작이 된 허구의 힘을 설명하고 사피엔스를 피고로 세운 법정 장면까지 다양하고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인류 문명의 역사를 정리한다.


호모사피엔스의 정당성에 대한 의견

이 부분에서 아이와 나의 의견은 항상 다르게 나뉜다. 아이는 저 부분과 가치관이 완전히 동일하다. 역사에 대해 접할 때마다 아이가 가장 싫어하는 부분은 선사시대 인간이 매머드를 사냥하는 장면이다. 다른 방법도 있었을 텐데 인간들이 동물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과 그로부터 시작되는 잔인함을 거부한다. 그래서 동물을 짐승이라고 부르는 명칭도 싫어한다. 인간에게 짐승이라는 표현인 부정적인 느낌이라면 왜 동물에게는 그런 표현을 서슴없이 사용하느냐고 늘 반문한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나는 사피엔스들의 과거 생존 환경이라면 내가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임을 당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고 짐작해 본다. 사피엔스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된 잔인함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도도새 이야기

도도새는 진화 과정에서 비행 능력을 잃었지만 천적이 거의 없는 모리셔스섬의 땅 위에서 먹이를 구하고 무리 지어 수천 년을 살았다. 그렇기 때문에 방어 본능이 약해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사람을 보고도 도망치지 않은 결말은 그들은 결국 멸종에 이르게 하였다. 사피엔스들이 지나가는 곳마다 그곳에 살던 생물들이 멸종했다는 사실과 네안데르탈인들과의 이야기 등 잘 알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내가 어렴풋이 알던 내용과는 다른 느낌의 가치관들이었다. 하지만 책의 내용 그 어느 부분에 뭐라고 반박 할 수 없었다.


허구를 믿는 우리, 호모사피엔스

특히 ‘허구’를 믿는 유일한 생명체인 우리와 그 허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신, 국가, 유한책임회사 그리고 국가, 교회, 법체계와 같은 ‘허구’들이 우리를 어떤 방식으로 결집시키는지. 지금의 우리 사회와 정말 1도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과거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사실이 또 한번 강하게 다가왔다. 우리의 현재 사회는 명암이 극명하다. 날이 갈수록 극으로 치닫고 있는 사회의 부정적인 부분의 원인을 유발하라리 교수가 언급한 ‘인지혁명’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피엔스 #유발하라리 #그래픽히스토리 #인지혁명 #교양서추천 #인류의역사 #허구의힘 #도도새이야기 #호모사피엔스 #역사와철학 #독서에세이 #브런치북 #레토서평 #책추천 #독서기록 #아이와함께읽기 #생각하는독서 #역사책추천 #과학과역사 #허구를믿는인간

이전 15화이제야 제대로 마주한 광주의 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