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레토' 라는 이름으로 책 읽고 글쓰기

by 레토

프롤로그

태양을 품은 이름, ‘레토’ – 『책 속에 들어있는 삶의 조각들』을 시작하며


제 아이의 진짜 이름이 태양입니다. 따뜻하고 밝은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지은 이름입니다. 저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기록하며 ‘태양맘’으로 살아갔습니다. 그 시절 저의 정체성은 ‘엄마’라는 이름 아래 선명했고 그 이름이 주는 책임과 기쁨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고 저 역시 조금씩 변해갔습니다. 아이의 세계가 넓어질수록 제 안에도 다시 고요한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 고요 속에서 저는 나만의 언어를 갖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레토’라는 이름은 그렇게 시작된 저의 두 번째 이름입니다. 그리스 신화 속 레토는 세상의 거절과 방황 속에서도 끝내 태양과 달, 두 생명을 품어낸 조용한 창조의 여신입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한, 그 침묵 속의 따뜻함과 단단함이 제가 닮고 싶은 글쓰기의 태도였습니다.


저는 화려하고 요란한 말보다는 조용하고 천천히 마음에 스며드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일상 속 한 줄 문장이 작은 울림이 되기를 바라며 고요하지만, 진심 어린 문장을 쓰고 싶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글쓰기란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을 때 내 안의 감정과 기억을 꺼내어 의미와 언어라는 빛으로 정돈해 가는 일입니다. 어둠 속에서도 꺼내고 싶은 이야기를 찾아 묻고 또 묻습니다. ‘지금 이 문장은, 내가 정말 품고 있는 이야기일까?’ 그 과정을 지나 탄생한 글들은 저에게 하나의 출산처럼 느껴졌습니다.


고요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며 깊은 몰입과 인내가 필요했습니다. 『책 속에 들어있는 삶의 조각들』은 책을 읽다가 밑줄 그은 한 문장에서 시작된 저의 삶과 생각, 감정의 기록입니다. 저는 어떤 문장에 멈추었는지 그 문장이 제게 어떤 질문을 건넸는지를 따라가며 저만의 서평 에세이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 글들이 누군가에게는 조용한 위로가 되기를, 깊은 밤 마음에 스며드는 달빛처럼 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눈에 띄진 않아도 마음을 비추는 문장으로.

레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