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앞에 선 아이들

고교 학점제와 진로 코칭- 이로울쌤(이미연)

by 레토

입시 전문가의 시원하고 구체적인 설명


고교 학점제 하의 고등학교 생활 노하우 | 성공으로 가는 입시 정보

과목 선택 노하우 | 진로 탐색과 코칭 실전


부모가 알면 입시 결과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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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직 초등학생이라 고교학점제라는 말은 나와는 꽤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뉴스나 기사에서 그 단어가 나올 때도 깊이 들여다보지 않고 그냥 흘려보내곤 했다. 고교학점제라 해도 막연히 고등학교 생활을 대학처럼 수강 신청해서 원하는 수업을 듣는 방식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조카가 곧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가족 모임에서 자연스럽게 고교학점제 이야기가 나왔다. 그제야 고교학점제가 정확히 어떤 제도인지 제대로 알고 싶어졌다.


이런 궁금증 속에서 읽게 된 『고교학점제와 진로 코칭』은 고교학점제와 진로 설계를 연관 지어 풀어낸 책이었다.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의 구조와 평가 방식, 2028 대입 개편 흐름을 짚어주며 과목 선택이 왜 진로 고민과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아직 아이가 어릴수록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점에서 고교 학점제를 앞둔 부모에게 현실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안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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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

나는 중학교 3학년이다. 자유 학년제였던 1학년 때는 시험을 안 보니까 중학생이 되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초등학생 때와 다를 바 없는 일상에 안심하며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다.

2학년이 되자 처음으로 지필평가라는 것을 봤다. 어쩐지 나랑 매일 수다 떨고 동네 떡볶이집을 같이 다니던 친구가 나보다 성적이 좋은 것을 보니 어쩐지 기분이 안 좋다. 엄마의 잔소리도 한결 늘었다. 그동안 실컷 놀았으니 반성하는 기분으로 책상에 앉아 있지만,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렇게 어영부영하다 3학년이 되었다.

내년이면 고등학생인데 1년 선배한테 듣기로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대학생처럼 자기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고 한다. 난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왜 공부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니? 엄마한테 고민을 털어놓아도 이런 생각을 할 시간에 수학 문제를 하나 더 풀라고 할 게 뻔해서 입도 안 떨어진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공부는 왜 해야 하는 걸까? 하루하루가 너무 막막하다.

대부분의 중학교 아이들이 2학년 1학기 지필고사를 보고 나면 소위 말하는 ‘멘붕’에 빠지고는 합니다. 초등학교 때는 올바른 학습 습관을 길러두지 않았고, 진로 탐색을 활발히 해야 하는 중1에는 그저 노는 것에만 치중해 있던 아이들이 중2가 되어 처음 치르는 지필평가는 아이들에게 주는 의미가 남다를 것입니다.


자유학기제에서 고교학점제까지, 아이들의 혼란

책의 프롤로그에 적힌 어느 중학생의 고백 같은 내용부터 눈에 들어왔다. 지금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넘어가는 시기의 아이들 대부분이 겪는 문제가 아닐까 싶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학원가에 이상한 분위기가 생겼다. 중1 아이들의 학습 공백이 갑자기 커지는 현상, 바로 중학교 자유 학년제와 자유학기제의 시작이었다. 한 학기 또는 1년 통째로 시험을 치르지 않는 중학생들. 수업에 들어가면 중1 아이들의 수가 급격히 줄었고 시험이 없으니, 아이들은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 중2가 되면 아이들은 소위 말하는 ‘멘붕’을 너도나도 할 거 없이 겪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학원 선생님들 앞에서 입을 벌리고 ‘제발 어떻게 좀 해주세요’, ‘뭐라도 알아서 입에 넣어 주세요’라는 눈빛을 장착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2년을 지나 어느 정도 회복한 아이들의 고등학교 생활은 고1이 되면 또 한 차례의 2차 멘붕을 살짝 거치긴 하지만 그 뒤 서서히 자리 잡아 갔다.

그런데 이제 여기에 고교학점제라니. 아직 자신의 진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스스로 공부할 과목을 선택하라고 한다는 것이 과연 맞는 제도일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이들이 체감해야 할 변화의 속도를 생각하면 조금은 가혹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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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수준에 맞춰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출석과 학점을 취득해야 졸업할 수 있어서 자연스레 학교는 학업 이행에서 책무성을 부여받게 됩니다. 즉, 이제 무조건 출석 일수만 채운가고 졸업하게 되지는 않는 것이죠. 이렇게 고교학점제의 학교는 ‘책임 교육’ 체제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p.27

그러나 학점제를 통해 학생들이 서로 다른 교과목을 서로 다른 수준으로 배우게 되면 이런 단순한 평가로 학생을 선발하기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고요 학점제와 현행 입시는 충동할 수밖에 ㅇ벗고 대입 제도도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대입 제도는 대입 전형 4년 예고제에 따라 교육부의 2024년 2월까지 발표하게 되어 있습니다. 2009년생 이후 아이들의 입시가 결정될 ‘2008 대입 개편안’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합니다.

p.29

고교 학점제란?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하여 192학점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입니다.(교육부, 2021) 다시 말해, 학생이 과목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p.35

다양한 꿈을 품고 있는 아이들에게 국·영·수를 강조하면서 오직 줄세우기식의 교육을 하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는 사실이죠. 그래서 이제는 ‘고교학점제’ 여야 합니다.

p.40

진학하는 학교의 유형과 상황에 따라 개설 과목이 다를 수 있지만, 보통 1학년 때는 국어,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 탐구 실험으로 이루어진 공통 과목을 배우고, 2, 3학년 때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게 과목을 직접 선택해 배웁니다.

p.44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출제 과목을 고려해 이수할 과목을 선택해야 합니다. 앞의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과목 구성> 표에서 선택과목 중 빨간색으로 표시된 과목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 과목입니다.

그러므로 선택과목을 고를 때 희망 대학의 전공 안내서와 모집 요강을 미리 참조해서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p.110

2021년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 계획에 따르면 ‘과목출석률’과 ‘학업성취율’ 모두가 일정 기준 이상이어야 학점 취득이 가능하다고 기준을 제시했는데, 과목출석률은 수업 회수의 2/3 이상이고, 학업성취율은 기준 성취율 40% 이상이어야 합니다.

p.112

그동안은 조퇴와 지각을 자주 하고, 학교에 와서 잠만 자더라도 출석만 하면 졸업이 가능했습니다. 또 눈에 띄게 불성실하지는 않아도 늘 무기력하며 학업 성취도가 낮은 조용한 학생들도 출석 일수 충족으로 졸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학생들은 이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졸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고교 학점제에서의 큰 변화일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p.116

공통 과목을 배우는 고등학교 1학년 때만 상대평가를 하기 때문에 2025년부터는 고등학교 입학 후 고등학교 1학년 때만 등급이 나오게 됩니다.

‘고교 학점제’ 시행이 예고되고 학부모뿐 아니라 교육자, 교육업계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는 등 제도의 실효성 논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교학점제로의 교육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새로 도입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피할 수 없는 선택, 고교학점제

책을 읽다 보면 고교학점제, 꼭 시행해야 할까? 라는 질문에 부딪히게 된다. 결론부터 말해보자면 폐지할 순 없다고 본다.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었다. 이유는 학생의 자율성과 책무성 때문이다. 우리나라 고등학생들도 언제까지 나라와 학교가 짜주는 대로 모두 똑같이 찍어 내기하듯 정해진 과목을 공부하며 성장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현재 고교학점제가 가진 단점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지가 중요해진다.


학생마다 서로 다른 과목과 수준을 선택하게 되면서 기존의 획일적인 내신 평가와 대학 선발 방식은 더 이상 그대로 유지되기 어렵다. 결국 대입 제도 역시 함께 바뀔 수밖에 없으며 이 변화는 이미 예고되었다. 그러나 이 부분이 아직 제대로 된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다.


또 하나의 문제는 선택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이다. 진로에 대한 고민 없이 맞닥뜨리는 과목 선택은 자율이 아니라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저자는 고교학점제를 고등학교에서 갑자기 시작되는 제도가 아니라 중학교 이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과정으로 바라본다. 흥미와 강점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아이 스스로 자신을 이해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으면 선택은 곧 방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석과 성취 기준을 충족해야 졸업할 수 있는 책임 교육 체제 속에서 아이가 왜 이 과목을 선택했는지 말할 수 있어야 비로소 자율이 의미가 있다. 고교학점제는 아직 손볼 것이 많은 불완전한 제도다. 중요한 것은 시행 여부가 아니라 아이들이 이 변화를 혼란이 아닌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어른들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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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4

진로를 선택한다는 것은 꿈을 한가지로 결정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꿈은 초등학교 때부터 학년이 올라갈수록 무수히 변합니다. 그 꿈을 부모님과 함께 가꿔 나가는 것이 진로 선택 코칭이고, 아이들 스스로가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로 선택 코칭의 목표입니다.

p.289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온종일 학교에서 수업 듣고 숨 돌릴 새도 없이 학원을 고가며 바쁘게 살기 때문에 꿈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하루가 흘러갑니다. 물론 성적은 현실적으로 진로 선택을 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등한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진로가 성적 중심이 되어 버리면, 아이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적성은 무엇인지 스스로 자기 이해를 할 기회가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p.291

부모님이 생각하시는 어떠한 한 가지를 ‘특별히 잘하는’ 아이들은 생각보다 드뭅니다. 따라서 잘하는 것의 기준과 기대치를 조금 낮추면 분명 아이가 수월하게 해내는 것, 쉽게 해내는 일,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가 보일 것입니다. 그게 어떤 것인지 관찰하고 찾아봐 주세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도 괜찮습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좋습니다. 적성은 개발될 수 있기에 아이가 지금 쉽게 해내는 그 일이 지금은 작고 사소해 보일지라도 그곳에서부터 능력이 시작되니까요.


고교학점제에서 선택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고교학점제에서 선택의 기준에 이런 부분이 나온다. '내가 가고자 하는 대학의 입시 요강을 참고하여 과목을 선택할 것' 그렇다면,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 내가 가야 할 대학은 물론이고 나의 미래 그림을 완성해 놓아야 하는 것일까? 이 문장을 두고 궁금증이 생겼다. 어느 학생이 만약, 고1 때는 이과 진학을 염두에 두고 과목을 선택했지만, 고등학교 생활을 하며 고2 중반쯤 되어 자기 적성이 문과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이미 선택해 둔 과목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문·이과 통합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흐름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그것이 진로 변경으로 인한 현실적인 어려움에 얼마나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여기서 근본적인 문제에 해당하는 ‘진로를 선택한다’라는 말의 의미부터 다시 생각해 보았다. 진로 선택은 꿈을 하나로 확정하는 일 이전에 아이의 관심과 방향이 변해 가는 과정을 부모와 함께 지켜보고 조율해 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아이들의 꿈은 성장하면서 끊임없이 바뀌고 그 변화 자체가 잘못된 변덕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성장의 일부다. 문제는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 사이를 오가느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 때 힘들다는 생각보다 즐겁다는 기분이 드는지 생각해 볼 시간조차 없다는 데 있다. 성적은 분명 진로 선택에서 중요한 요소지만 그것이 기준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결국 고교학점제가 요구하는 것은 완성된 미래가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변할 수 있는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가는 준비성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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