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같은 미래를 맞이할 아이들

내 아이 실리콘 밸리 CEO로 자라는 교육 - 김정호

by 레토

CEO를 키워내야 미래가 있다

한국의 미래, 이제 유치원 교육부터 달라져야 한다.


“우리 아이 리더십 대신 팔로워십으로 키우자!”


20260128_162607.jpg
20260128_162612.jpg

도서관에서 이 책을 처음 마주했을 때, 제목이 너무 노골적이라는 생각에 약간의 반감이 들어 외면했었다. 그런데 그다음 주 다시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같은 자리에서 이 책을 또 마주치게 되었다. ‘나는 아이를 실리콘밸리 CEO로 키울 생각이 없는데?’라는 반항심 어린 생각 뒤로, 또 문득 이런 의문이 따라왔다. ‘나의 이런 생각 또한 갇힌 생각 아닐까? 아이의 미래는 아이가 정하는 건데, 내가 무엇으로 키우고 말고 할 게 어디 있을까?’


대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무엇일까? 제목이 주는 첫인상에 주저함을 남긴 채 책장을 넘기다 하나의 문장을 발견했다. '실리콘밸리에 한국인 CEO가 없는 이유'. 그러게나 말이다. 내 아이를 CEO로 키우고 말고를 떠나서 왜 우리나라 인재들 중에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나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같은 실리콘 밸리 CEO가 없을까? 공부라면 세계 어디서도 한가락 하는 나라 아니었나? 그들만의 특별함은 무엇일까? 이것은 내 아이의 문제와는 별개의 궁금증으로 다가왔다.



20260128_162707.jpg
20260128_162700.jpg

p.18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 실리콘밸리에는 인도 출신 CEO가 정말 많다. 대만 출신도 상당하다. 젠슨 황 엔디비아 CEO, 리사 수 AMD CEO가 대만 출신이다. 아쉽게도 한국 출신은 없다.


p.19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동료들로부터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신뢰와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승진은 연차나 근속이 아니라, 주변 동료들이 ‘저 사람과 일하고 싶다’고 느끼는 정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세계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규칙이 만들어지는 곳

이 책의 1장을 읽으며 나는 이 책의 제목이 잘못 지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리콘밸리 CEO'는 아이를 미국으로 보내라는 뜻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세상의 변화를 뒤에서 쫓아가기보다 변화의 중심에서 자기 삶과 세상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태도를 갖춘 인물이 되길 바라는 마음의 상징이었을 뿐이었다.


실리콘밸리는 전 세계 천재들이 모여 치열하게 경쟁하는 정글이자, "그게 되겠어?"라는 비웃음을 "이게 되네!"라는 감탄으로 바꾸는 성지다. 그리하여 전 세계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규칙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실리콘밸리 정상에 한국인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기술적 역량 부족이 아니라 태도의 차이에 있다고 저자는 판단했다.


인도와 대만계 CEO들의 성공 비결은 한 개인의 천재성을 넘어선 '동료들의 신뢰와 지지'에 있었다. 우리나라의 교육이 '정답을 맞혀 남을 이기는 법'에 집중할 때, 그들은 '누구와도 협업할 수 있는 유능한 동료'가 되는 법을 먼저 익히고 있었다. 진정한 리더십은 위에서 내리꽂는 권위가 아니라 주변에서 "저 사람과 함께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라고 인정할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물이다. 결국 이 메시지는 미래 인재의 핵심 조건이 독불장군식 실력이 아닌 수평적 관계 안에서 가치를 증명하는 협력적인 태도에 있음을 알려주었다.



20260128_162725.jpg
20260128_162718.jpg

p.39

한국도 1998년 이후 몇 년 동안 외환위기와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글로벌 경쟁력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부모들 사이에서 영어 교육 열풍이 불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영어몰입교육이 시도되었다. 원어민 교수 채용도 늘었다. 하지만 전교조를 비롯한 교사 집단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혀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그 대신 우리는 행복교육, 혁신교육, 교내 민주화에 주력했다. 그 결과는 잠자는 교실로 나타났다.


p.40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무슨 짓을 해도 교사가 방치하는 이유는 조그만 문제라도 생기면 자신에게 문책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교내 민주화라는 것이 그렇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 밖 현장에 나가고 싶어할 리가 없고, 그런 환경 속에서 모험심과 의지력, 책임감 강한 인재가 자라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기업가정신은 더욱 그렇다.


모험 정신이 없다면 만들 수 없는 도전 근육

책의 중반부로 넘어가며 저자는 한국 교실의 뼈아픈 현실을 직시하게 했다. 한때 글로벌 경쟁력을 외치던 교육이 '행복'과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경쟁과 책임을 놓아버린 결과는 처참했다. 바로 '잠자는 교실'. 교사가 문제에 휘말릴까 두려워 아이들을 방치하고 학교 안팎의 살아있는 경험을 포기하게 만드는 지금의 시스템 속에서 아이들에게 도전 정신과 책임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안전함만을 쫓는 교육 환경은 아이들의 모험심과 기업가정신을 오히려 억누르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실리콘밸리의 인재들이 가진 그 강력한 '도전 근육'은 결코 잠자는 교실에서 만들어질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놓치고 있는 것은 영어 단어 하나가 아니라 실패를 무릅쓰고 세상 밖으로 나가려는 '도전하는 정신'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20260128_162744.jpg
20260128_162733.jpg

p.116

도전을 즐기고 실패를 두려워 않는 사람: AI 시대의 불확실성 속에서 필요하다. 새로운 분야에 과감히 뛰어들고, 실패에서 배우며 다시 일어서는 회복탄력성을 지녀야 한다. 유아기부터 안전한 환경에서 적절한 도전을 경험해야 한다. 작은 성공과 실패를 통해 성취감과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도록 지원해야 한다.


p.125

그리고 대학 졸업장마저 그 필요성이 추락하고 있다. 좋은 대학만 나오면 꽃길이 열리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이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한국식 양육 방식을 버리고 서양 부모들의 양육 방식, 어쩌면 가혹하다 할 만큼 독립적인 양육 방식을 배워야 한다.


p.140

20년 후 성인이 되어 세상에 나간 우리 아이들은 사막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미리 정해진 길이 없다는 점에서 미래를 사막에 비유했다. 사막에서처럼 아무 곳이나 걸어갈 수 있지만 그 끝에 마실 물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일단 걸어가 봐야 한다. 미래 사회에서 직업은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


p.206

교육 내용과 방법에 혁신 없는 교육개혁은 공염불에 그칠 뿐이다. 예를 들어, 코딩 교육을 단순히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치는 수준에서 벗어나, 컴퓨터 사고력을 기반으로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하고, 역사 교육은 단순 연대기 암기가 아닌 사료 분석과 토론을 통해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다각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p.219

무너진 공교육을 방치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지금의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삼아, 모든 아이들이 각자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의적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사막 같은 미래에 필요한 것은 '지도가 아닌 나침반'

김정호 작가님은 우리 아이들이 마주할 20년 후의 미래를 '사막'에 비유했다. 부모가 미리 닦아놓은 길도, 정해진 정답도 없는 불확실한 공간. 그곳에서는 좋은 대학 졸업장이라는 과거의 훈장은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한다. 이제 아이들은 스스로 직업을 만들어내고 마실 물을 찾아 길을 내야 하는 운명을 안게 되었다.


이런 사막 같은 미래에서 아이를 살리는 힘은 결국 가혹할 정도의 독립심과 회복탄력성이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유아기부터 작은 도전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코딩이나 역사 같은 공부도 현재 단순 암기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정답이 있는 문제의 정답 맞추기가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의 도구로 가르쳐야 한다.


안전한 온실 속에서 아이의 야성을 잠재울 것인가? 아니면 사막에서도 당당히 자기 길을 걸어갈 리더로 키울 것인가? 무너진 공교육을 방치하지 않고 다시 기초공사와 보수공사를 병행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고민하는 것. 이것은 내 아이를 실리콘 밸리 CEO로 키우는 길 이상으로 내 곁의 아이, 또 우리나라의 수많은 미래들을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교육개혁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60128_162756.jpg
20260128_162801.jpg



#내아이실리콘밸리CEO로자라는교육 #김정호 #자녀교육서추천 #부모교육 #미래인재 #실리콘밸리 #교육혁신 #팔로워십 #회복탄력성 #기업가정신 #잠자는교실 #교육개혁 #자기주도학습 #독립심 #창의적사고 #미래직업 #인도계CEO성공비결 #도전정신 #서평 #육아성장

수요일 연재
이전 06화선택 앞에 선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