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이슈 빅판 165 이야기

by 하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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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여섯 번째 이야기-

안녕하세요. 홍대 3번(공항철도) 빅판입니다

잘 지내셨는지요? 하루는 출판사 분들이 찾아와서 제가 잠시 뒷면에 끼워 넣고 있는 수필을 책으로 내놓을 수 있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검토용으로 원고를 넘겨짚고 영국에서 책 출간한 두 명의 홈리스 이야기도 하게 됐는데 각각 개와 고양이를 소재로 글 써서 했다는 말까지 하게 돼 저도 고양이와 살아간다는 말을 했고 이본호에 글입니다.



고양이와 살아가는 사람들은 안다.

고양이는 키우는 게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기만 할 뿐이라는 것을.

나는 삼 년이 넘게 동거하는 고양이에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다.

편의상 냥이라고 말하지만 이름을 불러 본 적이 거의 없다.

부를 일도 없거니와 부른다고 해서 순종하며 오지도 않기게 이름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늦은 밤 잡지 판매를 마치고 환승역인 합정역서 6호선을 타려고 지하도를 걷고 있을 때 고양이 울음소리와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호기심 어린 발걸음으로 다 가보니 육십은 충분히 넘어 보이는 여자가 강아지와 고양이들을 바구니에 담은 채로 앉아 있었다.

이 곳 저곳에서 "귀여워라: 하는 말과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고 또는 만져보면서 어쩔 줄 몰라하고들 있었다.

바구니 속에 강아지와 고양이들은 피곤한 듯 지쳐 있었고 파는 듯 보여 지나가는 말투로 나는 무심히 가격을 들어봈다.

부스스한 차림새의 나이 든 여자는 초점 없는 눈으로 쳐다보더니 "강아지는 칠만 원 고양니는 만원"이라며 성의 없게 말을 줬고 딱히 키우고 싶어 가격을 알아본 것은 아니지만 고양이 가격이 너무 싼 듯해 조금의 충격을 받았다. 한 생명체 가격이 고작 만원이라니 조금 진지해지면서 고양이들을 살펴보았고 세 마리의 어린 고양이들 중에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두 마리는 나를 선택하라는 듯 바구니 밖으로 나가려고 활기차게 움찔거렸지만 한 마리는 바구니 구석에 쪼그라든 채로 사람들을 보면서 두렵게 경계하고 있었다.

나는 갑자기 고아원으로 보내질 때 어린 시절이 떠오르면서 구석에 있는 고양이를 데리고 있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에 충동적으로 구입해 버렸다.

고양이는 조그마한 종이백에 담겨 나에게 넘겨졌고 종이백 속에 고양이는 불안에 떨며 집으로 오는 내내 울면서도 간혹 위협적으로 날 대하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와 종이백에 고양이를 꺼내자 고양이는 사오 참치캔 통조림은 아랑곳없이 후다닥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종이박스로 고양이집을 대충 만들고 그 안에 헌 옷을 집어넣고선 우리는 첫날밤을 늘 나 혼자인 듯 흘러갔다. 아침이 돼서 먹이로 준 참치캔을 살펴보니 조금 입질한(?) 흔적만 보였고 고양이는 어디로 숨었는지 보이질 않았다. 고양이 먹이를 사기 위해 '다이소'로 가서 어린 고양이 사료를 사고 집에 와 사료를 고양이 밥그릇에 담아놓고 책을 보고 있을 때 벽 사이 건네 편에서 부스 락 거리며 '오드득. 오드득' 하는 먹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오십을 살아오면서 "내가 번 돈으로 인해 처음 남에게 먹이고 있다"라고 몽롱하고 뿌듯한 감정을 쏟아내게 했고 이런 감정을 만들어 준 고양이에게 감사함마저 가지게 하기엔 충분했다.




나는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아니다.

고양이와 같이 동거하며 지내는 사람이다.

언제인가는 빅이슈에 임대받을 집에서 우리 둘 중에 하나로만 남겠지만 오늘도 냥이가 '오드득'거리는 소릴 듣고 싶어 하며 집으로 가는 길이 무겁고 외롭지만은 않은 냥이와 살아가는 사람이다.

잡지 구입 감사드립니다.

홍대 3번(공항철도) 빅판



오늘의 잡지 호수는 빅이슈 165호.

글의 이야기 주제는 고양이였다.

그림 주제 또한 고양이다.

글 속에 담긴 고양이와 본인의 과거 시절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흘깃 지나갈법한 일상 이야기를 본인 과거와 연결 짓는 부분에서 너무 글이 달달했었다.

일상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 다음 글을 재미있게 만드는 그런 기분이었다.

이번 호의 빅판 글을 읽게 되니 또 하나 빅판 아저씨의 과거 하나를 알게 됐다.

어렸을 때는 어떤 삶을 살아오셨을까?

더더욱 이야기 나누고 싶은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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