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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Jul 02. 2019

왜 일본은 한국을 규제하고 싶어 하는가

결국은 이권 다툼?

G20의 의장국인 일본은 자유무역을 보호하자는 의제를 꺼낸 지 불과 2일 만에 한국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 소재 규제> 조치를 실시했습니다. 이유에 관해서는 일본의 신뢰를 한국이 저버렸다는 애매한 말을 했는데요, 사실 일본의 정치적 수사에 대해 익숙하다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어렵잖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일본 반도체 업계가 세계에 수출하는 물량 50%는 한국으로 들어갑니다. 이에 관해서 규제를 하면 당장 일본 기업부터 타격이 갑니다. 이래서야 정부에게 타격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다른 걸 잘해도 국민은 경제에 실패한 권력에 냉정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아니 아베 정부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요?


이번에는 이에 관해 짤막하게 적어보겠습니다. 



1. 한국에 대한 반감을 정권을 위한국 활용하기 위해

2019년 7월 21일은 자민당과 아베 입장에선 정말 중요한 날입니다. 바로 일본의 참의원, 즉 일본의 상원의원을 뽑는 날입니다. 그리고 이 선거의 향방은 중의원 선거로 이어지죠. 여기서 아베가 노리는 수는 헌법 개정 정족수 310명, 만약 이것을 해내지 못하면 아베가 노리는 평화헌법 개정은 물 건너가게 됩니다. 까딱하면 아베가 꿈꾸는 4선 총리의 꿈이 좌절되기도 하지요. 


정권유지를 위해 아베 총리는 통계 조작, 환율조작 등 많은 무리수를 강행했습니다. 

이를 위해 가장 쓰기 쉬운 카드는 무엇일까요? 바로 반한감정입니다. 

왜 일본은 한국을 싫어할까요?


80년대 삼성의 고위인사가 소니의 과장급에게 문전박대를 당한 일이 있습니다. 당시 소니의 우수한 브라운관을 납품받기 위해 갔다가 찬밥신세가 된 거지요. 그런데 이후 삼성은 LCD로 방향을 선회, 소니와 공동으로 패널 제조공장을 설립하더니 나중에는 LCD 패널의 패권을 잡게 됩니다.

이런 과정 하나하나가 일본의 중장년에게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1960~1980년의 한국은 어느 면으로 봐도 일본에 비해 미성숙한 국가였습니다. 아예 같은 레벨에 놓고 볼 수 있는 국가가 아니었죠. 그런데 이런 한국기업이 어느새 제조업 분야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 버블경제가 붕괴되어 일본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죠. 이렇게 되자 일본은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정부차원에서 지원합니다. 90년대에 재패니메이션, J-Pop이 세계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죠. 드래곤볼이 미국에 진출한 것도 바로 이때입니다. 그렇게 세계 시장에서 문화강국의 지위를 차지한 일본, 그런데 정신 차려보니, 자기들 콘텐츠 베끼기만 잘하던 한국이 어느새 오리지널 콘텐츠로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위를 잘 보세요. 자기보다 못 나가는 것 같았던 지인이 어느새 성공을 거머쥐고 자기와 동등한 위치에 온 겁니다. 그러면 그 사람을 축하해주나요? 아니죠. '나는 정체되어 있는데 저 놈이 뜬단 말이야?'라는 생각이 듭니다. 불쾌함과 혐오의 감정이 온몸을 지배하죠.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은 경제성장이 멈춘 잃어버린 10년을 겪고 추가로 10년 더 겪어서 20년간 전성기는 꿈도 꿀 수 없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치고 올라오는 것은 굉장히 불쾌한 이유입니다. 특히 한국이 못살던 것을 직접 전성기 때 경험한 중장년에게는 더더욱 그렇지요.


그래서 일본의 정치가들은 혐한에 매달립니다. 원래 옆 나라끼리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있지만 한국과 일본의 특수한 상황이 국민이 가장 민감한 경제문제에 얽혀있는 이 상황은 반한감정을 정치에서 활용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 되었습니다.


원래는 고이즈미 총리도, 아베도 친한파 정치인이었습니다. 아베는 현충원에서 독립운동가를 참배하기도 했어요. 그런 사람이 이 모양입니다. 혐한 코드는 그만큼 버리기 어려운 유혹입니다. 7월에 중요한 선거를 둔 아베 총리에겐 더더욱. 괜히 G20에서 한국 하고만 면담 안 한 게 아니에요. 경제적으로 한국이 세계 정상 레벨에 섰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겁니다. 그랬다간 유권자들의 마음에서 아베 정부에 대한 불신이 새록새록 기어 나올 테니까요.


https://www.mcst.go.kr/kor/s_notice/press/pressView.jsp?pSeq=17077#


아예 일본인만 한국인을 부정적으로 볼 정도입니다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2. 한국의 세를 꺾고 싶었다

70년대 1차 오일쇼크로 산업기반 자체가 박살난 일본은 살아남기 위해 3차 산업으로 기조를 바꿉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로 업종을 바꾸죠. 당시 일본 노동자의 임금은 선진국에 비해 형편없이 낮았죠. 이게 국가 주도로 양적완화와 같이 일어나자 일본 반도체는 전 세계를 장악하게 되었죠.


그러자 다급해진 것은 미국이었습니다. 결국 미국은 생산량, 관세 등을 수시로 바꿔가면서 일본을 압박했죠. 

이렇듯 어느 나라든 타국이 잘 나갈 것 같으면 어떠한 형태로 견제 조치가 들어갑니다. 심지어 일부 학자는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 한국의 IMF 외환위기가 미국이 급속히 성장해서 컨트롤이 안 되는 일본, 한국을 제어하기 위한 금융규제였다고 보시기도 하죠. 그리고 이런 규제는 중국을 대상으로 현재 진행 중이기도 하고요.


이런 견제는 국가, 기업, 경제집단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납니다. 실제로 도시바 메모리가 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컨소시엄에 매각되자 바로  과감한 투자를 실시했어요. 이유인 즉 삼성의 메모리가 독주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즉 어떠한 형태로도 국가는 타 국가에 대한 견제를 시작합니다. 반도체 소재 규제는 어떻게든 한국의 성장을 막고 자국의 입지를 살려야 하는 일본이 해야 할 규제긴 했어요. 


하지만 이는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어요. 


3.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었다


일본 샤프가 매각절차를 밟을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수합병 의사를 보이자 일본의 관료는 '한국기업에게만큼은 절대 팔지 말라'라고 압력을 넣습니다. 결국 삼성 측의 조건이 좋았음에도 샤프는 홍하이 그룹에 인수 합병되죠. 


일본 국민의 상실감의 원인 중 하나는 자신이 젊었을 때 세계를 호령하던 기업들이 무너져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아래로 보던 한국, 주 욱 주 욱 성장하는 한국에게 넘어가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일본 정치가들은 이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문이 한미일 컨소시엄, 즉 하이닉스에게 넘어갔을 때의 반응을 봤습니다. 지지층과 성향을 벗어나서 한 목소리로 절망하고 한 목소리로 정부를 비난했지요. 정부가 적어도 한국기업에게 일본 기업이 넘어가는 것은 막았어야 했다가 그들의 목소리였습니다. 


일본인의 중장년 들은 자국 기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일본 기업은 일본 신화의 상징이며 세계를 석권한 기술의 상징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에요. 관료가 샤프 매각을 막은 이유도 거기 있습니다. 한국 기업에게 반도체도 모자라서 3차 산업의 양대 축이라는 디스플레이까지 넘어가면 정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겁니다. 


이번 규제도 비슷한 일환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아베는 G20을 개최합니다. 전 세계에서 일본의 위상을 알리고자 하는 것도 있었지만 국민들에게 내가 통치하는 일본의 경제적 입지는 이렇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유독 문대 통령님 하고만 회담 안 한 것도 납득이 가죠). 


그런데 이렇게 주목받았어야 할, 소외되었어야 할 한국이 DMZ 3국 정상 만남으로 떠버렸고, G20은 무너져버렸습니다. 아베는 무슨 수라도 써야 합니다. 그래서 반도체 소재 규제를 한 겁니다.


WTO는 안중에도 없는 무식한 규제, 아베는 이로 인해 일본이 페널티를 받아도 사실 상관없습니다. 7월 21일 선거는 그에게 정말 중요한 의식입니다.


봐라, 한국의 반도체 기업은 일본이 없으면 꼼짝도 못 한다. 즉 한국의 성장은 일본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것이 아베가 하고 싶은 말이겠죠. 징용재판이요? 그거야 선거용 수사죠. 그것만으로 반도체를 엮기엔 너무 거리가 멀지 않나요?


마치며

이번 규제는 완전 선거용이라고 봅니다. 정말 한국 반도체를 꺾고 싶은 마음도 없잖아 있겠지만 그러긴 무서웠을 거예요. 일본 반도체 소재 50%를 한국이 사주는데 그랬다간 동귀어진입니다. 게다가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어요. 그래서 이는 철저한 선거용입니다. 한국의 성장이 불편한 자국민들을 위한. 정말 한국을 규제하고 싶었으면 규제가 아니라 수출금지를 걸었어야죠.


문제는 이후 상황이죠. 예전에 중일 무역 분쟁에서 중국이 댜오위다오 분쟁 보복으로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자 일본 기업들은 열심히 대체재를 찾았습니다. 이렇듯 정상적인 기업이면 어떠한 위기가 감지되면 대체 소재를 개발하거나 구매루트를 개발하는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설마 삼성, LG, SK하이닉스가 이걸 안 했겠습니까? 설령 안 했다고 쳐도 이런 무리한 규제가 이어지면 어떻게든 국산화 노력을 하게 됩니다. 


즉 장기화되면 일본에게도 타격이 오는 전략을 편 것이죠. 물론 아베 총리는 선거용으로 단기 정책을 쓴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 세계 국가가 경제전쟁, 무역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도권을 잡고자 G20 의제를 공정 무역으로 잡은 일본이 근거도 없는 무역규제를 시작한다?


국제사회의 비난을 어떻게 감수하려는 거죠?
일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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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조선 리더십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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