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사회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것
요즘 모 기업의 생산직 세습 논란, 금수저라 불리는 사람들의 기업 세습이 사회적인 논란이 된지 한참 되었지요. 인턴 합격선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인맥 하나면 공기업 인턴에 척 붙고, 30살에 대학교수가 되는 것이 한국의 지금 상황. 그래서 선진국의 자유시장과 경쟁을 꿈꾸고 바라보며, 이것이 해외진출에 대한 동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신분상승을 위해 공채를 극복하기 위한 스펙 쌓기에 시간과 돈 나아가 부모님의 노후자금마저 동원되지요.
저도 기회의 제한 및 불균형에 대해서는 안 좋게 생각합니다. 다만 이 현상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이 약간 달라진 계기가 있어요. 예전에 아는 분의 소개를 받고 관심분야였던 KDI의 김영철 연구위원님이 작성하신 ‘구직에서의 인적 네트워크 의존도 추정(2011)’을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내용은 기존의 사람들의 상식을 뒤엎는 내용이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채용의 일반적인 루트는 기업의 공채로 시작, 이후 기업에 눌러앉거나 이직, 스카우트를 통해 이동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를 위한 스펙업에 몰두하는 것이 한국사회의 트렌드가 되었죠. 저는 첫 직장은 이력서 출력해서 회사에 직접 찾아갔던 케이스라 면접장에서 하도 임원급 면접관들이 공채 출신 아니네 뭐네 하셔서 난 표준이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는 한국사회에서 무려 채용의 61.5%가 인맥을 통한 채용이고, 공채는 단 13.3%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직접 방문하여 구직한 것은 18.5%, 스카우트는 4.3%입니다. 표준이 아닌 건 맞는데 공채가 표준이 아니었던 거예요.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좋은 학벌과 스펙을 쌓아야 좋은 일자리를 갖는다고 배워왔습니다. 그리고 이를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있죠. 2016년 지금, 아이들이 스펙업을 위해 심하면 11시에 끝나는 학원 마치고 집에 와서 부모와 함께 내일 등교 준비를 하죠.
자, 이런 상황인데 저 보고서는 채용에서 인맥이 좌우하는 것이 무려 61%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믿고 있던 공식인 공채는 13%에 불과하다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생각해보세요, 아이들을 공채에 맞는 스펙을 갖춘 인재로 키워내는 것이 합리적일까요? 아니면 저 인맥을 활용하는 게 빠를까요? 네? 경력자가 인맥을 활용한 것이고 첫 취업자가 무슨 인맥이 있냐고요? 그 수치는 오류가 있다고요?
아닙니다. 저 조사는 신입, 경력도 따로 조사했습니다. 둘을 따로 조사해도 경력의 인맥 의존도는 60%인데, 신입도 40%가 나옵니다. 즉 신입, 경력할 것 없이, 대기업, 소기업 할 것 없이 인맥 의존도가 높다는 거예요.
물론 저 보고서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취업한 6165명에 한정된 데이터고 전수검사를 한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에 국가단위로 대한민국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라도 하면 결과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런 보고서가 있다면 ‘저건 잘못된 연구 거나 과장된 연구일 거야, 신경 끄자’고 생각하기보다는 ‘저런 상황을 대비’하는 타입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를 여러분에게 권합니다.
사회가 계층 이동성을 높이고, 사회에 활력을 높이기 위해선 사실 공채의 비중이 높은 게 맞으며 그게 일반인들의 상식에 가깝습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계층이동을 위해 노력하며 이것이 건강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죠. 이것이 사회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 우리의 인식입니다.
하지만 공채가 대부분이고 인맥 채용은 극소수의 혜택이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에 불과합니다. 많은 선생님, 학원의 마케팅에 감화되어 공채를 목표로 합니다. 물론 한국사회에서 공채 통과를 위한 스펙업은 필요합니다만, 공채를 노리는 것보다는 인맥을 활용하는 게 훨씬 쉽습니다.
보통 우리가 이력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면 인사부는 1차 레퍼런스 체크를 거칩니다. 학력, 기본 스펙을 충족하는지 그 외 부대 요건을 충족하는지 경력이라면 주위 동료들을 대상으로 한 평판조회 그리고 경력 일치 여부를 체크하죠. 그런데 인맥이면 이런 것 필요 없어요, 레퍼런스 체크에서 다 정리됩니다. 예를 들어 전 경력은 콘텐츠 쪽인데 정유사 경영관리 쪽, 제약사 마케팅 면접 본 적도 있습니다. 정유도 제약도 하나도 모르는데 저를 좋게 봐주신 선배들 덕분에요.
그렇다면 우리가 우리 자녀를 좋은데 취업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공부를 시키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공부는 시키되, 다만 정말 자식들이 잘되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지금부터 인맥관리에 공을 들이는 게 더 낫다는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차라리 거기서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거예요.
특히 요즘같이 대졸자 40%는 반드시 백수 (=제대로 된 일자리는 60%만 공급되는 현실)에서는 교육을 위한 올 인에서 답이 안 나옵니다. 물론 정말 경쟁력을 갖춰서 우수대학을 졸업하고, 나무랄 것 없는 스펙을 쌓아 도전하는 길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여러분들이 회사에서 일하시면서 입지를 굳히시고, 친구, 인맥을 잘 관리해서 자녀를 원하는 회사에 부탁을 해서 넣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특히 지금 40대분들은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비슷한 연령이라면 모를까 인턴에 사람 넣는 건 본인 능력으로 충분히 가능하시지 않나요?
이것이 현실인걸요, 인맥이 중심이라고 봐도 딱히 이상할 것 없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이 가정에 동의하신다면 자녀 교육비에서 대학 학비 및 최소한의 학습비용을 제외한 나머지는 자신 혹은 자녀를 위한 인맥관리에 활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진지하게 권합니다. 본인의 인적 네트워크를 점검하고, 잘하는 사람에게 잘하는 방법을 그리고 자녀가 건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정말 부모는 힘든 직업이군요.
이미 이를 깨닫고 비슷하게 준비 중인 학부모들도 있습니다. 제 지인의 경우, 자녀가 공부 쪽으로는 그다지 소질이 없어서 사회단체의 각종 활동에 참가시켰습니다. 국토대장정, 해외봉사단 등 여러 활동에 참가해서 여러 상을 받고 인터뷰 등을 하며 주목받더니 급기야 방송에서 고1 때 사회활동 관련 패널 중 한 명으로 참여해서 무려 20여 분간의 출연했죠.
그만한 전문성을 얻은 것일 수도 있고 워낙 희귀한 케이스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 인맥과 경력이 빛을 발해 올해 대학 수시에 관련 부문으로 합격했습니다. 인맥이 워낙 탄탄하여 졸업하면, 아니 4학년 2학기만 되면 자동 취업이 된다네요.
다른 사례로 일찍 결혼한 제 선배의 경우 딸이 고3인데, 공부는 잘 못했는데 책을 좋아하고 연극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작정하고 인맥, 학맥을 활용, 극단 오디션에 열심히 도전시키고 레슨을 받았나 봐요. 이렇게 시작된 캐리어가 이어져 이미 페스티벌에서 수상까지 했습니다. 아마 수능 마치고 곧바로 단역으로 출연할 거라고 하네요
이렇게 자녀의 스펙업이 아닌 인맥과 경험 구축을 위주로 한 사례가 늘고 있으며 아예 고객 한정으로 이런 형태의 가능성 컨설팅을 지원하는 역사 클릭 같은 업체까지 나온 판입니다.
공채와 직접 입사는 지금 상황에서 일자리가 파격적으로 늘어나고 시스템이 전면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주역이 될 수 없으며 지금까지 주역이 된 적도 없습니다. 이를 대비하는 것은 하나의 길이며 선망의 대상 중 하나일지언정 하나만의 길은 아니며 이를 위한 계획이 자녀를 키우는데 필요한 시대가 된지 한참 오래됐을 뿐입니다. 깨닫지 못하는 것뿐이지요.
주위에 자신에게 잘 하는 사람에게 성심성의껏 대하고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이미 당신을 위한 것을 넘어, 자녀를 위한 길이 된 지 오래입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자유의 나라라는 미국조차 인맥(human network) 비중이 40%이며 실력(Merit performance)은 30%인 세상인걸요.
살면서 인맥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가 바로 여기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식이 취업 못한다고 깨기보다 자신의 인맥 없음을 탓하는 게 옳다고 볼 수도 있겠고요.
이 내용에 공감하신다면, 지금 안고 있는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신다면, 학원 찾는 것도 좋지만 나아가서 한 번 자신의 네트워킹 능력을 점검해보시길 바랍니다. 지금 못해도 자기에게 잘했던 사람을 챙기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이 과정에서 분명히 답이 나올 겁니다. 에? 여러분이요? 당연히 도움이 되지요. 여러분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꿩 먹고 알 먹고 좋지 않습니까?
이 글은 제가 작성한 http://narsass.tistory.com/364 의 형식으로 발행된 글을 게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