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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Nov 10. 2020

[출판강좌] 1편, 책을 낼때 제일 먼저 할 일

출판강좌

1. 포스트코로나 시대, 다른 건 몰라도 질병으로 인해 노동력이 위협받는다면, 소비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 경영진은 AI/로봇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만약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무조건 정년이 보장되는 형태의 직종에 계신 분들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뭔가의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100세 시대인 지금, 노인들은 간단한 알바하나 구하기 어려운 지금은 말이죠.


이 길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겠죠. 하나는 유형의 산물입니다. 제 친구는 아기옷 판매를 시작했어요. 

딸아이에게 이것저것 코스프레 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이것저것 사입히다가 입히지 않은 옷을 개인판매하면서 소소하게 대박이 났죠. 아직 회사때려칠 정도는 아니지만 본봉 정도가 나온다고 하네요. 덕분에 안사람은 하루종일 송장찍으면서 애 본다고 합니다.


또 하나는 무형의 산물이죠. 초기 비용이 안 듭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생산을 해내야 하느니 만큼,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넣어줘야 합니다. 즉 생산비가 제로가 아니라는 말이죠. 


뭘 팔든 생산비가 제로인 경우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쇼핑몰의 미래가 그리 밝은 건 아닙니다만, 사실 창작자의 미래는 더 안 밝습니다. 쇼핑몰이 팔 새로운 상품은 남이 생각해주지만 내가 팔 새로운 지식은 내가 직접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죠. 


2. 이런 시국에 제가 고른건 하필 책입니다. 

요즘 시대에 사람들이 잘 안사는 물건, 코로나 시대에 직격탄을 맞아서 더 안팔리는 물건이죠.

그런데 왜 책이냐? 


첫째, 만들기가 간단합니다. 사실 맨땅에 헤딩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책은 제작까지 과정이 굉장히 간단해서 처음 한번만 죽을 고생을 하면 그 다음이 너무 쉬워집니다. 거래처만 제대로 구한다면 손쉽게 제조가 가능하지요. 지식을 판매하는데 이만큼 쉬운 도구는 없습니다.


둘째, 무형자원의 정짐입니다. 제 아무리 책이 안 팔린다고 해도 강연의뢰의 기준점은 잘나가는 탑티어 유튜브보다 책을 몇 권 냈느냐 입니다. 특히 공기관/국가기관/도서관 강의는 전부 책으로만 들어오더군요. (이건 제가 유튜브 시작한지 얼마안되어 코로나가 터져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책이라는 건 언젠가는 없어질 콘텐츠가 될겁니다. 우리가 디스크가 아닌 다운로드로 게임을 하듯이 말이죠. 하지만 아직 1인의 지식을 선보이는 대표성을 가진 건 책이고, 이 책이 낳을 파생수입을 감안한다면 역시 책은 무형의 자산을 파는 사람이 도전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아, 참고로 제 지인은 게임을 만들었는데, 터진다는 가정하에 그게 훨 낫습..)


3. 그럼 그 출판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게 뭐냐? 


사업기획이죠


사실 취미로 책을 쓴다면, 동인지가 되겠죠? 그냥 쓰고 싶은걸 쓰면 됩니다. 

하지만 물건을 팔 생각이라면 그에 맞는 기획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먼저 세워져야 합니다.

강연을 원한다면 강연이 필요한 책을 쓰면 되는 것이고, 물건을 팔고 싶다면 물건을 파는데 도움이 될 내용을 쓰면 됩니다. 


제가 이번에 낸 책은 <일본졸업>으로 두 번째 책입니다.

원래 기획은 2019년 1월 일본 초계기 도발때였어요. 저는 2006년 일본 해상자위대가 독도주변까지 침공했던 사건 이후 자료를 모으고 있었고, 초계기 도발, 이전에는 사라진 일본해군이 부활하자 냉큼 원고를 썼었습니다. 아베가 앞으로 사고를 칠 거라는 예감이 들었죠. 그리고 일본의 수출규제가 터지자 정리가 아직 완전히 안된 원고를 거의 모든 출판사에 살포했습니다. 그리고 일부 출판사의 문을 두드릴 수 있었죠.


문제는 1차 관문을 넘은 출판사들이 검토가 늦어지는 바람에 (일이 늦었다기 보다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바람에) 골든 타임을 놓쳤죠. 이렇게 방황하던 원고는 술먹고 홧김에 저지른 사건때문에 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출판문화진흥원의 우수출판콘텐츠에 당선이 된거죠.


홧김에 제본용 원고로 만들어서 공모전에 투고해놓고 잊고 있던게 당선이 된겁니다. 


결국 여기서 다시 상품기획에 들어갑니다. 당시에는 코로나로 인한 일본 올림픽이 취소가 되기 전이었죠. 저는 아베 전 총리가 올림픽이후 중의원을 해산하고 재신임해서 영구집권의 길을 걸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방향에 원고를 맞춰놨는데, 원고당선 사실이 발표되었을 때는 이미 올림픽 취소 이야기가 나오던 시점이었죠.


뭐 결국 어쩌겠습니까? 처음부터 다시 써야지.

모든 뉴스, 논문, 저널을 스크랩하는게 취미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시 쓰는 건 보통 난이도의 일이 아닙니다. 그...


게다가 제게 떨어진 또 하나의 불똥은... 이 책을 직접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당선 이내에 출판사를 구해야 한다는 점도 있고, 지원금이 있었기도 하고요. 덕분에 몇개월간 2~4시간씩 자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잠이 뭔가요? 게임이 뭔가요?


교정지와 함께 하는 삶이 있을 뿐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러저러한 시행착오를 겪은 후 책이 제작된 시점이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고 앞으로 일본과의 관계가 더욱 다이나믹해지는 상황이었다는 점입니다. 


즉 상품에 이슈가 생긴거죠. 

세부이슈는 사라졌지만 핵심이슈는 건재했기에 별 문제가 없던 겁니다. 뭐 엄밀히 말하면 일본과의 이슈는 해방이후부터 계속 있었습니다만...그래도 대중이 관심을 가질만한 이슈란 건 별개 문제니까요.


5. 이렇게 어떻게 보면 우연, 운이 겹쳐져서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만 사실 강연이라는 주 목적에서 한참 벗어난 책이니 상품기획에서는 벗어난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마찬가지겠지만, 책을 내는 것은 결국 사업의 일환입니다. 
어떤 책을 써야 나를 띄울 수 있을것인가? 라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해요. 


결론: 사업기획이 가장 중요합니다.


-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 그 사업은 당신의 커리어를 활용할 수 있는 일인가요?

- 그 사업은 당신이 좋아서 하는 일인가요, 아니면 사회가 좋아할만한 일인가요?


일본졸업은 그 점에서는 벗어난 책입니다. 책을 팔아야 하는 경우니까요.

그래서 완성도에 더 신경을 써야 했죠. 


다음에는 기획과정/시장분석을 거친 책을 제작하는 방법을 간단히 짚어보려고 합니다.


비즈니스 메일: inswrite@gmail.com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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