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강좌
글을 쓰고, 책을 내고, 강연을 하다보면 책을 내고 싶다는 분들을 꽤 많이 뵙습니다.
저도 당시에는, 심지어 책을 내고 강연을 가서도 잘 몰랐었는데
책이라는게 지식콘텐츠를 파는 사람에게는 꽤 탄탄한 브랜드가 되더군요.
설령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로 인해 위상이 많이 약해진 지금이라도 말이죠.
그래서 많이들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시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출판사에 투고하는 방법, 요령에 대해 문의해보겠습니다.
1. 어떻게 투고하면 되나요?
각 출판사마다 요령이 다릅니다. 전 이렇게 분류합니다.
- 투고전용 페이지가 있고 투고양식이 따로 있다
- 투고전용 메일이 있다
- 아무런 수단이 없다.
대부분 그리고 일부출판사는 자사 양식의 출판기획서를 요구하지만 개중에는 완전원고를 요구하는 곳이 있습니다. 혹시 원고를 뺏기는 것 아닐까?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난다고 하니 믿을 수 있다고 판단될때만 넘기시는게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완전원고의 틀을 만들되 저만의 오리지널리티는 쫙 뺀 포맷원고를 제출합니다. 이건 편집부와 회의하면서 얼마든지 원고가 바뀔 수 있으니 딱히 문제될게 없기 때문이죠(아니 엄청 바뀝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면 여러분이 책을 낸 적이 없거나 무명이시라면 완전원고의 틀을 갖춘 원고를 제출하는 것을 권합니다. 공모전이라면 가점이 붙고요, 사업체라면 당신이 무사히 책을 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투고관련 항목이 별도로 있고 이쪽으로 원고를 보냈는데 접수/검토결과조차 안 알려주는 출판사는 개인적으로 피하시길 권합니다. 비즈니스면에서 예의가 아닙니다.
2. 언제 투고하는게 좋나요?
사업기획하느라 제일 바쁜 지금요.
대기업 출판사, 체계적으로 일하는 출판사는 적어도 1/4분기 출판계획을 다 짜놓습니다. 연간 출판계획과 병행하여 짜는 곳도 있죠. 그러니 사업계획에 반영될 여지가 있는 지금이 좋겠죠.
낸다면 100% 확실히 팔릴 원고가 아닌 이상 내년 사업계획 나오기 전에 여러분의 원고가 빛을 볼 가능성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원고는 유시민, 유홍준 작가님 정도가 아니면 보통 없죠.
뒤집어 말하면 체계적인 출판사에서 책을 내려면 시의성이 강한 책 혹은 시의성이 강한 내용을 담아 내면 안된다는 겁니다. 해가 휙 넘어가서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3. 계약할 때 뭐가 가장 중요한가요?
이건 사람들마다 견해가 다릅니다만, 계약의 공정성은 필수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마케팅이라고 봅니다.
전 회사에서 계약검토를 엄청 많이 해본지라 꽤 많은 분들의 계약서를 검토해드렸습니다만...
정작 마케팅 플랜에 대해선 아무 보장도 안했는 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
책의 마케팅비용은 의외로 꽤 비중을 차지해요. 책 쓰는게 30이고 제작이 10이면 60은 마케팅입니다. 작가 개인이 하기 힘든 분야고 출판사가 하기도 힘든 분야입니다. 이게 계약이 약간 불리하더라도 마케팅 잘하는 회사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죠.
출판사가 여러분 책에 마케팅을 안한다? 라는 것은 여러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 크게 문제되는 것 두 가지를 뽑자면
- 주력으로 미는 출판물이 따로 있고, 당신의 책은 그저 들러리일 뿐이다.
- 애초에 적게 팔 생각이라 굳이 마케팅에 돈들이기 싫다.
- 정말 마케팅예산/노력을 0으로 잡았다.
물론 여러분 책이 내기만 하면 필수적으로 일정부수가 팔리는 책이라면 마케팅 같은거 안해도 됩니다만 그런 책이라면 굳이 출판사에서 낼 이유가 없죠?
그러니 계약하기 전에는 꼭 마케팅을 알아봐야 합니다. 강연이라던가 서평단이라던가 추천사라던가 혹은 그 외 온라인 홍보방법이라던가. 특히 강연은 굉장히 귀찮기 때문에 (대관비도 필요하고 인력도 파견해야 하고) 잘 안알아봐줘요. 정말 효과적인 방법인데도 말이죠.
지금은 코로나 시국이라 특히 온라인 마케팅이 중요합니다. 예전과는 달리 서점에서 아이쇼핑하는 사람들이 적거든요. 그러니 여러분이 SNS스타가 아니라면야 출판사의 온라인 마케팅에 매달릴 수 밖에 없을거에요.
하지만 본인이 SNS스타면야... 아 물론 책 제작이 은근히 귀찮기는 합니다.
4. 어떤 출판사에 보내는게 좋나요?
마구잡이 투고는 좋지 않습니다. 본인 힘만 들어요.
저는 여러분이 낸 책의 참조도서를 많이 낸 출판사, 여러분의 책꽃이에 유난히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출판사를 권합니다. 원고와 성향이 맞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반대 성향의 출판사에 내서 서로 곤란해지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특히 사회/정치서라면 더 그렇습니다. 또한 여러분이 낸 책의 분야를 낸 적이 없는 출판사도 기피대상입니다. 내주기도 힘들고 설령 내줘도 마케팅이 안돼서 망합니다.
5. 책 내는게 좋나요?
네.
출판이 돈이 안 되는 시기라고는 하지만 그게 상대적인거지 절대 푼돈아닙니다. 코로나 때문에 100% 확정되었다가 취소당한 강연비를 합쳐도 중형차는 뽑았을 겁니다.
제가 낸 첫 책 <조선 리더십 경영> 이 2019년에 세종도서에 선정되었습니다. 여기 선정되면 전국 공기관/공기업/도서관 등에 예산을 투입 비치하는데 이러면 강의가 꽤 밀려들어옵니다. 여기서 한 강의이력만 좌라락 적어놓으면 훌륭한 포트폴리오가 되지요. 그리고 이런게 쌓이면 작가로써 하나의 훌륭한 이력이 됩니다. 그리고 평생직업이 필요한 지금 중요한 밥줄이 된다
...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직 그 나이가 안돼봐서...
다만 요즘 노인들은 정년퇴임 맞은 시점에서도 빚이 많죠. 그렇다면 수입원을 만들어 두는 수 밖에 없고
그런 차원에서 책은 꽤 중요한 자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 물론 10만 유튜버가 훨 나을지도 모르겠습... (저는 유튜브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질문 있으시면 덧글 남겨주세요. 제가 최대한 답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