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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Dec 12. 2016

2016년 한국 경제 간단히 둘러보기

2016년에는 한국 경제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 워낙 많았습니다. 경제면에서는 삼성의 갤럭시 노트7, 현대자동차의 성과 악화 및 엔진 결함, 조선업 부도 사건이 있었고, 정치면에서는 최순실 사건으로 인한 국정동력 및 리더십 붕괴, 대외면에서는 사드 배치로 인한 한미일중 관계 변화,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국제 역학관계 변화가 있고 이 모든 것이 한국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2016년 한국 경제 평가 점수

1. 운전대를 잡고 있던 순실 씨가 해결할 방도가 없었던 탓인지 겨우 간신히 살아남았습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2.9로 작년 대비 0.2% 떨어지는 영향을 받아버린 데다가, 세계 1위의 조선업과 해운업의 몰락 이에 연이은 구조조정으로 인해 내수 위축마저 일어났죠. 그나마 저 수치도 추경을 통해 막아낸 것입니다만 세금으로 막은 하락을 복구할 방도는 요원해 보입니다. 이 추경 효과가 2017년까지 갈까요? 


게다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파문, 현대자동차 실적 악화 및 그랜저 엔진 결함 사건 등 절대적인 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을 갖던 산업이 삐걱대는 데다가 콘텐츠 산업인 게임 같은 경우에는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아지고 일부 회사 외엔 실적이 크게 떨어지는 등 총체적인 정체기에 들어섰습니다.


이렇게 성장잠재력이 훼손된 상황에다가 트럼프 당선 쇼크마저 와버렸죠. 저번에도 포스팅했듯이 트럼프의 당선은 적어도 한국에게는 완전 악재입니다. 그 외에 저출산, 고령화의 증가 추세가 1위, 저출산 1위를 달성했는데 이게 미래 성장동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얼마나 천문학적인 장기투자가 필요한지는 옆 나라 일본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죠. 그나마 옆에 교과서가 있는게 다행이긴 합니다만.


2. 게다가 당장 뇌관은 가계부채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것은 기정사실이고 이게 당연히 한국에 영향을 미칠 텐데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2016년 기준으로 1300조에 육박합니다. 게다가 저성장까지 겹쳤으니 당장 망하진 않아도 한국 경제에 큰 압박을 주게 생겼습니다. 특히 가계부문의 신용은 더욱 말이죠. 


집값은 2017년, 못해도 지금 분양받는 아파트가 완공되는 시점에서 폭락한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금리가 오른다면, 그 영향이 온다면 한국의 주택시장엔 어떤 광풍이 불까요...



미국과 중국 그리고 중국 경제

1. 덩샤오핑이 물러날 때 앞으로 10년은 최고를 노리지 말고, 내실을 다지라고 했지만 이 말이 무색하게 중국은 패권국으로써 체제를 갖춰나갔고 현재 패권국인 미국과 충돌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2015년 오바마 대통령도 중국이 세계경제의 규칙을 쓰게 해서는 안된다고 발언했는데, 이는 노골적인 중국의 태클을 막아야 한다는 미국의 방침을 나타낸 것이죠. 미국이 무력, 경제면에서 지위를 놓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가, 적은 득표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말은 세계의 경찰을 사퇴한다지만 그건 경찰 이야기고, 공약인 경제부흥을 위해서라도 미국은 현재 세계경제의 트렌드인 고립주의적 경제정책을 취할 것입니다. 당장 TPP탈퇴 이야기가 나왔고 이로 인해 중국이 팽창정책을 본격화하자 러시아와 대만에 러브콜을 보내어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불과 한 달 사이에 이루어졌죠. 러시아와 대만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고 협상테이블에 끌려나오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 트럼프는 무력과 압박 위주의 경제정책에서 주변국과의 관계를 활용한 다양한 수단을 통해 중국을 압박할 것입니다. 그 수단 중 하나가 한국에 배치될 '사드'이고요.


2. 그럼 중국의 상황은 어떠냐, 중진국의 함정에 들어선 상황입니다. 개도국이 고도성장을 해서 중진국 단계에 서면 불안한 시스템의 영향을 받아, 성장이 좌절되는 경우가 있죠. 이미 거품 주식시장의 붕괴로 한번 크게 휘청였고 내수시장의 둔화로 인해 또 휘청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새로운 혁신안을 실행 중입니다. 우선 거시 경제면인데요, 내수 소비를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지방의 기업을 주요 대도시로 집중, 경제단위를 구축하고 근로자의 임금 현실화를 통해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준 후 마지막으로 정부 주도하에 7시에 칼퇴근하는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이 조치로 인해 중국 현지에선 7시만 되면 가족단위 사람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음식, 문화 등에 아낌없이 돈을 쓰고 있지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소득 현실화, 빈부격차 완화로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경제단위도 개편이 되는데요 (주요 기업들이 전부 대도시로 기어 나오니) 생산기지를 새로 구축하고 이를 뒷받침할 투자시장, 수출시장을 정부가 직접 나서서 개척하고 있죠. 현재 한국과 상당히 수출물품이 겹치기 때문에 한국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겁니다. 것도 안 좋은 영향을요.



4차 산업혁명

1차는 증기기관, 수공업을 떠나 기계 생산이 가능해졌고 2차는 전기와 생산라인의 도입 3차는 우리가 경험한 반도체, 컴퓨터,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산업이죠. 각 산업 단계마다 기업들이 거의 물갈이가 된 것을 감안하면 4차에서도 새로운 기업이 거목이 되고, 거목이 타고남은 재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후발주자의 관점에서 추격을 위한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는 것이죠.


3차 산업혁명 때는 한국에게 좋은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인터넷 인프라, 모바일 인프라가 세계 1위 수준이었고 이와 연관된 산업발전을 통해 그동안 한국을 누르던 일본 기업들에게 한 방 먹일 기회가 생겼죠. 철의 공룡 브라운관의 왕자 소니가 삼성에게 격침되어 시장 주도권에서 밀린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디지털기술이 일본의 목줄을 잡았고, 성장동력을 걸어넘어뜨렸죠(이게 버블 장기화의 원인 중 하나라 반한감정의 요인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다만 이번 4차 산업혁명은 양상이 좀 다른 게, 3차가 후발주자의 반란이었다면 4차는 왕의 진화라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주도하는 것이 선진국에 있는 구글, 애플, MS 등의 세계 구급 기업이죠. 


게다가 인터넷 인프라 기반의 산업일수록 다양한 국가에서 많이 쓰는 언어(특히 영어) 서비스가 유리하다는 점, 확산 속도에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점까지 겹치면 한국의 기업들에겐 까딱 잘못하면 추락의 장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해결법? 내수?

쓰고 나서 가만히 퇴고해보니 여태까지 하던 이야기의 총집편이 되었네요. 저는 앞으로의 경제정책 및 정부 정책은 이 나라를 지속 가능한 성장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 바탕에는 안정적인 고용과 정당한 분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현재 한국은 많은 리스크를 안고 있는데요, 인구 고령화 속도 1위, 성장 잠재력 악화, 일자리, 성장동력 약화 그리고 통일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복지문제가 드러나게 됩니다. 우선 청년 복지는 젊은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며, 출산율에도 기여함이 일부 국가의 사례로 드러나고 있죠. 하지만 이 이면에는 공평한 복지가 있습니다. 과연 노인세대에게도 형평성 있는 복지를 가져가 줄 수 있느냐는 것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면 청년세대에게 투자를 하는 것이 옳은가, 옳다면 어떻게 효율적인 투자를 가져올 것인가라는 문제가 놓여있죠. 그리고 한다면 기존 기득권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할 것인지도요.


이는 옆 나라 일본도 가지고 있는 문제지만, 한국은 일본처럼 세계경제 3위의 대국도 아니고, 국민소득도 낮은 데다가 결정적으로 원천기술, 기초과학기술이 턱없이 부족해서 먹거리조차 부족한 상황입니다. 내수시장은 비슷한 인구수의 프랑스, 스페인보다 부실합니다.


보통 일본의 사회현상을 한국이 5~10년 단위로 밟는다고 하는데, 인구절벽은 3년 차이로 따라잡는다고 할 정도니까요. 일본의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50%를 넘은 게 불과 2015년입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어떻게 사회자원을 배분해야 하는가, 현재 세대에게 어떻게 짐을 지우고, 돌려줄 것인가에 대한 거시적이 관점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2. 이는 우선은 내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현재 다자무역체제는 무역 불균형 및 금융화 그리고 각 국가의 문화라는 차원에 이르는 여러 문제로 인해 삐걱대고 있죠.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은 이런 무역체제에 대해 반기를 드는 수단입니다. (물론 이익을 얻는 부분도 있으나) 시장 개방은 자본가의 사내보유금 확보에 영향을 주나 약자의 소득에 악영향을 준다는 의식이 깔려있는 것이죠. 이를 받아들인 트럼프의 정책이 TPP탈퇴고요. 


이런 현황에서 수출 주도형 성장정책을 쓰는 우리나라는 큰 위협하에 놓인 것입니다. 여러 가지 정책이 수출거래선의 불균형을 낳는데 다른 나라들은 이에 대비해 내수시장 육성에 주력하고 있죠. 중국 같은 경우엔 아예 당이 엄마처럼 달려들어 급여를 올리고, 잔업을 못하게 합니다. 밖에서 놀러 다니며 돈 쓰라는 것이죠.


이런 보호무역주의 트렌드, 게다가 이를 각 국의 국민과 여론이 지지하는 상황에서 수출전선에 이상이 생길 것은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3. 신성장동력 창출, 대외협력도 필수적입니다. 우선 가장 요구되는 건 중국과의 관계, 수출면에선 쥬링 호우(九零后)를 공략할 수 있는 상품의 개발 및 (현지 기업과의) 협력체계를, 반한령이 풀리는 즉시 세계 3위의 문화콘텐츠 대국에 판매할 수 있는 콘텐츠의 제작을 해야 합니다(자꾸 중국에서 만든 거 사서 파는데만 재미 붙이지 말고요). 


마치며

사실 이 외에도 현재 트렌드가 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AR, MR, VR 등의 차세대 생활환경, 놀이에 영향을 주는 산업을 독자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방안의 확보 등 해야 할 일은 정말 많으며, 이 모든 것은 현재를 고려하되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게 절실히 필요할만큼 한국의 상황은 안 좋다고 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한가지 위안을 얻었습니다. 바로 촛불집회인데요. 올바른 정치, 국민의 권리를 위해 촛불을 들고 나가서 유혈사태 없이 평화시위가 한달째 이루어지고 있고 끝나고 나면 쓰레기 하나 남아있지 않는데다가 수백만이 광화문에 몰렸다 나가는데 쓰레기가 정리된 것도 희안한데 안전사고조차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어디 있습니까? 이 정도 저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올바른 리더가 있다면 준비된 기적이 일어날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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