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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맨 Jan 24. 2016

여자 26살, 혼자 4285km를 걷다.

히맨 이즈 온 PCT

나는,


히맨 혹은 그를


얼마나 알고 있나??


그리고 당신은??



He-Man is on...

before#0


20141128 그의 방 책상 앞.
집에서 뒹굴거리다 늘 그렇듯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뒤적인다.

무의미한 인증샷들이 화면 위에 흐른다.


“응?”


스크롤을 하던 손가락이 멈췄다.


'여자 26살, 혼자 4285km를 걷다.'

'대단하다, 이런 길이 있구나… 완전 기네~’

‘그치만 내 스타일은 아냐'

창을 닫았다.

잊고 있었다.


얼마 뒤 카톡 친구목록을 뒤적이다 우연히 한 번 더 마주한다.

한 친구의 프로필이 영화 포스터로 보이는 사진으로 되어 있었다.


‘와일드? 그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는구나.'

'재미있겠는데?’

그는 책을 주문해 읽기 시작했다.



20150106 17:00 합정역 근처 한 카페.

그는 창우 형을 만나기로 했다. 약속시간보다 먼저 도착해 자리를 잡은 그는, 역시나 아이패드를 꺼내 든다. '와일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영화를 소개하는 글을 우연히 보게 된다.

그런데 이 두근거림은 무엇일까?

그 길의 엄청난 길이?

아름다운 자연풍경?

텐트 안 침낭 속의 안락함?

혹은 무언가 깨달을 것 같은 기대감?

그가 어느부분에 끌렸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주 푹 빠져 있는 게 틀림없다.

특히 마지막 부분OST 영상을 보는 그의 모습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하다.

"와~ 정말 가고 싶다" 는 혼잣말을 몇 번이나 해대던지...


그러던 중 창우 형이 왔다.

"형, PCT라는데가 있는데 완전 땡기네요"


둘은 함께 하기로 한 이벤트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저녁은 고기에 소주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함 등을 이야기한다.

전화가 울린다.

통화를 하던 중 그에게 한 마디한다.


"이 형이 나보고 PCT가자고 하는데?"


"아 그래요??!"

그가 놀라 되묻는다.


이후 그는 많은 고민을 하고 스스로 그 길에 서기 위한 방법을 찾지만 쉽지가 않다.

둘이 걷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염려를 하는 듯했고, 그 역시 같은 걱정을 하며 고민을 하나 더 했다.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았으나 커다란 성과는 없었고, 이렇게 금전적인 고민을 할 시간에 하루라도 더 빨리 PCT를 준비해야 겠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형에게 천만원이라는 큰 돈을 그의 인생 처음으로 빌리기로 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영영 힘들 것 같았다.'
'영영 제자리를 맴돌 것 같았다.'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정보를 찾기 시작한다. 찾던 중 발견한 한 다큐멘터리의 마지막,

한 여성 PCT완주자의 소감 한 마디가 그의 마음을 울린다.


"나를 잘 알게 되었어요"


"그러더라고요."

"그 말이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도 나를 뭐라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리고 길 위에 앞으로의 계획 혹은 인생의 정답같은 것도 없었어요."

"그치만 조금이나마 더 깊게 나를 보고, 이해할 수 있었어요."

- "PCT 어땠어?"라는 식상한 질문에 대한 히맨의 대답 중


그는 장벽들을 하나 하나 제거해 나갔고,

그리고,


20150416 10:40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PCT 최남단 포스트.


Pacific Crest Trail, PCT의 시작.


히 이즈 온 PCT.

He is on  PCT.


by 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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