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T DAY#122

반대로 생각해 봤다.

by 히맨

PCT DAY#122 20150815

WA1854(2983.04) to OSPond(Oregon Skyline Trail, 3018.74) : 45.23km

1. 더 이상 속도증가는 불가능할 줄 알았는데…
또 한번의 작은 고비를 넘기며 한 번 더 강해졌다.
한계에 부딪히면 어느 정도는 정신력으로 극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나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 넣는 것을 즐기게 됐다.
다음은 하늘이 될 수도, 바다가 될 수도 있고, 전혀 새로운 분야가 될 수도 있다.

2. 형이 또 아무 말없이 가버렸다. ㅠㅠ
워터포인트에서 점심을 먹고 한숨자고 일어나 보니 형은 가버리고 없었다. 밥먹을 때도 나한테 떨어져서 등 돌린 채 먹더니… 좀 당황스러웠다.
화도 나면서 또 다시 ‘이번엔 얘기해야지’ 하며 걷다가,
이번엔 한 번 반대로 생각해 봤다.
‘내가 뭘 잘 못한 게 있는 걸까??’
부드럽게 돌려서 한 번 물어보고 싶었다.
“요새 말도 잘 없고, 혹시 내가 뭐 잘 못 한 게 있어요?” 라고…
희종이 형을 금방 따라잡았고, 생각해 둔 멘트도 있었으나,
졸려 죽겠다며 피곤해 하는 모습에 그 멘트가 나오질 않았다.
나는 그저 “좀 더 쉬고 가던가 좀 자고 가지 그랬어요. 일어나 보니까 없어서 당황했네~ 갈 땐 얘기 좀 해주세요” 라고 가볍게 얘기하며 형을 앞서 먼저 갔다.
함께 갈 생각이었으나 형은 이미 내게 길을 내주었고, 혼자 걷는 게 편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나도 조금은 오늘 속도가 난 김에 기록(?)을 세우고도 싶었고, 빨리 가서 쉬고 싶은 마음도 조금은 있어 그냥 그렇게 앞질러 갔다.


by 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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