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트레일은 모든 것을 희석시키는 듯 하다.
PCT DAY#121 20150814
before Watchman TR(Crater Lake alternate, 2929.86) to WA1854(2983.04) : 38.02km
1. 오늘도 그렇게 걸으며 넘어간다.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며;;
비박의 영향인지 날이 조금 밝아 지자마자 잠에서 깼다. 저 호수 건너편에서 떠오르는 태양은 정말 아름다웠다.
귀찮음을 이겨내고 추움에도 일어나 셔터를 눌러댔다. 그리곤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형은 피곤했는지 계속 잠들어 있었다. 그러다 7시 조금 안돼서 일어나더니 간단히 아침을 먹고 부랴부랴 짐을 싸기 시작한다. 나는 여전히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있었고, 그냥 짐만 미리 싸는 거겠거니 생각한다.
근데 그게 아니었다. 갑자기 배낭을 메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나는 당황하며 물었다.
“혼자 먼저 가는 거에요??”
그랬더니,
“Watchman에서 영상 찍고 있을게” 하고 가버린다.;;
다른 것보다도 그런 하고 싶은 일이나 제안이 있으면 미리 알려 주면 안되나??
아무 말도 없다가 갑자기 그래버리면 상당히 당황스럽고 황당하다. ㅠ
나도 정리를 하고 뒤늦게 출발하며,
‘오늘은 꼭 이야기 해야지’ 다짐하지만…
이 트레일은 모든 것을 희석시키는 듯 하다.
또 다른 트레일 매직이다.
2. 오르막도 이제 뛸 수 있겠는데??!
그저께부터 섭취하기 시작한 보충제의 영향인지(그런거면 좋겠다.) 걸음에 힘이 더해지기 시작한다. 25분이나 먼저 출발한 희종이 형을 2시간 좀 넘은 시간 만에 잡아버렸다.
3. ‘계속 다음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지 말자!
잊고 있었니?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결국은 모두들 알아보게 된다는 거!
열심히 즐기고 돌아가자! 그럼 다 알아서 풀릴거야!
by 히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