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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맨 Aug 12. 2021

커다란 함성과 응원소리는 없었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소리들이 텅 빈 경기장을 메웠다

올림픽,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동 드라마. 어릴 적부터 열정적인 선수들의 모습에서 동기를 받아왔다. 지치고 힘든 일상에 에너지가 필요해 누구보다 기다리던 올림픽이었다. 예정된 일정에 열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실망했는지 모른다. 4년을 기다린 선수들의 마음만 하겠냐마는... 1년을 더 기다려 무관중으로 겨우겨우 열리게 된 이번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작았다. 여느 학교 체육대회만큼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조용히 치러지는 건 아닐까 걱정됐다.


그렇게 경기는 시작됐다


커다란 함성과 응원소리는 없었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소리들이 텅 빈 경기장을 메웠다. 선수들의 거친 호흡과 이야기가 들려왔다. 평소라면 관중들의 함성에 가려 입모양으로 짐작이나 할 수 있던 선수들의 소리들... 마치 '내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줄 거야'하는 것만 같았다.


'할 수 있다!' '괜찮아!'
'한 번만 더 해보자!'

자기 자신에게 혹은 동료에게 진심을 다해 전하는 한 마디 한 마디들은 내게도 큰 힘이 되었다. 화면을 난간 삼아 붙잡고선 함께 숨죽이고 또 함께 소리 질렀다. 이건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했다. 그렇게 무관심 속에 조용히 지나가지 않을까 걱정했던 올림픽은 무한 관심 속에 치러졌다. 선수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 사람들의 관심은 더는 메달 색과 순위에만 있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 움직이며 흘린 땀과 자신과 팀을 위한 화이팅에 감동했고, 메달을 따지 못해 고개 숙이기보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한 스스로를 칭찬하고 진정으로 즐기는 모습에 사람들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그동안 가려져있던, 묵묵히 자신의 길에서 최선을 다해온 멋진 선수들을 알게 되어 기뻤다. 그야말로 가슴 뜨거웠던 17일이었다.

여러 말이 많은 올림픽이었지만 적어도 하나는 확실했다.


‘무관중 올림픽’이 아닌 ‘무한 관중 올림픽’


멋진 이야기 들려준 모든 선수 여러분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20210811

by 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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