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1월 1일부터 1일 1 러닝, 1일 1 요가, 1일 1 글쓰기를 하고 있다. 윔 호프 호흡(Wim Hof Method)도 매일하고 있고, 샤워기 핸들은 오른쪽 끝에 위치한 채 모든 샤워를 하고 있다. 콜드 샤워다. 지난 겨울보다 혹독한 날씨에 괜찮을까 싶었지만 뭐든 하다보면 적응이 되지 않던가...
이런 나의 꾸준함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일 아침 7시에 있는 태권도 동아리 운동을 위해 5시에 몸을 일으켰다. 동아리 방에 들어서자마자 캐비닛에 붙은 출석부를 체크했다. 내 이름 옆에 동그라미로 줄을 세우는 게 마냥 뿌듯했다. PCT... 미국의 산을 6개월간 걸을 때에도 스스로 세운 기록 목표가 있었다. 텐트서 일어나자마자 기상 시간 기록, 아침 메뉴를 체크하고, 텐트에서 나오자마자 ‘소변1’이라 적고, 배낭을 메고 GPS시계의 START 버튼을 누르며 카메라 렌즈를 쳐다보며 출발을 알렸다. 걸어가는 발 영상, 걷다가 나타나는 예쁜 풍경 영상을 매일 최소 한 번은 찍기로 했다. 돌발 상황이나 이벤트는 모두 기록했고, 그렇게 도착한 목적지에서 운행 종료를 알리며 하루의 걸음을 정리하는 멘트를 내뱉었다. 자기 전에는 다이어리로 생각을 정리한 후 그 내용을 다시 영상으로 남겼다. 텐트 안에 엎드린 채 고프로 앞에서 이야기하다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 걷는 것만 해도 지칠 것을 알았기에 나름 최소화한 루틴이었지만 실제 기록 루틴은 이 외에도 많았다. 기록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에 목표를 이루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하루하루를 기록했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지만, 그래도 매일 한 줄씩 늘어나는 엑셀 데이터들을 보며 뿌듯했다. 치열하게 걸었던 그 때, 출발지점인 멕시코 국경 앞에서 찍었던 사진도 어느덧 6년 전 추억이 되어간다. 매주 월요일 남산을 달리기 시작한지도 벌써 5년 넘었다는 얘기다. ‘막달리기’ 러닝 모임의 호스트인 사장님보다 나를 아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 작년 가을부터는 매주 화요일에도 남산을 달리고 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16주 연속으로 나가고 있다.
2020년부터 운동을 완전 제대로 하고 싶어 매달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걷고 달렸다. 철봉에 매달려 만 5천 번 넘게 내 몸을 끌어당겨 올렸다.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일,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일은 내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니 사실 항상 어렵다. 이 어려운 일을 하게 하는 건 결국 ‘스스로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은 마음’인 것 같다. 능력이 특출 나지도 빠른 결과를 내는 재빠름도 가지고 있지 않다. 대신 느리더라도 단 1cm라도 걸어 나아가는 것, 그걸 차곡차곡 쌓아 목적지에 다다르는 꾸준함은 이 세상 누구와 붙어도 자신이 있다. 절대 지고 싶지 않은 나의 자랑이다.
다만 지금. 내게는 아직 목표와 방향이 불확실하다.
그걸 발견하는 것이 최우선의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절대 조급해 하지 말자. 지금을 꾸준히 살아가며 찬찬히 돌아보고 고민하자. 분명 나타날 거다.
그리고 그 이후에 나는 분명 날아오를 거다.
식탁에 앉아 토스트와 함께 마시고 남은 커피를 마저 마시며,
유튜브를 틀어놓고 보다가 문득...
20210119_10:01
by 히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