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로 코엘료, '흐르는 강물처럼' 중에서
몇 년 전에
'시크릿' 열풍이 분 적이 있었잖아요.
그때 저도 거기에 푹 빠져서
매일 명상도 하고
'감사합니다'도 백번씩 외쳐보고
'다 이루어진다'는 말을 노트가 다 차도록 쓴 적이 있어요.
근데 그냥 무턱대고 책만 믿고 그런 건 아니었어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101가지 이야기'라는 책이 있잖아요.
거기 보면 혼자 아이 셋을 키우며 직업도 없던 여성이
잡지에 이미지들을 오려서 'Wish Note'를 만들었는데
6개월 만에 다 이루어졌다는 얘기가 있었거든요.
그때 유학 시절이었는데,
주말에도 갈 데가 없어서 심심하던 차에
한 번 만들어봤거든요.
그게 2003년이니까 벌써 13년 전이네요.
그리고 구석에 뒀다가
한국으로 올 때 상자에 넣어두고 잊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사를 가느라 상자를 정리하면서
그 노트를 무심히 펼쳐보니까
정말 거기에 써 놓은 게 반도 넘게 이루어졌더라고요.
노트에 썼던 것들을 매일 의식한 것도 아니고
까맣게 잊어버린 것도 있었는데요.
그걸 안 뒤라 그런지 '시크릿'에 더 목을 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상하게 거기에 집착할수록
마음이 자꾸 불안해지더라고요.
이루어지는 것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좋은 생각만 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어요.
그러다 그냥 너무 힘들어서
'에이, 너무 그런 거에 매달리지 말고 편하게 살자' 그랬어요.
제가 원래 끈기가 좀 부족한 데다
솔직히 노력도 안 하면서 뭔가를 바라는 게
좀 염치없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그냥 평범하게 지냈는데
3년 전에 또 재밌는 일이 생겼어요.
어느 날 일기에 이상형을 진짜 꼼꼼히 적은 거예요.
제가 쓰면서도
'세상에 이런 남자가 어디 있겠나' 싶어서 헛웃음이 나더라고요.
그리고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그 해에 정말 그런 남자가 뿅, 하고 나타났어요.
지금 제 남자 친구요.
그것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지난 일기장을 들쳐보면서 알게 됐어요.
물론 100% 다 들어맞는 건 아니죠.
백만장자나 4개 국어를 하는 수재, 배우 누구 같은 얼굴
이런 건 너무 과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걸 제외하고 한 90% 정도는 쓴 그대로였어요.
성격이나 배려하는 것, 유머 코드 같은 거요.
그제야 조금 깨닫게 됐어요.
진심으로 간절히 바라는 건
정말 이루어진다고요.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릴 뿐.
매일 그것만 생각하고 바라며 하루를 보내면
내 소원만 안 들어주는 것 같고
시간도 더디 가는 것 같고
나쁜 일이 생기면 내가 나쁜 생각을 해서 그런 것 같고
그래서 되려 마음이 힘들어지잖아요.
뭔가를 원하면
마음속 가장 빛나는 방에 그걸 놓아두고
잠시 문을 닫는 거예요.
그리고 그 방을 뒤로하고 용감히 앞으로 나아가
하루하루 주어진 날들을 충실히 살아가는 거죠.
싸우는 것이 두려워 피하고 눈을 돌릴수록
갈증은 더 커지고 열망은 더 깊어져요.
가만히 앉아 바라는 마음만 키우면
그 마음에 몸까지 눌려 움직일 수 없어요.
삶의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되
바라는 것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해요.
웃고 싶을 땐 맘껏 웃고
울고 싶을 땐 펑펑 울고
춤추고 싶을 땐 신나게 춤추고
화내고 싶을 땐 힘껏 화내며 살되
되도록 선한 마음을 지니려 노력했으면 해요.
이렇게 일상을 지내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의 방에 놓여 있던 소망이
정말 현실이 되어
짠, 하고 눈앞에 나타날 거예요.
저는 오늘 하루도
저에게 의미 있는 그 무언가를 위해
신나게 열심히 살아보려 해요.
언젠가 가장 적당한 순간에
이 우주가
저를 위해 움직이는 날이 올 거라 믿으면서요.
그러니 그 날까지
아자아자! 으쌰 으쌰!
힘내 보려 합니다.
우리의 소중한 일들이 나아가는 길에
우주가 조용히 등을 밀어주기를.
그리하여 그 모든 일들이
부드럽게 제 길을 갈 수 있기를.
그렇게 언젠가
모든 소망이 꼭 이뤄지기를.
진심으로 바랄게요.
오늘도 담뿍, 행복하세요. :)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