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행복을 선택했으므로, 오늘

- 요네자와 호노보,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중에서

by hearida

"행복을 가져다주는 파랑새는 가까이 있었다는 이야기처럼, 괜한 생각을 할 바에야 아무 재주 없이 현재 상황에 만족하는 소시민을 지향하기로 결심했어."


- 요네자와 호노부,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중에서




길을 걷다가

문득


이십 대의 저는
스스로

불행을 선택했던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은 넓디넓고

할 일은 가득하고
사람은 무수히 많아


선택지가

흰 종이 위에 가득했는데

그저 좁은 저의 삶 안에서
마냥

불행해지기로 결심한 건 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누가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알고 보면,

사실은

그때의 내가

나를.

오래도록 걷고 걸어

길고 긴 터널을 뚫고

겨우

여기까지 왔습니다.


커다란 행운뿐 아니라
행복과 불행,

그 경계에 선 평범한 일상마저

행복이라 여길 수 있을 만큼


더디고 비틀거리고

또 상처 입으며
간신히

여기까지 왔어요.

그러니


나이 들어가는

저의 매일매일이

몹시도 즐거울 수밖에요.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는다는 건
행복의 영역을

그만큼 확장시키는 일이니까요,


제게는.


참 다행이에요.


저의 삼십 대에
행복을 선택했으므로

저는.


여러분의 오늘도


조금씩 늙어가는 하루가 아니라

삶의 좋은 것들의 부분이 더 커져가는

그런 하루이길.


부디 담뿍,

행복하시길. :)




Bled, Slovenia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keyword
hearida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프로필
팔로워 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