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의, 우주가 되어

- 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중에서

by hearida

"목숨이란 하찮게 중단되게 마련이고 죽고 나면 사람의 일생이란 그뿐, 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나나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며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한편 생각합니다.

무의미하다는 것은 나쁜 걸까.

소라와 나나와 나기 오라버니와 순자 아주머니와 아기와 애자까지 모두, 세계의 입장에서는 무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의미에 가까울 정도로 덧없는 존재들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소중하지 않은 걸까, 생각해보면 도무지 그렇지는 않은 것입니다."


- 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중에서



끝없이 넓고 광활한

이 우주에서

티끌보다 작은 인간으로


길어야 겨우 몇십 년을

지지고 볶으며 살다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는 것.


하물며

인간의 세계에서조차

내가 속한 곳에서조차


먼지처럼

바람 한 번 불면 쓸려가는

그런 나약한 존재라는 것.


그런 생각을 하면

몹시도 분할 때가 있었어요.

어째서 내가, 이런 생각.


나약한 인간 무리에서조차

기억될만한 발자취 한 번 남기지 못하고

그렇게 지워진다는 게


자존심이 상한달까,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이 악물던 때도 있었거든요.


그런데요.

이상하게 요즘은

그게 뭐 어때서, 싶어요.


위대한 업적을 세우거나

역사의 한 페이지에 족적을 남기는 것도

나름대로 좋겠지만


아무도 모르는

작디작은 한 인간으로

제 삶을 다하는 것도


뭐 그리 나쁘지 않다는,

그런 생각이

자꾸 들어요.


지쳤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세상과

적당히 타협을 한 건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제가 좋으니까,

제가 소중하니까요.


제 곁에 있는

세상에서 보면 무의미하지만

제게는 유의미한 사람들 속에서


그렇게

무의미하지만 유의미한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제 사람들에게 무의미한 존재로

큰 일을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자기 위안일지라도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적어도, 저는 그래요.


우리 대부분은 아마

저 먼 우주에서 보면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지만


나에게 있어 당신은

온 우주,

세상의 전부이니.


우리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우주가 되어

살아가면 되는 것이니.


소중한 당신,

오늘도 힘내요.

아프지 말아요.


그리고

담뿍,

담뿍 행복하기를.


감사해요, 언제나. :)




Istanbul, Turkey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