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써, 진심을 꼭 끌어안기를

- 이석원, '실내인간' 중에서

by hearida

"용우야."

"네."

"넌 진심이 뭐라고 생각하니?" 루카도 아닌 곳에서, 그가 갑자기 내 이름을 부르니 난 오랜만에 용휘의 제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글쎄요. 뭐 거짓 없는 솔직한 마음?"

"그래. 그러면 그 진심은 어떻게 알 수 있지?

"글쎄요. 어떻게 알지? 허허..... 믿으면 되나."

"맞아. 믿지 않으면 진심도 진실도 없어. 결국 진심이란 건 증명해 보이는 게 아니라 믿어주는 거라고."


- 이석원, '실내인간' 중에서



초등학교 시절, 기억나세요?


쉬는 시간이면

종종 이런 다툼이 일어나곤 하죠.


"나 어제 주먹만 한 개구리 봤다."

"에이~ 그런 게 어딨냐?"

"진짜야! 봤다니까!"

"뻥치시네. 순 거짓말!"

"진짜라고!! 너 진짜!!"

"그게 진짜면 증명해봐. 못하지? 못하지? 거짓말이래요~"


뭐, 이런 식의 투닥거림.

자주 있는 일이죠.


장난으로든

혹은 진짜로 거짓이라 생각해서든

자신의 말이

거짓말!이라고 놀림당하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잖아요.


어찌나 억울한지,

펑펑 우는 친구도 있고

토라져 돌아서는 친구도 있고

심하면

싸움까지 번지기도 하고요.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말이 의심을 받으면

그것만큼 속상한 게 없죠.

가슴을 열어 보여줄 수도 없고

머릿속에 든 걸 화면으로 재생할 수도 없으니까요.


하긴.

너무 믿기만 하면

속 없는 사람 취급당하고

되려 당하는 일이 더 많은

그런 세상이에요.


바보 소리 안 듣고

내 것 잘 지켜내려면

요리조리 의심도 하고

꼼꼼히 확인도 하고

그래야 하죠.


예전에는 대문도 안 잠그고 살았다지만

그건 옛일이고요.

우리가 사는 지금은

그런 생각만으로는

참 살기 어려운 세상이에요.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요.


곁에 있는 사람들,

내 소중한 이들,

그들에게만이라도

우리

믿어줬으면 좋겠어요.


생면부지의 낯선 타인에게는 어려울지라도

적어도 내 사람들에게는

합리적 의심보다

바보 같은 믿음을 주었으면.

그랬으면 좋겠어요.


진심이라는 게

증명해내는 것이 아니라

믿어주는 것이라면,

상대를 믿어줌으로써

그의 진심을 얻을 수 있기를.


너무도 많은

사람과

사건들이

우리를 힘들 게 하고

끝없는 물음표를 지어내게 하지만


그래도 우리,

사랑하는 사람의 진심만은

놓치지 말았으면.

믿어줌으로써

그의 진심을 꼬옥 끌어안기를.


오늘도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이겠지요.

그 온기가 모여

서로가 춥지 않기를,

한없이 따스하기를 바라봅니다.


부디

진심이 통하는

그런 세상이 되기를.

그리고 모두

담뿍, 담뿍 행복하기를.


감사해요, 언제나 언제나요. :)




Predjama Castle, Slovenia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