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세상에는, 별일이 다 있으니

- 허지웅, '나의 친애하는 적' 중에서

by hearida

"살다 보면 별일이 다 있어요.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것투성이다. 그렇다고 내가 경험해보지 않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이 곧 비정상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살다 보면


별일이 다 있기 때문이다."


- 허지웅, '나의 친애하는 적' 중에서



지구에서 보내는 시간이

하루 이틀 늘어갈수록

확신하게 되는 게 하나,

제게도 있는데요.


그건 바로


그런 일은 절대 없어, 는 절대 없다는 것


입니다.


절대

결코

분명

이런 확신에 찬 단어들.


우리가 이 단어들로 말할 수 있는 건

생각보다 훨씬 적은 것 같아요.

별로 없다는 말보다 더,

거의 없다는 말이 잘 어울려요.


특히 그게

자신의 일이라면

더더욱,

그렇네요.


나는 절대 그러지 않을 거야

나에게는 결코 일어날 리 없어

나는 분명 이럴 거야

라는 말들이 얼마나 부질없이 스러지는지.


우리는 살면서

이 단어들이 먼지로 흩날려

순식간에 사라지는 광경을

수없이 목격하게 되죠.


덕분에 제 문장에서 점점

'이럴 거야!'라는 느낌표보다

'이렇지 않을까...'하는 말줄임표가

늘어나게 되네요.


아마

제가 그렇듯

당신도 그렇겠죠.

누구나 그렇겠죠.


확신이 무너지고

예외가 일상이 되어

무엇도 함부로 말하고 움직일 수 없는

그런 일이 더 많겠죠.


나도 그러니

당신도 그렇겠죠.

당신이 그런 것처럼

내가 그러듯.


나와 다른 당신이

당신과 다른 내가

서로 비정상은 아닌 거예요.

세상에는 정말 별 일이 다 있으니까.


그렇게 이해해요.

그렇게 받아들여요.

그렇게 서로를 보며

웃어주어요.


그런 날이었으면.

우리 함께 담뿍,

담뿍 행복했으면.

감사합니다. :)



Paris, France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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