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지웅, '나의 친애하는 적' 중에서
지구에서 보내는 시간이
하루 이틀 늘어갈수록
확신하게 되는 게 하나,
제게도 있는데요.
그건 바로
그런 일은 절대 없어, 는 절대 없다는 것
입니다.
절대
결코
분명
이런 확신에 찬 단어들.
우리가 이 단어들로 말할 수 있는 건
생각보다 훨씬 적은 것 같아요.
별로 없다는 말보다 더,
거의 없다는 말이 잘 어울려요.
특히 그게
자신의 일이라면
더더욱,
그렇네요.
나는 절대 그러지 않을 거야
나에게는 결코 일어날 리 없어
나는 분명 이럴 거야
라는 말들이 얼마나 부질없이 스러지는지.
우리는 살면서
이 단어들이 먼지로 흩날려
순식간에 사라지는 광경을
수없이 목격하게 되죠.
덕분에 제 문장에서 점점
'이럴 거야!'라는 느낌표보다
'이렇지 않을까...'하는 말줄임표가
늘어나게 되네요.
아마
제가 그렇듯
당신도 그렇겠죠.
누구나 그렇겠죠.
확신이 무너지고
예외가 일상이 되어
무엇도 함부로 말하고 움직일 수 없는
그런 일이 더 많겠죠.
나도 그러니
당신도 그렇겠죠.
당신이 그런 것처럼
내가 그러듯.
나와 다른 당신이
당신과 다른 내가
서로 비정상은 아닌 거예요.
세상에는 정말 별 일이 다 있으니까.
그렇게 이해해요.
그렇게 받아들여요.
그렇게 서로를 보며
웃어주어요.
그런 날이었으면.
우리 함께 담뿍,
담뿍 행복했으면.
감사합니다. :)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