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꼭 쥔 주먹을, 이제는 그만

-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중에서

by hearida

"이 아이는, 전혀 웃고 있지 않다. 그 증거로는, 이 아이는, 두 주먹을 꽉 쥐고 서 있다. 사람은, 주먹을 꽉 쥐면서 웃을 수는 없는 법이다."


-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중에서



글을 읽고

주먹을 꼭 쥐어 보았어요.

그리고 웃어보았습니다.


하하하-


그런데

정말

웃어지지가 않네요.


어딘가 어색해요.

주먹을 꼬옥 쥐고 웃는다는 것,

말이에요.


어쩌면 우리는

많은 것을 손에 쥐고는

웃을 수 없는지도 모르겠어요.


그게 돈이든

명예이든

혹은 분노든.


무언가를 양 손에 움켜쥐고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한

영원히 웃을 수 없을지도요.


즐거운 일이 있을 때를

떠올려 봤어요.

크게 웃던 순간.


손바닥은 절로 펴지고

그 양 손이 닿아

박수까지 짝짝, 치게 되더라고요.


금세 쥘 수 있는 물건이든

혹은 마음으로 쥐어야 하는 감정이든

너무 잡고 있지는 말아야겠어요.


자연스레 놓인 손에

담기는 만큼만 두고

편하게 웃으며 살고 싶어요.


내 것이 아닌 것이라면

더더욱,

쉬이 흘려보낼 수 있기를.


행복하세요, 오늘도.

담뿍, 담뿍 이요.

감사합니다. :)



Sevilla, Spain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keyword
hearida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프로필
팔로워 4,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