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것은 불안하다

- 오쿠다 히데오, '오! 수다' 중에서

by hearida

"흔들리는 물은 사람을 안정시켜 준다."


- 오쿠다 히데오, '오! 수다' 중에서



모든 것이

완벽한 순간이 있다.


일요일 오전,


음악이 흐르는

따스한 공기의 거실과

마음에 드는 책.


그리고

커피 한잔.


사랑하는 이는

방에 누워

곤히 낮잠을 자고


나는

혼자가 아니면서

철저히 혼자인

주말의 나른한 오후.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을 읽으며

완벽하게 좋다, 고 생각하다

불현듯

책을 덮고 싶어 진다.


불완전한 어느 순간에

이 책이 필요할 것 같아서.


언제일지 모를 그때를 위해

하나의 불완전을

이 완전한 지금의 순간에

억지로 만들려 한다.


그런 내가

몹시도 어리석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나를 어찌하지 못하고


애꿎은 책장만

덮었다

다시 열었다 한다.


완전한 것은 완전한 대로

불완전한 것은 불완전한 대로

그대로 두지 못하는 것은


아직도 내가

다 자라지 못한 증거인 것만 같아

우울함이 드리워질 때쯤


이 완벽한 오늘에

다시

어두운 공기가 드려진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나는

온전히

책에 집중할 수 있다.


불완전함이

완전함을

드디어, 이겼으므로.


모자란 사람,

모자란 마음,

그래서 완벽한

이상한 오늘.



Rome, Italy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