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의 틈 사이, 놓지 않은 무언가

- 허지웅, '나의 친애하는 적' 중에서

by hearida

"누구나 후회를 한다. 한 사람이 일생에서 겪는 후회의 총량을 무게로 느낄 수 있다면 인류는 중력 없이도 땅에 붙어 있을지 모른다.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쪼그라드는 이유가 거기 있을지도 모른다. 후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어깨도 쑤시고 등도 구부러지고 점점 더 작아지다가 마침내 대지로 스며드는."


- 허지웅, '나의 친애하는 적' 중에서




후회,

하고 있어요.

뭐 하는 걸까,

생각하기도 해요.


하지만

이상하게 좋네요.

이렇게 힘든데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거요.


아무리 노력해도

최선을 다한다 해도

후회는 따라와요.

항상 그랬어요.


후회 없는 인생은

없을 것 같아요.

적어도 제게는

매 순간순간이 후회니까요.


하지만

후회하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무언가,

일이나 사람이나 사랑이나 꿈같은.


그것이 있어

참 다행이에요.

그 때문에 아마도

사는 거겠죠.


언젠가

후회의 무게로

어깨가 굽고 몸이 쪼그라들어

대지로 스며들어 사라진다 해도


후회의 틈 사이로

놓지 않았던

그 무언가를 떠올리면

많은 위안이 될 것 같아요.


창 밖을 보니

아직도 따스한 볕이 가득해요.

이제 정말

봄이네요, 봄.


지난겨울 내내

후회하며 눈물로 뿌린 씨들이

이제 그만

고운 싹이 되어 나오기를.


행복하세요,

담뿍 담뿍.

감사합니다,

언제나 언제나요. :)




Dubrovnik, Croatia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